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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춤이다(김선우, 실천문학사, 2008)

꿈꾸는 섬 | 2010.02.15 17:23 | 조회 2674 | 공감 0 | 비공감 0

나는 춤이다(김선우, 실천문학사, 2008)

 

 

해마다 2월에는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서성이게 된다. 졸업식과 종업식 때문에 학교에 며칠 나가지만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다가 아이들을 떠나 보내면서 가슴 한켠이 무겁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함께 했던 동료교사들과의 헤어짐과 새로운 만남으로 2월은 더욱 싱숭생숭하다. 그렇게 한 해를 비로소 정리하는 종업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언젠가 동료교사가 추천했던 김선우의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를 샀다.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한 인물에 대하여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추어 가는 즐거움과 함께 책 제목만큼이나 감각적이고 도발적인 표현이 매력적인 책이었다.


이 소설은 무용가 최승희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지극히 자신에 충실하고자 했으며 몸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표현하려 했던 예술가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춤이란 인간의 육체가 만들어내는 찰나의 예술이다.  지극히 비루하고 연약하고 보잘 것 없는 육체가 만들어내는, 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고, 몸과 영혼이 일체인 예술이 무용이다. 자유인 춤, 자유인 예술, 자유인 영혼! 최승희라는 한 인간의 영혼과 몸은 춤이라는 예술을 통하여 진정한 자유를 획득한다.


최승희는 1911년 출생하여 일제 강점기의 식민지 조선, 한국 전쟁, 분단 등 우리 근현대사의 혹독한 시대를 살았다. 식민지의 예술가로서 살아남기 위해, 아니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치도, 이념도 초월하는 그이, 아주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그이는 따뜻하고 아름답다. 모든 민중 속에 이미 예술의 씨앗이 자라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가 비루한 상황에서도 무대를 만들고 춤을 추는 것은 그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예술로서 민중을 개혁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도구로 예술을 생각하는 남편 안, 시대의 첨예한 갈등을 안고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문화예술운동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음에 절망하고 그이를 떠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이는 무대를 통해 자신의 영혼의 표현인 춤으로 민중들을 만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몸짓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을 풀고 승화시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꽃을 피워낸다고 믿으며 무대를 지킨다. 자신을 위해 춤을 추지만 결코 춤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고. 변절과 변화의 경계가 불투명하고 폭력이 일상이 된 어둠의 시대에 한없이 약하기만 한 몸이지만 그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으로 항거하는, 아름다운 건 자유라고 외치는 그이는 진정한 예술가이다. 예술이란 것이,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위대하고 아름답게 하는지를 아프게 공감하였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치명적이다. 아름다움과 자유 뒤에는 아픔과 고통의 배면이 있다. 그래서 예술이 사람의 영혼을 움직이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조선의 꽃,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최승희라는 사람 뒤에는 스승 이시이가 있다. 그이의 춤이 시작된 곳이 이시이다. 제국주의의 욕망을 폭력적으로 드러내는 자신의 조국에 대한 회의로 고뇌하면서도 그것을 넘어 한 인간의 가능성을 믿어주고 끌어준다. 열정과 사랑, 그러나 치명적으로 위험한 빨강, ‘나의 빨강’이라 부르며 그이의 색깔을 발견하고 그이가 스스로 날개 짓 할 수 있도록 때론 냉정하게 몰아세우고, 그이가 절망의 나락 속에서 손을 내밀 때에는 따뜻하게 감싸주는 큰 나무 같은 스승이다. 최승희가 춤이 정서를 움직이는 일이어야 함을 알게 하고 자존의 힘으로 날아오를 수 있게 되었던 것은 큰 스승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꽃이 혼자 저절로 피어난 것은 아니리.  


‘한 삶이 오고 여러 삶이 태어났다’ 고 작가는 말한다. 최승희가 춤을 통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잠들어 있던 꽃을 피워낸 것처럼 작가 또한 최승희의 삶을 통하여 열병처럼 소설을 꿈꾸고, 꿈꾸던 소설을 얻었다고 한다. 매 순간을 살아 있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그이가 나에게 언제까지 서성이기만 할 것이냐고, 잠들어 있는 꽃눈을 깨워야 한다고 아프게 말하는 것 같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예술이란 사람에게 무엇이어야 하는가’ ‘예술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와 미술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내가 만나는 ‘아이들의 꽃눈을 틔워주고’ 그 아이들이 ‘스스로 꽃을 피우고 날아오를 수 있게 하려면 교사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화두를 던져 놓는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멀고 먼, 지극히 내가 꿈꾸던 한 삶을 여행하고 돌아온 느낌이다. 머지않아 불어 올 꽃샘바람에 벌써부터 봄 몸살이 번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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