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력신장방안 대비는 어떻게::) 초등학교 시험 자율실시, 중·고교 서술·논술형 시험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시교육청의 학력신장방안 발표 직후 사교육 시 장도 들썩이고 있으며 증권시장에서는 학습지 관련 업체의 주식 이 수혜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학원가는 초등학생 시험과 중·고교생 대상 논술형 시험 대비 특 강을 준비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으며 예고된 변화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육혁신연대 등 교육단체들은 이번 방안이 학생들간 경쟁을 강조하고 학교교육을 시험위주로 파행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 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교사와 교육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정하면서 도 교과와 연계한 독서교육 강화, 서술·논술형 시험 확대 등의 방안은 암기위주 교육을 사고력 위주로 제자리를 잡게 할 긍정적 인 의미가 크다며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등생, 무리한 선행학습 금물〓서울 상경초 김호산 교감은 “ 시험을 본다고 해도 과잉 대응할 필요가 전혀 없고 평소대로 학 교교육을 충실히 받으면 시험도 잘볼 수 있다는 것을 믿어달라” 면서 “독서교육은 추천도서를 꼭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 고 스스로 재밌고 원하는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학부모들은 자녀가 책을 읽은 후 ‘독후감 일기’를 꼭 쓰게 해 책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생활에도 활 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며 “일기 형식이 부 담스럽다면 간단한 독서카드 형식으로 짧게나마 감명 깊은 구절 을 기록하게 해도 효과가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혜화초 김상용 교사는 “무리한 선행학습은 오히려 역효과만 낸 다”고 지적했다. 학원을 통해 초등학교에서는 배우지도 않을 내 용을 미리 배우다 기본적으로 배워야 할 것을 놓치거나 오히려 잘못된 개념이 머릿속에 자리를 잡아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

그는 “예습도 중요하지만 복습이 더 중요하고 꾸준한 공부가 좋 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일부 학원에 서는 교육과정의 변화도 제대로 체크하지 않고 옛날 교재와 방식 으로 가르치는 등 문제가 많으므로 교육청이 운영하는 검증된 인 터넷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중·고생, 스스로 공부법 중요〓서울 잠실여고 김인봉 교사(국 어)는 “서술·논술형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배경지 식이 필요하므로 풍부한 독서가 필수적”이라며 “학원을 아무리 다녀도 단편적이며 수박겉핥기식 교육에 불과하므로 독서를 통 해 스스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읽는 데 그치지 말고 생각을 정리해 반드시 글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문기사나 칼럼 등 시사성 있는 짧은 글 을 읽고 내용을 요약해 써보는 습관을 들이면 효과가 클 것”이 라고 조언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중·고교에서 서술·논술형 시험 의 비중이 높아지므로 평소에 내신성적을 높이기 위해 이에 대비 하는 것은 현행 대학입시는 물론 2008학년도 이후 대학입시 준비 에도 곧바로 도움이 된다”며 “평소 책을 읽고 글쓰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국어교육과 이남호 교수는 “논술 대비는 일기쓰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하루에 일어난 일을 줄줄이 쓰지 말고 관찰일기, 독서일기 등 주제를 정해서 글을 쓰다보면 자연 스레 실력이 붙게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선생님이 입은 옷 에 대한 이야기만 써본다든지 짧은 글이라도 테마를 정해서 써보 는 버릇을 초등학생 때부터 들이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조언했 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민병관 장학관은 “이제 쉽게 점수를 따기 위한 단순암기나 대증요법보다 기초를 튼튼히 하고 독서 등 을 통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효과도 클 것”이라며 “이번 방안은 질높은 수업과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기 위한 것이므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학교교육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화일보 2005-02-11 12:35]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