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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1) - 집안 일
♣ 추억 -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01) - 집안 일 ♣ 눈이 펑펑 쏟아지는 오전입니다. 온 세상이 새하얗게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새해 첫눈이기에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기억’을 ‘추억’이라고 하지요? 눈 오는 오늘, 아스라한 어린 시절의 겨울 추억을 어제들의 창고에서 끄집어 내어 반추해봅니다.
저는 조그마한 시골에서 태어났습니다. 시골이라도 하루에 버스가 아침, 점심, 저녁 세 번만 오가는 그런 작은 마을입니다. 아침 첫차는 전날 막차를 운전해 온 운전사 아저씨가 마을회관에서 주무시고, 운전을 하였습니다. 마을 가구 수가 40여 가구, 150여 명의 사람이 오손도손 살아가는 마을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대다수가 친척 관계이고 소수의 인척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정겨운 집성촌(集姓村)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우리나라 시골처럼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마을, 서북쪽으로 야트막한 마을 뒷산은 우리들의 전쟁놀이, 술래잡기 놀이터였고 그 뒤에 있는 더 높은 산들은 매서운 겨울바람을 막아주었습니다. 동쪽으로는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이 있었고 '남녘골', '북녘골', '절터골' 계곡 샘물이 모여 흐르는 시내물은 1년 4계절 마르지 않고 웃마을, 큰마을, 양지마을을 관통하며 흘렀습니다. 마을 앞 하천 너머로는 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장날은 끝자리가 2일, 7일로 닷새만에 한번씩 장이 섰습니다. 2일장은 ‘새장’이라 하여 주로 쌀, 보리쌀 등 곡식 위주의 장이 섰고 7일장은 ‘큰장’이라 하여 많은 가축들, 온갖 잡곡과 과일, 건어물, 생선, 옷, 신발 등이 거래되고 장터 주변에 유별히 노점이나 난전이 많은 장날이었습니다. 남자 어르신들은 큰장날 다 자란 소나 염소, 닭, 돼지를 지게에 지고 가거나 몰고 가서 팔고 새끼 가축들과 송아지를 사서 집으로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버스는 중고등학생들의 통학 버스였으며 부녀자 분들이 장에 갈 때 주로 이용을 했습니다. 그래도 어른들은 걸어서 장을 오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초등학생의 겨울 방학은 매우 분주했습니다. 먼동이 틀 무렵 눈을 뜨면 지난해 초가을, 잎이 푸를 때 가지째 낫으로 베어 묶어 두었던 아카시아 잎사귀를 털어서, 작두에 썬 짚과 등겨를 쌀뜨물에 모두 넣어 쇠죽을 푹 끓여 소에게 먹였습니다. 가끔은 콩도 삶아 쇠죽과 함께 먹였습니다. 소가 추위를 타지 않도록 소 등에다가, 닳아서 헤진 얇은 이불이나 담요를 외투처럼 덮은 다음 새끼줄로 배 아래에 두 군데 묶어주었습니다. 무딘 톱날 같이 생긴 소 등긁개로 소털을 골고루 긁어 주었고 외양간 바닥에는 짚을 두껍게 깔아서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해주려고 애썼습니다. 3일에 한 번씩은 외양간에서 쇠똥과 소 오줌에 젖어 소에게 밟힌 짚을 집 뒤편에 있는 두엄터에 옮기고 다시 새 짚을 깔아 주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난 뒤에는 닭과 오리 모이를 주고 토끼와 염소, 돼지 먹이를 주었습니다. ‘독구’(dog)와 돼지 밥은 누나가 아침, 저녁 설거지를 하면서 생선 반찬 남은 것이나 음식물 찌꺼기, 그리고 먹고 남은 국에 보리밥과 쌀밥을 반반씩 말아서 주었습니다. 국이 없을 때는 쌀뜨물을 끓여서 밥을 말아 먹였습니다. 닭과 오리의 모이는 밀이었고 토끼와 염소 먹이는, 겨울이라 싱싱한 풀이 없어서 콩, 밀, 보리쌀 섞어서 주었습니다. 반복되는 아침 일이 끝나면 잠시 겨울 방학 숙제를 하다가 점심을 먹고 땔감 나무를 하러 동무들과 함께 산으로 갔습니다.
지게 한 짐 그득하게 땔감을 한 후에는 배가 고파서 저마다 가지고 온 감자나 고구마를 모닥불에 구워 먹으며 한가로이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오면 아침에 끓여 두었던 쇠죽을 덮여 소에게 먹이고 다시 닭, 오리, 토끼, 염소 모이와 먹이를 주고 저녁을 먹으면 시골 초등학생의 겨울 하루는 어느 사이 저물어 깜깜해졌고 석유 호롱불 아래에서 엎드려 겨울 방학 숙제를 조금 하다 보면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곯아 떨어져 깊고 깊은 꿈나라로 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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