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책을 산 것은 '아름다운 가게'였을 거다.

가끔... '아름다운 가게'에 가게 되면 저렴한 책값에 주체할 수 없는 구매욕구로 장바구니 하나 가득 채워서

끌고 오곤 한다.

원래는 중학생 큰 아이가 읽기를 바라며 작년엔가 샀는데...

다들 시큰둥하다. 그래서 내가 읽었다.

루이스 쌔커의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구덩이, 작은 발걸음, 웨이사이드 스쿨 시리즈...)

솔직히...구덩이를 읽을 때 느꼈던 재미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에 여운은 많이 남는다.

6학년 나이지만 4학년을 두 번 다닌 바람에 5학년인 브래들리와

전학생 제프, 새로 온 상담 선생님인 칼라 선생님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다.

브래들리는 행동장애가 있는 아이다.

책에서 묘사되는 브래들리의 행동은.. 내가 교실에서 만난다면 참 버거웠을 것 같다.

그래서 브래들리가 칼라 선생님과의 상담, 제프와 맺게되는 새로운 관계들로 빠르게 달라져 가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만난 아이들은 결코 그렇게 쉽게 바뀔 것 같지 않았으므로. 또 제프의 모습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조금 있다. )

어쨌든,

칼라선생님의 무한 지지와 신뢰로 브래들리는 달라졌고,

제프를 끈으로 다른 친구들과의 새로운 관계도 형성해 갔다.

숙제도 하고, 독후감도 쓰고, 생일파티에서 신나게 어울려 놀기도 하면서..

책을 읽으며 내내...(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칼라선생님'처럼 다가설 수 있기를 기도해 보았다.

아이를 상처주는 것은 때로 한 사람일 수도, 여러 사람일 수도 있지만

살릴 때는 한 사람일 수도.

그게 내가 될 수도....있기를 바랐다.

(그럴 일 없이... 상처받은 아이들이 없기를... 더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