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어린이를 위한 하브루타를 읽고
우리 학교 선생님 한 분께 교컴을 소개하고 책을 권하여 그 분이 쓰신 독서 후기입니다. 선생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네요. 교컴이 20주년이 되었는데 오늘이 가장 보람있는 날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학교는 평소에 아침 독서운동의 일환으로 책 읽어주는 선생님 시간을 갖습니다. 특히 한 달에 한번은 교장실에서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시는 ‘책읽어주는 교장선생님’ 시간을 갖곤 합니다. 이 시간동안 학생들은 교장선생님께서 읽어주시는 책의 내용에 빠져들기도 하고 교장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며 평소에 멀게만 느껴졌던 교장선생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셨구나!’ 하고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평소 일찍 출근하는 편이 아닌 게으른 교사인 저는 이날은 바짝 긴장해 학생들을 서둘러 준비시켜 교장실로 데리고 갑니다. 접이식 의자 하나를 펴서 마치 또 한명의 학생인 듯이 학생들 틈 사이에 앉아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던 중 교장선생님께서 책 한권을 내미셨습니다. “한 선생님, 내가 교육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데 좋은 책이 있어서 선생님과 나눠 읽었으면 하는데...” 이렇게 첫 만남을 하게 된 책이 바로 어린이를 위한 독서 하브루타입니다.
우리 학교의 특색 수업기법으로 하브루타 수업을 수업 중 제법 많이 적용했지만 그 동안 수업을 연구했던 책들은 모두 교사를 위한 책 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은 학생들이 하브루타가 무엇인지 알기 쉽게 접근 할 수 있도록 생각의 숲으로 인도하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 되어서 하브루타를 통해 질문의 중요성을 알고 더 나아가 질문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을 알고,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독서 하브루타 활동을 통해 사회성, 관계능력과 공감능력을 길러주는 방법을 터득하게 합니다. 더 깊이 빠져들어 읽다보면 아프리카의 패션왕을 찾으며 창의성과 심미적 감성 역량을 키우는 방법, 이야기를 만나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력과 탐구력을 기르는 방법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해줍니다. 마지막 생각의 숲까지 다다르면 친구들과 함께 질문하며 이야기책을 써 보면서 공동체에서는 각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며 질문으로 리더십의 빛을 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점은 질문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에게 발상, 소재 찾기의 노하우를 알기 쉽게 풀어나갔다는 점이었습니다. 또 교사인 본인이 읽어도 질문으로 얻은 생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독후 활동기법들을 수업 중 다양하게 사용 할 수 있겠다는 의욕을 심어주었습니다.
교실에서 하브루타 수업을 진행하면서 학생 활동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항상 꿈꾸었지만 사실 생각처럼 수업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마다 ‘그래, 우리 교육 현실에서 학생들이 이끌어가는 하브루타 수업을 한다는 것은 조금은 동떨어진 이야기야.’하며 교사의 개입이 많았던 수업을 마치고 자기 위안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입장에서 하브루타가 무엇이고 어떻게 생각의 줄기를 자라게 하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이 책을 읽고 나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질문하는 방법을 교사의 입장이 아닌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했어야하는 구나!’ 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학생들이 독서 하브루타를 읽고 자기 강점을 계발하며, 더 나아가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즐거운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 책을 교실에 더 비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다른 선생님께도 추천해 하브루타를 좀 더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함께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또 동료의 발전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손수 이 책을 추천해주신 저의 초임학교 발령동기 교장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음 ‘책 읽어주는 교장 선생님’ 시간에는 발령 동기 우리 교장 선생님께서 또 어떤 책을 추천해 주실지 기대하며 어린이를 위한 ‘독서 하브루타’를 읽은 소감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9756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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