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희귀질환이 있다...

때로 정말 이런 병도 있나... 할만큼...

그런데 신기한 것은 특수학교에 근무하다보면 희귀질환 아이들이

더이상 희귀질환이라고 부르기 어려울만큼 많다는 거다...

 

올해는 그렇게 희귀하다는 질환인 레트 증후군...

레트 친구를 둘이나 만났다...

 

얼굴은 조막만하고... 하얀것이...(햇빛을 못보아 하얀 것도 있다 ^^)

차렷~!하고 있는 것 마냥 긴장된 자세로 꼳꼳히 앉아 있는 소녀...

그러다 언제 그랬는지 지쳐서 이내 잠이 든다...

 

가끔 책이나 레트에 대한 설명글을 대하다보면...

숨을 쉬고 있는지는 어떻게 아는가에 대한 방법이 나오곤 하는데...

정말 공감한다...

숨을 쉬고 있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죽은 듯이 자고 있는 소녀...~~

 

자폐증과 혼돈될 만큼 사회성이나 감정적인 교감이 없는게 특징이라

나를 볼때도 나를 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때가 많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 소녀가 엄마를 만났을때의 얼굴이다...

누가 레트를 보고 정서적 교감이 없다고 했던가?

(물론 아주 없다고 단정짓지는 않았겠지만서도...)

정말 인형같이 꼳꼳히 앉아있던 아이가 엄마를 만나는 순간의 표정은

마치 천상의 세계를 보기라고 한 듯한 아름다운 미소를 짓는 것이다...

두명중 한명의 아이는 엄마가 점심식사를 도와주러 학교에 오는데...

(==> 아마 그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나 역시 레트는 늘 그렇게 인형같이 무표정한 채로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책에서도 말하듯이)

엄마를 만나는 순간의 소녀의 모습은 정말 나를 놀라게 했다.

 

레트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자폐성향을 가지고 있다 할만큼 정서적, 사회적 교감을 가지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끼는 것은...

정서적, 사회적 교감을 가지기 \"어려운\" 것이지 가질 수 없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그 사실을 잊는다...

책에서 정의하는 바를 오해하며 읽을때가 많고...

그것을 진리인양 받아들이며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다...

물론 나만의 문제 일수도 있지만...^^

 

레트 증후군은 정말이지 어려운 병이다...

어렵고 힘든희귀질환임에는 분명하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많은 케어가 필요하며

레트를 가진 학생을 대하는 교사와 주변사람 모두에게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요구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형처럼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으로 숨쉬고, 나름으로 교감하며, 나름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손길이 그 소녀를 세상과 더 많이 만나게 해 준다는 것을 잊으면 안될 것 같다...^^

 

모처럼 햇살이 나온 봄날...

교실에 홀로 앉아 끌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