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지럽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뀐다』(사토마나부 지음, 손우정 옮김, 에듀케어, 2006)라는 책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의 사토마나부라는 교육학자가 학교에서 교사들과 함께 수업의 변화를 통해 학교를 바꾸어가는 사례를 들어가며  학교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교실풍경’에서 수업이란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어야 하며 서로 배우는 교실을 창조해야 한다고 한다.

2장 ‘수업이 바뀐다-학교가 바뀐다’에서는 교사들이 수업을 공개하고 비평하는 활동을 통해 ‘동료성’을 구축하고, 결국은 아이들 뿐만 아니라 교사가 성장하는 학교, 그로 인해 학교문화가 바뀔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3장 ‘교육과정을 디자인한다’에서는 ‘배움의 공동체’로서의 학교를 위해 총합학습(일종의 통합교육과정)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의 현실과 결합한 교육과정을 창조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장 ‘학교개혁의 도전’에서는 아이들의 배움을 축으로 한 배움의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학교의 실천사례들을 열거하고 있다.

수업이란 무엇일까? 아이들이 수업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고, 결국에는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교사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부터 변화와 수업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들과 함께 연구하고 실천한 사례로부터 끌어내는 저자의 교육철학은, 그동안 안개 속처럼 혼란스러웠던 고민의 실체를 명확하게 해 주면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수업이란 아이들 한명 한명이 모두 제각기 다른 빛깔과 모양으로 배움이 이루어지는 활동이며, 교실이란 아이들과 아이들, 교사와 아이들이 서로 대응하면서 성장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 교실을 토대로 교사들은 서로 연대하며 ‘동료성’을 구축하고, 나아가 학교는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가 서로 배우며 성장하는 배움의 공동체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잘 들어주는 일이며, 그 들어주는 일을 통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가 저절로 소중하다는 신뢰 속에서 형성되는 관계가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한 관계가 아이들과 아이들, 교사와 아이들,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여 꿈꾸는 일을 실천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 교사로서 가장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될 일은 수업을 공개하는 일이다. 공개란 바로 소통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통째로 밑줄을 긋고 싶었다.  한편 올해 담임을 맡으면 지난해에 이어서 이번에는 어떻게 내용을 채워나갈까 하는 생각이나, 교사 독서모임을 일년 목표로 이 책만 가지고 조금씩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나, 수업공개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것인가 하는 등등의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공부나 수업에 대해서 아이들에게나 동료교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는 바램이 생기고, 수업을 통한 학교문화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 등 공교육에서도 실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 때문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럼에도 마음이 어지러운 까닭은 이 책으로 인하여 새로운 꿈을 꾸고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