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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밥퍼주는 아빠들 바짓바람 매섭네
◇거여초등학교 아버지회 회원들
점심시간을 앞둔 초등학교의 급식식당이 부산해진다. 밥과 반찬을 가득 담은 통을 나르고 국자와 주걱을 준비한다. 위생장갑을 손에 끼고, 보라색 꽃무늬가 들어간 깜찍한 앞치마를 걸친다. 머리에 에이프런까지 두르면 준비 완료.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아이들이 식당으로 몰려온다.
“어, 오늘은 아빠들이 오셨네”
서울 송파구 거여초등학교(교장 성기옥) 아버지회 회원들이 아들·딸들에게 급식을 하는 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구수한 쌀밥과 먹음직스런 반찬을 주걱 가득 퍼서 식판에 담아준다. 투박한 손에 약간은 어설픈 손놀림이지만 밥을 퍼주는 눈빛에는 사랑이 그득하다.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 인식되기도 하는 아버지. 자녀교육은 어머니에게 떠맡겨 버리고 아이가 몇 반인지, 담임선생님 이름이 누구인지도 모르던 아버지. 밤늦게 퇴근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피곤한 몸을 누이기에 급급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거여초등학교 아버지회는 자녀 교육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소외됐던 아버지들이 일으킨 작은 변화의 움직임이었다.
아버지회의 탄생은 지난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알고 지내던 학부형과 교사 등 10여명이 모여 학교와 교육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아이들 교육에 아버지들도 팔걷고 나서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생각을 모았다. 아버지회를 만든다는 통지서를 각 가정에 전달한 뒤 가진 첫 총회에는 240명이나 되는 아버지들이 몰려들었다. 의외였다. 대부분 아버지들은 자녀가 입학한 뒤 처음으로 학교를 방문한 자리라고 했다. 그러나 평소 자녀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아버지들의 바람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기도 했다.
아버지회가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학교 앞 교통정리. 근처 철강회사의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좁은 학교 앞길을 수시로 드나들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
“아이들 키만한 바퀴를 단 트레일러가 오가는데 도저히 불안해 견딜 수가 있어야죠. 어머니들도 교통정리를 하지만 운전자들이 여성이라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버지들이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이중찬씨·40·자영업)
매일 당번을 정해 아침 8시부터 1시간동안 학교 앞길에서 아이들의 등교길을 지켰다. 어깨에 띠를 두른 아버지들은 아이들을 길 안쪽으로 다니도록 하고 차들이 서행하도록 유도했다. 사고에 특히 취약한 1학년 아이들 하교시간에도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아버지들 주축으로 따로 시간을 내서 교통정리를 했다. 자신의 차례가 아닌데도 자원해서 나오는 열성파 아버지들도 많았다. 차들이 학교 앞을 드나들지 못하도록 청와대나 구청에 민원을 넣기도 하고, 직접 철강회사를 찾아가 싸운 적도 여러 번이었다. 도로사정상 결국 차량통행 자체는 막지 못했지만 회사측에서도 아버지들의 기세에 눌려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버지들은 어머니들의 전유물이던 급식 일에도 뛰어들었다. 무뚝뚝한 아버지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아이들의 밥과 반찬을 퍼주려니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김종식씨(41·자영업)는 “편식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아버지들이 호통을 치기도 한다”며 “아버지들이 급식을 시작하면서 골고루 먹는 습관을 들인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선생님들도 좋아한다”고 전했다.
아버지회에서는 캠핑이나 산행대회 등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많은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자리도 정기적으로 마련해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강원 평창으로 1박2일 캠핑을 떠나 밤하늘 별을 세며 가족들끼리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지난 가을 열렸던 거여한마음축제에는 학생과 학부모 등 6,000명이 참석하기도 했다. 올 가을에는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아버지와 아이들이 하룻밤을 보내는 행사도 가질 예정이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제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제 아이들은 아버지가 자신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쏟는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아이들과 아버지의 관계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 예전에는 형식적으로만 나누던 아버지와의 대화에서도 속 깊은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고, 소심하던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늘어났다고 한다.
“전에는 아이와 단답식 문답만 나누기 일쑤였지만 요즘은 여자친구 이야기, 공부 이야기 등 소소한 것까지 다 이야기를 합니다. 며칠 전엔 목욕탕에 함께 가서 ‘고래잡는’ 이야기도 했다니까요”(김대훈씨·36·사업)
아버지회의 활발한 활동은 주변 학교에도 아버지회 만들기 붐을 일으킬 정도다. 오금초등학교에서는 지난 봄 아버지회가 조직됐고 다른 몇몇 학교에서도 아버지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아이가 제대로 된 인격체로 자라려면 아버지들도 어머니 이상으로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합니다”(방운규·45·평택대 교수)
“아버지회 활동을 해보니 내 자식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 문제에도 자연히 관심이 가더군요. 모두들 제 아들딸 같은 아이들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들도 이제 다른 친구들의 아버지들을 알아보고 인사를 하곤 합니다”(김대훈씨)
아버지회 회원들은 “아버지들이 너무 설쳐대니까 오히려 어머니들이 질투를 할 정도지만 좀더 강한 ‘바짓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경향/글 이호승기자 jbrav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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