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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방송 강의 안듣고 책만 본다
‘수능방송’ 강의 안듣고 책만 본다 | |
<교육방송> 인터넷수능강의(ebsi.co.kr)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고교생 4명당 1명만 회원으로 가입한 데다 실시간시청률도 갈수록 떨어지는 등 ‘수능 출제’라는 유인책이 큰 힘을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대부분의 학생은 교재를 산 것으로 추정됐다. 무료과외나 쌍방향학습이란 애초 취지는 바래고, 어쩔 수 없이 사야 하는 수험서로 전락한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부와 교육방송은 “6월 모의수능에 교육방송 강의를 많이 반영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비교육적’ 처방을 내리고 있다. "지루하고 밋밋" 74만회원에 실시간 시청 9천명 "실제 출제된다면 교재만 중요" 유인책 힘못써 ◇ 회원 70만에 동시접속률은 1.2% = 개통 한달 만에 가입자 72만명을 확보했다. 상업용 수능사이트에 비교하면 놀랄 만한 속도다. 그러나 이 가운데 고교생은 44만5천명이다. 우리나라 고교생 176만명의 25.2%에 그친다. 당장 수능이 코앞에 닥친 고3을 봐도 47%만이 가입한 상태다. 절반 이상의 고3학생이 시청은커녕 강의구경에 필요한 회원가입도 하지 않은 셈이다. 또 한때 10만명분 용량으로도 모자랄 것으로 예측된 실시간시청(스트리밍)은 개통 초기 1만5천명까지 올라갔다가 계속 떨어져 요즘은 9천명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는 회원 대비 1.2%이며 상업용사이트와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교육부는 “학교에서 많이 보기 때문”이라고 해명하지만 학교를 가지 않는 일요일에도 시청률에 변화가 없다. ◇ 학생들 “책만 보면 된다” = 학생들은 “교육방송에서 수능문제를 낼 경우 교재만 보면 되는데 왜 학교에서 강제시청을 시키느냐”고 되묻는 상황이다. 교재만 사고 시청은 하지 않는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실제 ㅇ사가 고교생 28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무려 91%가 교육방송 교재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방송은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 “강의로 학생들을 끄는 데는 실패했고 책장사만 성공적”이라는 지적을 우려한 듯 책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관심이 강의에서 교재로 이동하면서 서울에서는 아예 교육방송 시청반을 없앤 학교도 나오고 있다. ◇ 학습수단으로 방향 잡아야 = 교육부와 교육방송은 “6월 모의수능이 다가오면 관심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할수록 학생들은 동영상 대신 교재를 보거나 학원의 교재 요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전문가들은 강의품질과 시청조건으로 승부하지 않고 ‘수능 출제’라는 유인책에 의존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공과 전혀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강사가 있는가 하면 화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여전하고 학원에 비해 강의도 밋밋하고 지루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데도 개선책을 찾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능에 관계없이 학교수업의 충실한 보조자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황순구 기자 hsg1595@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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