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만큼 세인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도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문제가 그러하듯이, 많은 사람들이 학업성취도 수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학업성취도 점수가 도출되는 학업성취도검사가 무엇을 재고 있는지, 그 검사에서 제공하는 점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각의 학업성취도검사가 ‘학업성취도’를 어떻게 정의하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의 TIMSS
   먼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와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Evaluation of Educational Achievement: IEA)의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연구(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 TIMSS)의 경우에는 교과별 교육과정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해당 학년 학생들의 대다수가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가 목표가 무엇인가를 설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학업성취도 검사를 구성하고 있다. 예컨대,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연구에서는 성취기준을 ‘교과 교육의 목표에 비추어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범위와 깊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정구향 외, 2003)’으로 정의하고 평가도구를 개발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국제비교연구인 TIMSS 역시 교육과정을 의도된 교육과정, 실행된 교육과정, 성취된 교육과정으로 구분하여, 연구 참여국들의 교육과정에 기초하여 평가 문항을 구성하였다. 따라서 TIMSS의 경우, 참여국들의 교육과정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교육과정의 내용에 준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몇몇 국가에서 아무리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이라도 다른 국가의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지식이나 능력은 제외될 수 있다. 즉 기존의 국제학력비교평가는 ‘모든 참여국의 학교에서 공통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지식’에 초점을 두는 평가라고 볼 수 있다(노국향 외, 199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PISA
   이에 비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의 학업성취도국제비교연구(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는 기존의 학업성취도 평가 연구와 다르게 학교 교육과정에 근거한 지식보다는 실생활에 필요한 능력 - 지식을 상황과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양(literacy)’을 강조하고 있다. 즉, \"각국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를 고려한 평가가 아니라,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어야 하는가?\"를 점검하기 위한 평가이다(채선희 외, 2003). PISA는 “성인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준비가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는가(readiness for life)“를 평가하며, 성인의 삶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과 기능을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지식과 능력을 바탕으로 현상을 분석, 추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소양(literacy)‘으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소양은 사회생활을 영위하거나 고등 교육을 받음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핵심능력(key competency)으로 인식되고 있다(노국향 외, 1999). 예컨대, PISA에서 측정하고 있는 ‘과학적 소양’이란 자연 세계와 인간 활동으로 초래된 자연의 변화를 이해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고 문제를 인식하며 증거에 기초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검사 결과에 대한 척도점수와 성취수준 제시방법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검사와 TIMSS, PISA 등 대부분의 학업성취도검사는, 학업성취도에 대한 개념 정의가 어떠하든지에 관계없이, 검사 결과를 제시함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척도점수와 함께 성취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대부분의 학업성취도평가연구에는 학업성취도에 대한 개념 정의가 어떠하든지에 관계없이 척도점수를 제공함으로써 평가대상이 되는 집단 내에서 각 개인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 준다는 측면에서 규준지향검사(norm-referenced test)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문항의 내용 분석을 토대로 설정된 성취수준을 제공함으로써 준거지향검사(criterion-referenced test)와 관련된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의 경우에 초등학교 6학년은 과목마다 평균은 160점, 표준편차는 8.5점, 최소 130점, 최대 190점이 되도록 척도화하였으며, 중학교 3학년은 과목마다 평균은 260점, 표준편차는 8.5점, 최소 230점, 최대 290점이 되도록, 고등학교 1학년은 과목마다 평균은 360점, 표준편차는 8.5점, 최소 330점, 최대 390점이 되도록 척도화하여 척도점수가 제시되었다.

   또한, 성취수준은 모든 과목에 대하여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로 구분하여 제시되었다. 여기에서, ‘우수학력’은 평가대상 학년급 학생들이 성취하기를 기대하는 기본 내용을 대부분 이해한 수준을 의미하며, ‘보통학력’은 평가대상 학년급 학생들이 성취하기를 기대하는 기본 내용을 상당부분 이해한 수준을 의미하고, ‘기초학력’은 평가대상 학년급 학생들이 성취하기를 기대하는 기본 내용을 부분적으로 이해한 수준을 의미한다. 성취수준의 특성에서 제시되어 있는 ‘평가대상 학년급 학생들이 성취할 것으로 기대하는 기본 내용의 이해 정도’를 양적으로 표현하면 성취수준별 특성을 명료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의 경우, 우수학력 수준에서 기본 내용을 대부분 이해한 정도는 학생들이 교육과정의 기본 내용의 80% 이상을 이해한 수준으로 볼 수 있으며, 보통학력에서 상당부분 이해한 정도는 50%～80%를, 기초학력에서 부분적으로 이해한 정도는 20%～50%를 이해한 수준으로 명료화할 수 있다. 그리고 기본 내용의 20% 이상을 이해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는 기초학력 미달이 된다(이양락 외, 2005).

  학업성취도검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따라서, 학업성취도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해당 검사가 학업성취도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검사 결과에 대한 척도점수와 성취수준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1. 정구향 외 (2003). 2002년 국가수준 교육성취도 평가 연구 총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03-16-1
2. 노국향 외 (1999). 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 - 읽기, 수학, 과학 영역을 중심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99-8
3. 채선희 외 (2003). 2003년도 OECD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보고 RRE 2003-2-1. 한국교육과정평가원.
4. 이양락 외 (2005). 2004년 국가수준 교육성취도 평가 연구 - 총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E 2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