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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아빠의 말공부를 읽고
내일이 내 남은 생의 처음인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의 '아빠'로서도 매일 새로운 삶을 산다. 99일째 되는 아이의 아빠도 처음이지만 4세 아이의 아빠도 첫 해를 살아가게 된다. 매 순간이 처음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늘 배워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저자는 아빠로서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이에게 '5학년 아빠는 처음'이라며 솔직하게 고백한다.
너무나 배울 것이 많은 이 사회에서, 결혼은 어느 정도 정착과 안정을 의미할 것이라 생각했던 옛 세대의 정서는 여전히 결혼을 앞둔 30대에게도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매일이 새롭게 펼쳐진다. 늘 배워야 하고 고민해야만 현명하고 슬기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래서 '배워야 한다'는 말은 공감이 가지만 귿닥 유쾌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부담을 맡기 싫어하는 젊은 세대들이 더더욱 결혼을 회피하는 이유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무엇을 회피하든 내일 내가 맞이하는 세상은 항상 '처음'이다. 경험과 경력이 중요하던 시대는 가고 '처음'을 어떻게 유연하게 맞이할지, 또 어떻게 해석하고 접근할지 배우는 힘이 중요한 시대다. 저자 또한 '학력(배우는 힘)'을 강조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배울 수 있고 노력하도록 고민하고 있음을 표현한다. 스스로 책읽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에게나 강할 것이다. 현명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책을 통해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길 바라는 마음 등 다양한 마음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고, 재미있는 취미를 나와 함께 공유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와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것만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독서는 그 자체로 쾌락이라는 정재승 씨의 말이 떠오른다.
그러면 내가 더 많이 책을 읽고, 필요하다면 책을 또 써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자녀에게 더 많이 가르치려 들지 말고, 덜 가르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다이아나 루먼스의 책 구절을 인용한다.
'아이와 하나가 되려고 더 노력하라'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이 책을 통해 진짜 말공부를 하고 싶다면 자신의 언어를 더 다듬어야 한다. 한편으론 이 책에 나오는 여러 글귀와 대화가 진정 나의 자녀와 앞으로 더 변화할 시대에 쓸 수 있는 말인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뚜렷하게 말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어떤 대화를 볼 때에는 가끔 마음에 걸리거나 '이렇게 바꿨으면'하는 대화도 보일 것이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공유하는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독자의 적극적인 해석과 저자와의 대화가 더해진다면 제목대로 진정한 '말공부'가 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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