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항상.그래.괜찮아."

수화를 글로 어떻게 표현을 했을까가 가장 궁금했다.

왠지 괜찮을 것 같지 않은 청각장애 부모를 둔 청인 자녀의 삶에 앞서서..

책을 읽으면서나 다 읽은 지금도 생각하기에 수화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잘 표현된 것 같다. 아주 기초적인 수화를 알고 있는 입장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듯 읽을 수 있었다. 묘사되어 있는 글을 읽으면 농인들의 표정도 보이는 듯 했다.

이렇듯..이 책은 청각장애인의 삶에 대한 책이다. 조금더 정확히 말하면..

청각장애 부모를 둔 청인 자녀의 자전적 성장 이야기를 닮은 책이다.

책 표지에 설명되어 누구나 알고 있는 이 사전정보 덕분에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 보는 듯한,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안한 마음과 함께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엄마와 아빠가 모두 청각장애인이라면??

주인공은 아주 서럽게 외로웠던 자신의 유년시절과 전부 이해하기에는 힘들고 어려웠던 엄마와 아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담았다.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일반적으로 지켜야할 에티켓 같은 것(아무 때나 방귀끼지 않기 같은...) 을 알지 못하는 것들과 설명 할 수도 없는 그 많은 차이가 주는 혼란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아빠가 자식이 태어났을 때 농인이기를 바랬었다는 구절에서 각 자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아쉬웠을지 느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년에 "반짝이는 박수소리"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었다. 이 영화도 이 책과 같은 우리나라에 사는 CODA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두 이야기 속에는 부모의 삶을 그대로 이해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상처 속에 자랐는지 오롯이 느끼게 하는 울림이 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두 개의 결론이 같다. 청인들의 기준에서 이해하고 맞춰 생각하려 했었던 시행착오를 거쳐 부모의 삶이, 농아인들의 삶이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는 것! 그 삶 자체로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술술 읽히는 이야기에 빠져 미쳐 하지 못한 생각이었는데 책을 읽고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 있다. 불완전 한 것 같은 나의 삶도 그 자체로 충분하구나 하는 것이다. 내가 선택하거나 혹은 선택하지 못하고 주어진 여러 가지 것들이 나의 삶을 반짝이고 있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그래도 왠지 완벽함에서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나의 삶을 바라보며 헛헛한 마음은 늦은 밤 맥주 한 잔으로 달래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