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놀이라고 부르는 것이 모두 놀이는 아닙니다. 놀이에는 스스로 결정할 자유가 필요하지요. 그러지 못하다면 놀이는 강요가 되고 노동이 됩니다."
"과거의 생활환경과 건축은 오늘날만큼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디자인한거나 시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노는 공간과 시간을 스스로 고르고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외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한 사회에 속한 일원이었습니다."
"놀이터 최소 규격에 대한 규정은 아주 작은 자투리땅에 놀이터를 만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런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주민들을 방해하지 않고 마음껏 뛰놀 수 없습니다."
"제도판에서 만들어진 놀이터는 인위적인 것이 도드라집니다. 그렇게 되면 놀이터에 반드시 필요한 비용보다 담, 마감재, 보도블록, 실물을 심는 화단에 드는 비용이 더 많아집니다."
독일의 산업 디자이너이자 세계적인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치히가 쓰고 엄양선, 베버 남순이 옮긴 "놀이터 생각(소나무)"이 나왔다. 귄터는 놀이터를 여러 사회적 기능을 지난 매우 복합적인 공간으로 본다. 간명하게 말하여 "재미없는 놀이는 일이고, 재미있는 일은 놀이"라는 것이 귄터의 생각이다. 이 책에서 생각 하나부터 생각 열까지 놀이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펼친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제 삶에 필요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면 놀이터는 당연히 에너지 발산의 장소이고 현실을 대신하는 세상일 터이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듀이가 학교를 '작은 사회'로 본 것과 꽤 닮아 있다. "놀이터 생각"은 요즘 우리 사정에서 '학습'과 '배움'에 묻힌 아이들의 근원적 욕구인 '놀이'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어 화두로 삼는데 부족함이 없다. 전혀 심각하지 않고, 근엄하게 계몽하지 않아서 좋다. 특별히 마음에 든 것은 내용을 보충하는 삽화이다. 따로 설명이 없지만 아마도 저자가 직접 그린 것으로 보이는 삽화는 내용과 잘 어울린다.
놀이터 생각, 5월에 발견한 좋은 책이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398256
40년 동안 유럽과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수천 개의 놀이터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귄터 벨치히가 놀이터 생각을 들려준다. 2014년 귄터 벨치히는 5,000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진 한국의 놀이터에 대한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