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내 언어가 된 것이 20년이 넘은 듯한데,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귀찬을 때도 많다,

옆에 있으면 찍어야 하니 말이다.

찍고 싶지 않을 대도 더러 있지만, 무조건 찍어야하는 관성이 앞선다.

후회하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현장이라는 것이 또 현재하지 않을 것이기에, 지금을 찍어야하는 것이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무엇이든 기록하려고하는 것이 아닌데, 보이는 모든 사건과 행위를 담으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없건만,

 

행사사진은 더욱 그렇다.

안 찍어도 그만이다.

나에게는 그렇다.

대학 시절 결혼식 사진을 많이 찍었다. 부탁에 의해서이다.

그러나, 그 일은 신경을 매우 괴롭히는 일이고, 매순간마다 집중하지 않고는 인물을 느낄수 없기에 정신신의 피로감이 아주 심하다.

그래서

몇년하다 그만두었다.

 

사람을 사진으로 담는 일은 그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이고, 사람을 바라보는 일이다. 아니 이것은 그와 대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사람을 안다는 과정이 쉽지않음을 아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터이다.

사람을 사진으로 보면 그가 잘 보인다. 그와 대화하면서 사진으로 담는 것은 보다 쉬워보인다.

요즘은 그렇게 사람을 찍게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부탁에 의해서이다.

 

무엇을 바라보는 일이 그것과 대화하는 일이고, 그것을 명명하는 일이라면, 그것을 이름하는 이 과정이 규정이 아니라, 관계맺음의 과정이 될 수 있다면, 이는 분명 사진이 형상이나 조합에 의한 복제가 아니라. 상징과 의미가 담기는 행위일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쌓여서 역사가 되어갈 때, 갈래로 부터 이어지는 줄기가 생산될 때 그 줄기는 뿌리로 부터 근거하여 생성한다.

나무의 뿌리가 보이지 않듯이 사람의 뿌리는 쉽게 현상되어지지 않고, 늘 잠재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잠재의 상태는 억압받고 통제된다. 무의식은 더욱 더하다. 의식에서부터 잠재의식과 무의식이 자유로울수 있으려면, 자기 확신과, 낭만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자연의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사회의식에서부터 억압되어진 관계와 조직이 주는 통제는 늘 자아에게 통제를 요구한다.

자존이란 자신을 믿는 행위이고, 이는 자기이해에서 시작된다. 경험은 확고한 행위의 기초이다.

경험으로부터 안전을 인식하고 그 틀안에서 행위는 유지된다. 자아를 초월해서 선경험을 추출할 수 있다면, 자아는 더 넓은 자유를 획득한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사물을 대하는 태도와 세계를 바라보는 관념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것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그 중심에는 생명이 있다.

그 생명들의 가고 난 자리에 서서,

 

그 생명이 보여주는 현상을 따라서 한 발 두발을 걸으면, 전해오는 울림이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어디를 가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늘 그러하듯 여행의 후유증인 오랜간다. 특히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더욱 더하다.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거미줄을 하나둘 제자리에 꿰어서 이름을 하나 둘 지어주면 끝날 이 일이 또 며칠을 더 달라고 한다.

 

혼자 읍조리듯 그냥,

한 줄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