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_NEWS
[외고] 입시 매달려 외국어교육 뒷전
‘외고에서도 제2외국어는 찬밥’=외국어고는 전문교과 82단위 중 50%는 전공 언어로, 나머지 50%는 2, 3외국어를 하도록 돼 있다. 가령 중국어과 학생이라면 중국어를 50% 하고 나머지 50%는 2개 외국어(가령 영어, 프랑스어) 과목을 이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시간표만 그렇게 짜놓고 영어 중심으로 수업하거나, 수학·국어·과학 등 입시과목을 가르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쪽에서는 부인하고 있지만, 외고 교사들도 교육과정 편법 운영을 인정하고 있다. 서울지역 ㅅ고(일반고)의 김아무개 교사(독어)는 “국·영·수 등 입시과목에 밀려 영어 이외 다른 외국어교육은 외국어고에서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밝혔다.
비정상적인 학급 운영=전국 대부분 외국어고들은 교육과정상의 외국어 전문교과를 늘리는 대신, 경쟁적으로 학교 내에 유학준비반, 영어심화반, 수능·교과 심화학습반 등 정규 교과과정 외의 별도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유학반을 아예 정규학급으로 편성해 운영하는 학교도 있었다. ㄷ고, ㅅ고 등 10곳은 전 학년을 대상으로 주 2~4회(월 20~40시간)씩 유학준비반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료는 매달 20만원에서 40만원에 이른다. “월 40만원의 수강료는 학원들의 시설투자비를 감안하면 학원보다도 고액 수강료”라고 교육부 관계자는 말했다.
ㅇ고 등 8곳은 토플, 토익, 텝스 등을 가르치는 영어심화반을 운영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ㅂ고 등 6곳은 교과심화반을, ㅅ고 등 3곳을 수능준비반을 운영 중인데, 대부분 국·영·수 및 사탐·과탐 등 대부분 교과를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2~4회씩 정규수업이 끝난 뒤 이뤄지는데 월 5만~15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어고라면 전문교과(영어·중국어·독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일어·아랍어의 독해·작문 등)를 늘려 외국어 교육을 심화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입시를 위해서는 수리통계가 필요하니까 교내에 수능준비반, 교과심화반 등 비정규 강좌를 만들어서라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어고 주변에선 수리·통계 관련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사설 학원들이 성업 중이다.
내신 불리를 우려한 자퇴생도 증가했다. 2004년 현재 외국어고 학생의 자퇴율은 2%로 일반고(1%)의 두배에 이르렀다. 외국어고 학생 1만7845명 가운데 365명이 자퇴해 2003년 332명(1.8%)에 견줘 0.2%포인트 늘어났다. 이번 조사에서 이들 자퇴생들 대부분이 검정고시를 치는 등 내신 불이익을 우려한 자퇴로 파악됐다.
“동일계열 진학 유도해야”=전국 외국어고 졸업생의 의·치대 및 이공계열에 진학률은 서울로 한정하면 더 늘어난다. 서울지역 한 외국어고는 해외유학을 뺀 진학자 중 16.4%만이 어문계열에 들어갔다. 의·치대와 이공계열로 진학한 학생도 세 명 중 한 명꼴인 29.9%나 됐다. 의·치대 진학자만도 13.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 일반고의 한 교사는 “외국어고생들의 의·치대 진학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라며 “대입시 정책을 통해 동일계열 진학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외고 교사도 “인문사회, 경상계열까지는 괜찮다 해도, 의대·치대에 진학하는 건 문제”라고 말했다. 허미경 이수범 최현준 기자 carmen@hani.co.kr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댓글 0개
| 엮인글 0개
6,209개(9/311페이지)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 | 날짜 |
---|---|---|---|---|
6049 | [서울] 파면 여고교사 길거리 수업 | 함영기 | 943 | 2006.07.13 09:03 |
6048 | [충북] 교실수업 도약 소프트웨어 전람회 | 함영기 | 1055 | 2006.07.13 09:02 |
6047 | [방과후] 교육당국은 실적 올리기 급급 | 함영기 | 1012 | 2006.07.11 08:25 |
6046 | [방과후] 특기적성 대신 강제 보충 등 | 함영기 | 1387 | 2006.07.11 08:25 |
6045 | [강원] 고교입시 제도 확정 논란 | 함영기 | 1494 | 2006.07.11 08:23 |
6044 | [정보] 신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 | 함영기 | 1147 | 2006.07.11 08:22 |
6043 | [제주] 교육감 재난 휴교령 무시 논란 | 함영기 | 1113 | 2006.07.11 08:22 |
6042 | [경기북부] 농촌학교에 학생 몰린다 | 함영기 | 1114 | 2006.07.11 08:21 |
6041 | [여름방학] 다양한 행사 즐기세요! | 함영기 | 1132 | 2006.07.10 10:02 |
6040 | [사고] 기절놀이로 중학생 크게 다쳐 | 함영기 | 1127 | 2006.07.10 10:01 |
>> | [외고] 입시 매달려 외국어교육 뒷전 | 함영기 | 1069 | 2006.07.10 10:00 |
6038 | [외고] 7차 교육과정 따르는 곳 없다 | 함영기 | 824 | 2006.07.10 10:00 |
6037 | [경기] 국기부정등 편향교육 중징계 | 함영기 | 1044 | 2006.07.10 09:59 |
6036 | [사교육] 해도너무한 학원 뻥튀기 광고 | 함영기 | 1174 | 2006.07.10 09:58 |
6035 | [英] 교과과정에 행복수업 도입 추진 | 함영기 | 782 | 2006.07.10 09:56 |
6034 | [경북] 교육감 선거전 달아 오른다 | 함영기 | 1259 | 2006.07.10 09:56 |
6033 | [조사] 초등학생의 방학 꿈은 여행 | 함영기 | 930 | 2006.07.10 09:54 |
6032 | [충북] 교육사랑카드로 해외연수 | 함영기 | 1397 | 2006.07.10 09:53 |
6031 | [부산] 내국인 영어전용학교 설립 | 함영기 | 1004 | 2006.07.07 06:41 |
6030 | [경남] 학교는 친구 사귀는 곳 | 함영기 | 1246 | 2006.07.07 06: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