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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나는 87년생 초등교사입니다.' 후기
책을 읽는다는 건 한 사람의 생각을 느끼는 것을 넘어서는 일이다. 그 사람이 살아온 수직전 인생의 흔적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연령 문화가 지배하는 대한민국에서 이 책을 보자마자 '후배교사가 교사로서 느낀 점은 무엇일까?' 라는 것이었다. 그런 접근이 늘 옳은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 한 해 어느 정도 맞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송은주 선생님을 개인적으로 모르지만 공교육 초등교사로서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을 수 있다는 것은 공감하기 때문이다. 악습이라고 생각하는 것들,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작가가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내 입장에서도 여전히 같은 문제로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교육을 대하는 학부모, 소비자의 위치에 능숙한 우리가, 교사라는 다른 역할을 맡을 때 학부모가 소비자의 입장에 교육을 바라보지 않길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모순인 듯 하다.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이 철저하게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교육을, 공교육을 신뢰받으며, 자율성을 갖고 담당해 나갈 수 있을까?
작가는 무려 1년이나 미국에서 유학을 했다. 대기업 친구들이 들으면 우습게 느껴지겠지만 교대생이 휴학을 하고 유학을 가는 일은 우리 동기 중 단 한 명도 없었고, 만약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좀 남다른 사람'으로 기억될런지 모른다.
작가는 대학시절부터 끊임 없이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 좋은 선생님이 될지에 대해서. 휴직한 순간에 오히려 더 겸허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며 한 자 한 자 적어내려갔을 것이 눈에 선하다. 에필로그에 적힌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이고 싶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는 온전한 나로서 살길 원한다. 해야할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한다. 상상에 대부분 그치지만.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도 조금 더 세상을 넓게 볼 기회가 있었다면, 그런 시야가 내게 있었다면 지금 교사가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교대와 교육대학원을 나온 내가 또 다른 일을 도전하기에는 녹록치 않기에 교직 안에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생각 깊은 어느 교사의 책을 편안한 마음으로 쉬지 않고 읽었고, 깊게 공감하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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