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똥손이다.

최근 비쥬얼씽킹, 마인드맵, 인포그래픽 등 시각화 자료의 붐이 일고 있다. 이런 추세는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교사 커뮤니티에 들락날락하면서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 자료를 참고하려고 이 자료 저 자료 열어보다 보면 곱고 아름다운 자태로 그 멋을 뽐내고 있다. 자료를 올려주신 선생님들의 금손에 감탄하는 한편으로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똥손으로 얻어쓰는 처지에 있어야 하는가 자괴감이 들기도 하는 부분이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고난 기본적 욕구가 충족이 되었을 때 무언가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을 따라가는 존재이다. 비록 똥손을 가졌을지언정 내 배는 부르고 등은 따숩다. 금손을 추구하고자 하는 배경은 충분히 마련이 된 것이다. 그런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이다.

사실 포토샵부터 프리미어까지 사진 편집과 동영상 편집에 관련된 서적은 이 책이 아니라도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앞쪽 프로그램 소개 부분을 열심히 읽다 지치고, 쉬운 예제 몇개 손수 따라해보다 결국 책의 두께가 뿜어내는 위용에 압도되어 좌절하고 무릎을 꿇고 만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양 200쪽의 부담이 없는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해볼 수 있겠단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하지만 부담없는 분량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왜? 시중에도 쉬우면서 얇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법을 설명한 서적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지니는 가장 분명한 특징은 교사를 위한 교사에 의해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다. 이 기능을 배워서 학급의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까 하는 고민들을 말끔히 지워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책 한권으로 똥손이 금손이 되는 기적은 일어날 수 없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꾸준히 활용하면서 감각을 키워가는 것만이 책의 표지에도 쓰여있듯 교사가 콘텐츠가 되는 길일 것이다. 다시. 나는 똥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시작으로 금손을 꿈꾸는 똥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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