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교컴
흐린 날에는
뜻하지 않은 시간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친구의 소식을 알게 됐다. 대학입학시험에서 앞뒤로 나란히 앉았던 게 첫 만남이었다. 처음에 말을 걸어도 좋을 만큼 선한 눈매가 마음에 들어서 지우개를 빌렸던가? 우리는 같은 대학에 들어 왔다. 대학에서 그 녀석을 다시 봤을 때 아주 기뻤다. 그 친구는 미술을 전공했다. 나 자신 미술에는 젬병이어서 그림을 잘 그리는 그 친구가 참 대단해 보였다. 내 초상화를 그려 보라 했더니 보기 좋게 사양하는 것이다. 대신에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석고상 하나를 눈 깜짝할 사이에 그려내는 게 아닌가? 그 친구가 사는 법은 참 자유로워 보였다.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행동으로 옮기고 사물과 현상에 대한 편견없는 시각이 부러웠다. 그 친구도 교사가 되었다. 한번은 아파트에 놀러 갔더니 강아지가 있었다. 애완동물이라고는 모르는 내가 보기에 참 위태해 보였다. .................. 어제는 선생님들과 회식이 있었다. 올해 새로 오신 전입 교사 한 분에게서 오래 전 그 친구의 소식을 들었다. 참, 세상은 좁다.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 있었는데도 오랫동안 모르고 있었다니. 그 친구의 근황을 알게 되어 어젯밤 참 유쾌했다. 오는 휴일에는 그 친구가 사는 곳에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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