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최고의 원격수업 만들기를 읽고
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을 하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때가 있었다. 학생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서로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던 모습이 아직 생각난다. 나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담임을 맡고 있어서 EBS방송과 과제 및 온라인 제시형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인터넷에 어린 학생들이 너무 많이 노출될까봐 걱정도 되었지만 실시간 수업을 하게 된다면 학부모님들의 부담이 클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이 좀 익숙해질 때쯤 구글 미트를 통해 학생들과 수업을 조금씩 진행했다. 학생들의 얼굴을 보고 실시간 수업을 한다는 그 자체에 만족을 하고 있어서 나의 수업을 돌아볼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인사를 나누고는 일방적인 수업을 하거나 발표수업으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최고의 원격수업 만들기’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의 온라인 수업이 얼마나 부실하고 지루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나는 온라인 수업은 교실수업을 하기 전 잠시 스쳐지나가는 수업의 하나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온라인 수업 또한 대면수업처럼 의미있고 소중한 수업을 해야만 하는데 나의 생각은 정말 잠깐 스쳐지나가는 수업의 간이역처럼 생각하지 않았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된다.
이 책은 크게 5장의 큰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각 챕터의 중요한 내용을 정리하면
1강. ‘원격수업은 인강이 아니다.’
원격수업을 인강처럼 상호작용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한다면 학생들은 왜? 학교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온라인 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가지게 되었다. 과제제시형과 온라인 콘텐츠 제시형, 인강처럼 진행되는 수업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제일 중요한 상호작용이 빠져 있다면 정말 의미가 없는 수업의 안내서일뿐이라는 생각에 나의 원격수업에 대한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제2강. 재미있는 비실시간 수업 만들기
원격수업은 나도 모르게 짧은 시간 안에 핵심적인 내용을 빨리 전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동기유발 등을 생각하지 않고 인강처럼 프레젠테이션을 띄워 놓고 지식을 주입하는 수업을 했다. 인강이 때로는 필요하지만 지식 전달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나의 원격수업은 학생들에게 정말 지루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챕터에서는 학생들과 즐겁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많은 팁을 소개하고 있다. 수업과 관계없이 재미만을 추구하면 안 되겠지만 수업과 연계해서 재미있게 수업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고 그 부분에 있어서 저자는 재미있고 유의미한 많은 방법에 관해 안내하고 있다.
제3강. 신나는 실시간 수업 만들기
실시간 수업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많은 방법을 소개해 주는 챕터이다. 카메라를 켤 수 밖에 없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복장(모자, 썬글라스 등)으로 수업에 참여하기 등 교실수업에서는 하기 힘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학생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 이 챕터를 읽으면서 나도 빨리 학생들과 실시간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시간 수업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완화되는 시간이었다.
제4강. 깊이 있는 참여 수업 만들기
원격수업에서도 대면수업 못지 않게 깊이 있는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토론, 협력적 발표, 협력적 프로젝트, 협력적 글쓰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그것을 온라인 상에서 실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원격수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학생들의 배움의 깊이를 깊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또한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방법에 대한 예시를 통해 온라인 수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제5강. 공정하게 평가하기
평가를 떠난 수업은 생각할 수 없다. 온라인 상에서 평가의 어려움과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한 방법에 관해 소개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방법과 상호작용적 수업에서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은 특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단편적인 지식의 기억과 이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적용, 분석, 평가, 창조 등 고차원적인 평가를 위해 프로젝트의 진행과정, 결과물 등에 대한 평가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반드시 루브릭을 학생들과 함께 공유해야 한다.
온라인 수업으로 수업의 형태가 어쩔 수 없이 바뀌면서 온라인 수업에 관한 책들을 두루 살펴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과목별로 수업에 어떻게 적용했다라는 내용의 책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최고의 원격수업 만들기’이 책은 원격수업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어서 지금까지 읽은 온라인 수업에 관한 최고의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의 수업에 대한 반성과 성찰, 그리고 더 나은 수업을 만들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 책은 정말 이 시대의 교사들에게 필독서로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원격수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 준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더불어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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