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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이샘의 나라밖 학교 이야기

[핀란드] 첫 학생 아파트, 그리고 첫 플랫 메이트들

동글이샘 | 2015.10.25 23:02 | 조회 3067 | 공감 0 | 비공감 0

3 첫 학생 아파트, 그리고 첫 플랫 메이트 나디아, 레베카

내가 핀란드에서 살았던 첫 거주지는 학생 아파트 중 하나로 Pilvilinna (구름 위의 성이라는 뜻)라는 이름이 붙은 2층 아파트촌이다. 뚜르꾸 대학교와는 걸어서 5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한적하고 평화로운 동네이다. 도착한 첫날, 아파트에는 아무도 없었고 도착 시간이 이미 밤 10시가 넘었던 지라 대강 수건을 깔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문을 열고 나가니 내 옆 방에 사는 중년의 여자분이 거실에 나와 계신다. Nadya, 우드무르티아(Udmurtia)라는 나는 처음 들어본 나라에서 온 분이다. 예전에 러시아에 있다 독립한 나라인데 언어도 러시어어가 아닌 그들의 언어가 있다고 한다. 생물학을 공부하시고 본국에서는 대학에서 가르치신다고 하는데 핀란드에는 박사후 과정으로 몇 달 와 계신 거라고 했다. 이 분은 영어가 서툴러서 (그 당시 영어를 배운 지 5개월밖에 안 되었다고 했다) 아침에 의사소통하는 데 꽤나 애먹었다. 그래도 좋은 분이어서 나한테 베갯속, 담요, 커튼까지 선물로 주셨다. 아마 그 분의 친구가 두고 간 물건들인 듯 한데, 덕분에 매트리스도 저렴하게 얻을 수 있었다.


처음 며칠 간은 그야말로 먹고 사는 데 필요한 생필품들을 구하러 다니느라 온통 시간을 보냈다. 대학에서 아예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컵, 담요, 냄비 등이 들어있는starting package를 대여해 주기도 하는데, 나는 좋은 이웃을 만난 덕에 큰 불편함 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 듯하다. 생활용품을 한 곳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대표적으로 IKEA가 있으나, 나는 주로 나디아를 따라 다니며 시내 이 곳 저곳에서 쇼핑을 했다 (나중에 IKEA를 결국 가게 되기는 한다). 한국 전기밥솥에 비하면 허술하지만 나름 rice cooker도 있고, 일반 슈퍼마켓에서 쌀도 쉽게 구할 수 있다. 한국에서 들고 온 짐 중 엄마가 싸 주신 밑반찬이 있긴 했지만 (이건 아껴 먹어야 할 귀한 것들이고), 장 봐와서 밥 해 먹고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곤 했다. 내 스스로 먹을 거리를 준비해서 밥을 해 먹는 게 이렇게 큰 일이었구나를 새삼 느낀 시간이었다. 한국 같으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료품도, 온통 핀란드어와 스웨덴어( 2공식언어)만 표기된 슈퍼마켓 물건들 앞에서 눈짐작으로 쇼핑하는 미션을 수행하다 보니 더 비장하게 느껴졌는지도.


핀란드에서 살다 보면 학생들(여기서는 대학생)을 위한 혜택과 제도가 참 잘 되어있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먼저 핀란드 대학교에는 학생 기숙사가 따로 없고 도시 군데군데에 있는 학생 아파트를 신청할 수 있다. 대학이 있는 각 도시마다 학생 아파트를 운영하는 단체들이 있는데, 시중 아파트 월세보다 저렴하면서 각종 공과금 (수도, 전기, 인터넷)이 월세에 포함되어 있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학교와 가깝거나 좋은 조건의 아파트들은 대기자 명단이 길어 몇 개월에서 1년 넘도록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나도 학교에서 가까운 아파트를 신청하고 싶었으나 처음 오는 처지에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어 방이 나오는 대로 일단 신청을 했다. 학교에서 좀 멀기는 했지만 주변 환경 쾌적하고 널찍한 좋은 곳이다. 핀란드 대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부모에게서 독립하는데, 이 학생 아파트 제도는 대학생들이 현실적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학비는 모두 무상교육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고) 더불어 학생들이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학생 수당을 지급하고 (부모로부터 독립 여부와 여건에 따라 지급 금액은 달라진다), 시중보다 저렴한 학생 아파트, 반값 할인이 되는 학생 식당과 각종 교통 요금은 핀란드 대학생들이 현실적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국가적 차원의 제도들이다. 이 무렵 한국에서는 무상급식과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이 한참 사회적으로 뜨거운 이슈였다. 핀란드와 한국의 사회적 상황을 등가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밖에서 그런 논쟁을 바라보는 심정은 착잡했다. 핀란드 사람들이 세금을 많이 낸다고 하지만, 그 세금의 혜택을 이렇게 피부로 체감하며 사는 사람들은 세금도 기꺼이 내겠구나 싶었다.


웬만큼 살림살이가 갖추어지고 뚜르꾸에 온 지 일주일쯤 지날 무렵, 비어 있던 마지막 방의 주인이 도착했다. 진한 눈화장이 예쁜 (이게 그 친구에 대한 내 첫인상이었다) 독일에서 온 레베카. 레베카는 뚜르꾸 대학에 합병된 뚜르꾸 경제 대학 (Turku School of Economics)Future Studies 석사 과정을 밟으러 왔다. 대학 때는 Musicology를 전공했고 Gender Study를 부전공했는데 하다 보니 사회과학 쪽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오게 되었다고. 나는 교육학 전공이라 했더니 교육이 사회 구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기도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레베카 말로는 PISA 결과에서 독일이 중간 성적이 나와서 독일 사람들도 많이 충격 받았는데 그래서 자기도 핀란드에 직접 와서 핀란드 교육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일도 교육에 관해 본받을 점이 많은 나라로 꼽는데, 레베카는 (훗날 나눈 이야기들에서도 더 드러났지만) 자국 교육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이었다. 아무래도 내부자의 시선에서는 외부자가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이 세세한 것들이 보일 수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 싶다. 나 역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 칭찬하는 말을 들으면 여러 복잡한 생각이 들면서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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