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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서로에 대한 예의 이해, 혹은 인정! - 수화, 소리, 사랑해!를 읽고
난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책에서 풀랭이 얘기하는 두 문화 속에서의 낯설음과 어려움을 너무나 간결하게 말해서 궁금했다고 할까?
책의 제목이 다소 맥락 없는 듯 쓰인 이유는 수화가 단어로 연결 될 수밖에 없는 단어여서였다. 어려울 거 같다. 아이에게 있어서 오감으로 다 받아들여지는 문화의 이질성이란 것도 수용과 이해가 어려울 텐데, 감각이 하나 결여된 문화의 이질성은 또 얼마나 큰 폭의 이해를 요구하는지. 이 책은 이해를 하고 싶도록 하되 동정을 유발하지 않는다. 불굴의 인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유쾌하고 가볍게 이야기한다. 두 문화의 사이에 던져졌으되 두 세계를 경험한 특별하지만 대단하지 않은 듯이.
장애인이라기보다 소수의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라고 이해를 해야 맞을 텐데, 그 소수의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로 해서 얻는 에너지의 산물도 있겠지만.
농인의 자녀들의 다양한 어려움과 곤란, 그리고 소외, 외로움, 막막함이 약간씩 드러나는 이야기 속에서 악의적이건 아니건 간에 청인 자녀들의 놀이와 생활이 솔직하게 보여 진다. 이를 받아들이는 나로선 두 문화의 차이 외에도 또 하나의 차이를 느끼게 되기도 하면서 너무 보수적인가 하는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 또한 이해든 인정이든 해야 할 부분이다.
책 속의 이야기에서 농인들에 대한 섹스에 관한 인식이나 표현은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많이 다를 거 같은데, 글쎄 그것도 선입견일지 모르겠다. 그리고 풀랭의 이야기처럼 농인들은 서로 다른 언어의 바탕에 있어서 교류가 없는 이상 번역이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어느 사회건 간에 갇혀 있을 경우에는 그럴 수밖에 없다. 소수자로서 버티기 힘든 문화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을 게다. 그러고 보면 한두 번 정도 농인들을 본 듯하다. 더러 장애인을 만날 때마다 굳이 시선 두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신경이 쓰이는 그런 애매한 감정을 생각하면. 마주친 순간 일렁이는 동정심과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이질적인 감정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인정함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
책의 존재가치 중 인간이 지금까지 문명과 사상을 이루고 발전시키며 살아낼 수 있는 원천이란 것도 있지만 또한 공유할 수 있음에 주목을 한다면 소수자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아니 이해해야 한다는 당위를 주는 것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무식하다는 것은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읽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곱씹어 보면 결국은 이해하고자 하지 않는 것이 무식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아 최소한 그렇구나 하고 인정이라도 해야지. 또한 반대로 소수자들도 다수자들의 문화를 이해할 기회를 주는 것, 통로를 열어두는 것 그렇게 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함을 가벼운 듯 가볍지 않게 우리에게 전하는 책이다.
http://booklog.kyobobook.co.kr/h33j37/151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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