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선생하기 싫은 날>을 읽고 - 책이 가진 인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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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사람이다>라는 말이 어느 순간 참 순진한 받아들임이라는 걸 알게 된 때 괜시리 부끄러워진 때가 있었다. 그래서 타협을 했다. 책 속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책을 쓴 사람이 바라는 굉장히 이상적인 캐릭터라고!
제목처럼 선생하기 싫은 날, 선생이 하기 싫었다기보다 자존감을 너무 다치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어쩌면 아이들도 나로 해서 많이 다치지 않았나를 생각해 보면 확률적으로는 내가 다친 시간보다는 아이들이 다친 시간이 더 많을 거다. 어쨌거나 그렇게 아이들이 잘 견디면서 자라듯이 나도 그렇게 견뎠다. 왜냐하면 내가 견디지 못하고 버텨내지 못하면 다른 누군가도 그렇게 못 견뎌낼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김선생님의 이야기 중 명근이에게 쓴 편지를 읽으면서 마음이 간질간질했다.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원초적인 공감 때문에.
아이가 문제라고 보지 말고 아이를 보는 나를 돌아보자는 말, 학부모는 벽이 아니라 문이라는 말, 특별하게 대해 주는 것이 역차별이란 말에서는 공감도 동감도 느꼈다.
‘왜 때리셨습니까’ 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반성의 기회를 삼았다. 그러고 보면 고민이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단어 ‘더딤’ 이렇게 좋은 말을 두고, 우린 항상 부진이라는 단어를 쉽게 쓰는데, 올해 나를 굉장히 힘들게 한(오로지 나의 욕심과 염려 때문일지도) 아이들의 느린 발전을 보면서 새삼 그 말을 가슴에 새겼다.
하지만, ‘독일식 엄마’라는 말에 거부감이 들었다. 왠지 그 말에는 한국 엄마 모두 극성스러움으로 단정하는 느낌, 독일 엄마와 비교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냥 ‘내 식의 양육법을 고집하는’ 이거나 ‘우리만의 아이 기르는’의 의미였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아이를 어떻게 기를 것인가에 대해서 김선생님의 개성과 열정, 능력이기에 ‘김선생님 만’의 철학이 담겨 있을 테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 어느 혹은 무슨 식에서 오는 교육계의 유행이나 흐름에 대해서 나는 항상 거부감 혹은 우려를 느낀다. 우리 교육계에서는 ‘받아들임’이 이상하게 ‘추종’이 되어버리곤 해서 말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깔끔하고 단순하게, 말갛게 이야기해 준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내가 타협하기로 한 것을 접고 이번은 순수해지기로 했다. <책이 사람이다>라는 나의 확신에 다시금 한 표를 기꺼이 던질 수 있는 책, 아니 사람을 만났다.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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