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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이샘의 나라밖 학교 이야기

[핀란드] 학교 방문 이야기

동글이샘 | 2015.10.28 18:33 | 조회 3887 | 공감 0 | 비공감 0

지금은 발행이 중단된 인문학 잡지 [인문의 향연 3호에 실렸던 원고입니다. 제목이 <핀란드에서 온 편지>라서 편지글 형식으로 썼던 글인데 그대로 옮겨 봅니다.  학교 방문의 기회는 아래 기술한 것 말고도 더 있었는데 그 중 일부를 가지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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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편지에서 핀란드인들은 핀란드를 수오미(Suomi)라고 부른다고 했던 것, 기억나니? ‘호수의 나라’라는 뜻인데, 그만큼 호수가 많다는 뜻이란다. 핀란드에 호수만큼이나 많은 게 있는데, 바로 숲이야. 그래서 핀란드를 ‘숲과 호수의 나라’라고 부르기도 해. 핀란드를 배경으로 한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면, ‘핀란드 사람들은 어째서 그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나요?’라는 질문에 핀란드 청년 톰미가 이렇게 대답을 해. “우리에겐 울창한 숲이 있으니까요.” 핀란드에 도착하고 나서 이 대사가 과장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어. 선생님이 살던 뚜르꾸에서도 조금만 걸어 나가면 쉽게 숲을 볼 수 있었거든. 예로부터 숲은 핀란드인들의 삶과 뗄 수 없는 존재였어.


                    

 

  북유럽의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쭉쭉 뻗은 소나무는 핀란드의 목재와 제지 산업의 기반이 되었고, 숲에서 나는 베리와 버섯은 핀란드 사람들에게 지금까지도 중요한 식자재야. 그래서 여름이 되면 바구니와 갈퀴를 들고 베리와 버섯을 따러 숲으로 향하는 핀란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산에 애착을 느끼듯, 핀란드 사람들은 숲에 애착을 느끼는 것 같아. 숲을 돌아다니다 보면 높이 솟은 커다란 개미집이 많은데, 핀란드 사람들은 개미집 위에 누가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가를 겨루는 대회도 한대. 이 외에도 ‘아내 업고 달리기 대회’, ‘휴대폰 멀리 던지기 대회’, ‘늪 축구 대회’가 열리는데, 이런 걸 보면 핀란드 사람들은 작고 소박한 데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어.

 

   지금부터는 핀란드 학교와 교실을 방문하며 보고 느꼈던 것들을 들려줄까 해. 핀란드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직접 가서 꼭 보고 싶었거든. 현지에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잖아. 다행히도 첫 학기에는 낸시 코민스(Nancy Commins) 교수님의 '다문화교육(multicultural education)' 시간에 핀란드 학교를 참관할 수 있었어. 앞에서 말했던 아르또, 오우띠 부부 선생님 생각나니? 그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그 분들이 계시던 '눔멘 꼬울루(Nummen Koulu, Koulu는 핀란드어로 학교라는 뜻)' 학교를 처음으로 방문해서 영어 수업을 참관할 수 있었단다.

  자작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 가던 늦가을 10월 말경, 눔멘 꼬울루를 방문하게 되었어. 눔멘 꼬울루는 종합학교(comprehensive school) 1~9학년까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야. 학교에 도착하니 쉬는 시간인지 바깥 학교 앞마당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어. 핀란드에서는 쉬는 시간에 의무적으로 모든 아이들이 밖에 나가야 해. 안전 조끼를 입은 선생님들이 군데군데 서 계셨고 3층 교사실로 올라가니 아르또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셨어. 아르또 선생님의 소개로 만난 에이야(Eija) 영어 선생님. 40대 중반 무렵의 차분한 인상의 선생님인데 7학년(우리나라 중1) 6학년 영어를 가르치고 계셨어. 이때는 선생님이 핀란드의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영어 수업을 가장 먼저 보고 싶었어. 6학년까지 학생들이 공부하는 건물과 7~9학년 학생들의 건물이 달라서 건물을 이동하며 수업을 하셨는데, 에이야 선생님의 영어 교실로 학생들이 와서 수업을 받았고 학생 수는 15명을 넘지 않았어.


      

<Nummen Koulu, Eija 선생님의 영어 수업>

 

  핀란드 학교들을 참관하면서 조금 놀랐던 점은, 선생님들의 권위가 상당히 강한 편이라는 것이었어. '권위' '권위적'이라는 말은 구분해야겠지? 선생님들이 권위적이라는 말이 아니라 교실에서 선생님의 말과 행동이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내가 본 핀란드 선생님들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조심스럽게 대하면서도 서두르거나 조급하지 않은 모습이었어. 선생님들의 권위가 강한 것은 핀란드 사회가 교사들을 전문직으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도 한 이유라고 생각해.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의 직업 선호도 조사에서 교사가 1,2위를 다툴 만큼 교직에 대한 인기가 높고 교육학과의 입학 경쟁도 치열해. 교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석사 학위가 필요하고, 핀란드 교육의 성공 비결에 대해 질 높은 교사를 주된 원인으로 꼽는 핀란드 사람들이 많아.

 

  다시 수업 이야기로 돌아오면, 활발한 의사소통식 수업이 이루어질 거라는 선생님의 기대와는 조금 다르게 수업은 비교적 조용한 가운데 진행됐어. 교재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주 교재와 워크북 형태의 출판사 교재를 사용하고 있었어. , 핀란드는 국정 교과서가 따로 없단다. 교재의 선택과 평가까지 온전히 교사의 재량과 자율에 맡기는데, 핀란드 교사들은 이러한 자율권을 교직의 큰 매력으로 꼽았어. 이 점은 한국 교사로서 참 부러운 점이기도 했어. 수업의 전반적인 흐름은 우리나라의 영어 수업과도 그 맥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 초등 수준에서도 온전히 영어로만 영어 수업을 진행하지 않을까 했던 내 기대와는 달리 에이야 선생님은 필요한 경우 핀란드어로도 설명을 곁들이셨어.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핀란드는 학교와 교사마다 자율권이 큰 만큼 학교마다의 양상도 달라서 수업의 모습을 일반화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나중에 참관한 한 고등학교의 영어 수업에서는 영어로만 진행되면서도 학생들 참여가 활발한 수업도 있었는데, 선생님의 성격과 스타일에 따라서도 이런 모습은 달리 나타나는 것 같아. 


  11월에는 오우띠 소일라모 선생님의 영어 수업을 볼 기회가 있었어. 1교시 수업이라 8시가 조금 넘어 수업이 시작됐는데 바깥이 온통 깜깜했어. 아침인데도 꼭 한밤중에 수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았지. 선생님은 핀란드 겨울의 이 길고 긴 어둠이 처음엔 참 적응이 안 되고 힘들었었는데, 핀란드 사람들은 처음부터 그런 환경에서 살아서 그런지 깜깜한 밤 같은 아침에도 일찍부터 부지런히 일터로 학교로 향하는 그들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어. 핀란드도 우리나라처럼 학교에서 3학년부터 영어 교육을 시작해. 수업 방식보다도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우띠 선생님이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느껴진 따뜻함과 여유로움이었어. 은퇴를 곧 앞두신 분인데도 박사 과정까지 꾸준히 공부하시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신 모습에서 당당함마저 느껴졌지. 교장과 교사들 간의 관계가 수평적이기 때문에 굳이 교장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 것 같아.

 

, 그럼 이제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눈을 돌려 볼까. 핀란드 중등학교들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라고 느꼈던 점은 이들이 정말 '실용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어. 2012 3월과 4월에 걸쳐 뚜르꾸 시의 중등학교들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앞에서 말한 유까 교수님께서 맡고 계신 과정이었지. 이 학교 방문 프로그램에서는 아침부터 여러 수업을 둘러보고, 원하면 수업도 참관할 수 있었어. 참관 후에는 교사실에 모여 서로 보고 느낀 점을 나누고 교장 선생님께 질문을 하기도 했지. 내가 방문했던 학교는 리에스까라흐텐 학교(Rieskalahteen Koulu, 중학교)와 뤼세오 고등학교(Lyseo lukio)였는데, 이 학교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학교를 안내해 주었어. 중학생이면 아직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할 수준은 아닌데도 아주 열심히 우리 질문에 대답도 해주며 성실히 안내를 해 주었단다.

 

    

리에스까라흐텐 학교(Rieskalahteen Koulu, 중학교)          <Lyseo 고등학교>

 

                                                <Jukka 교수님>                         <Handcraft 수업>

 

 중학교 단계부터는 과목에 따라 이동 수업을 해. 눈에 띄었던 것은 목공실이었어. 핀란드에서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남녀 학생 모두 목공 수업과 뜨개질 수업을 받는데. 한두 번 못질을 하고 형식적으로 끝나는 수업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직접 재단하고 만들고 있었어. 뜨개질 수업도 많이 이루어지는데, 본인의 장갑이나 모자, 목도리는 직접 떠서 두르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두 학교 모두 요리 실습실이 있었는데, 남녀 학생들이 함께 모여 빵을 굽고, 요리를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어.

 

                                                    <영어 수업>                            <화학 수업>   

                       

                                            <목공실>                                  <미술 수업>

                     

   

  <요리 수업>                  <음악 수업>

 

  음악 수업도 볼 수 있었는데, 학생들이 모두 기타를 하나씩 들고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 기타며 악기들은 모두 학교에서 구입을 한다고 해. 학교에 전자 기타와 드럼이 있는 게 놀랍기도 했단다. 이렇게 연습한 곡들은 학교 축제에서 연주한다고 해.

 

  참관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학교에서 우릴 안내해 주었던 남학생을 봤어. 아직 오후 3시가 안 된 시간인데 하교하는 거야. 요리하고 뜨개질하던 학생들, 미술 시간과 음악 시간, 화학과 영어 시간에 공부하고 있던 학생들의 모습에서 피곤에 찌들어 엎드려 자는 모습이나 어두운 그늘은 찾기 어려웠어.

  핀란드 교육이 정답이고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야. 그들에게도 교육은 어려운 문제이고 중도 탈락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가진 학생들이 있어. 하지만 국가가 공교육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준비시키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이들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의 삶을 스스로 꾸려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모습은 대학을 가서 공부를 계속하는 것일 수도 있고, 직업학교에 가서 기술을 배워 직업 전선으로 일찍 뛰어드는 모습일 수도 있지. 핀란드 사람들은 말해. 인구가 500만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여서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고. 사회에는 의사나 변호사도 필요하지만 건설 노동자나 청소부도 필요하다고. 어느 직업을 택하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국가의 한 역할 아닐까? 공교육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할 기회를 제공해야겠지. 이건 인구가 많아져도 지켜져야 할 가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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