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학습
[화상강의] 자발성·예습 없으면 지루한 드라마
[한겨레신문 2004-03-29 21:49:00]
[한겨레] ‘사교육비’학교가 푼다
<2부>②전문가가 말하는 100% 활용법
“〈교육방송〉 화상강의라는 게 예습과 시청 지도 없으면 연속극 시청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방송 활용 성공사례’로 지목한 대전 충남고나 대구 영신고의 교사들이 한목소리로 하는 말이다.
요즘 이들 학교에는 수능강의 시작을 앞두고 전국에서 벤치마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은 “화상강의, 더구나 집단시청하는 화상강의는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의 자발성과 학습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청설비, 학습계획표, 시청지도, 시험 반영, 학생들의 반응 등을 아주 꼼꼼하게 조사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비디오테이프로 콘텐츠 마련=인터넷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당분간 집보다는 학교에서 이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학교에서도 인터넷강의를 내려받아 교육부가 보급한 프로젝션 텔레비전(43인치)이나 빔프로젝트(60인치)에 띄울 경우 글자가 뭉치고 깨져 집단시청이 어렵다. 따라서 이런 대형 모니터로 집단시청을 하려면 방송강의(중급과정)든 인터넷강의(초급·고급과정)든 비디오테이프로 녹화해 활용해야 한다. 학년별, 과목별, 강좌별, 강의순서별로 테이프를 갖춰놓고 교사들이 자율학습이나 보충학습 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동석(51) 영신고 교감은 “마치 도서관의 서가처럼 방송실에 가득 정리된 비디오테이프가 학교재산 제1호”라고 말했다.
◇ 수준별로 시청시간표 짜야=교육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대로라면 교사들은 직접 수준별 교재를 만들어 보충학습을 하고, 다시 자율학습 시간에 학생들을 수준별로 나눠 수능강의를 시청하게 해야 한다. 때문에 수능강의를 보충학습에 활용하는 것이 교사·학생에게 모두 효과적일 수 있다. 대구 영신고의 경우 고3학년도 보충학습은 주당 8시간만 하고 나머지는 교육방송 시청으로 대신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모든 강좌의 내용을 파악해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한 뒤 반을 짜서 시청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화상강의는 싫지만 사교육비는 줄이고 싶은 학생들은 따로 모아 보충학습반을 편성해 가르치면 된다. 아예 보충학습 강좌만 만들어 학생들의 신청을 받되 이 강좌에 교육방송 시청반을 수준별로 여럿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대용 충남고 교감은 “저비용 학습방법임에는 틀림없지만 고효율을 내려면 준비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수준별·개인별 시청 조언…꼼꼼한 준비 필수
비디오테이프 녹화 보충수업·자율학습 등에 활용
◇ 학교컴퓨터 ‘P2P’ 통로로=집단시청은 비디오테이프를 활용하지만, 학교컴퓨터에는 교육방송의 방송·인터넷강의를 모두 갖춘 콘텐츠서버를 구축해 놓아야 한다. 학생들이 학교멀티실에서 학내망(랜)을 통해 이 콘텐츠서버에 접속한 뒤 집단시청이 아닌 개별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실 더 큰 이유는 학생들이 이 서버에서 강의를 마음껏 꺼내가도록 하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접속폭주로 내려받기(다운로드)가 힘들지만 학교는 전용 국가망을 통해 내려받기가 매우 쉬우므로, 학생들은 학교가 내려받은 프로그램을 다시 복사해가 자신의 컴퓨터에 훌륭한 자료실을 구축할 수 있다. 이렇게 내려받거나 복사한 강의 자료는 상용망을 통해 학생들 사이로 급속히 퍼질 수밖에 없다. 교육방송 처지에서는 자신들이 애써 만든 동영상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셈이지만, 개인 다운로드를 허용한 이상 막을 수 없는 현상이다. 교육방송과 에듀넷으로의 접속량을 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학습 개별화에 활용해야=영신고의 경우 중간시험이나 기말시험에 교육방송 내용을 30% 정도 낸다. 대전 충남고도 올해부터 정기고사에 일정비율 반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모든 학생에게 시청을 사실상 강제하는 유인책이기 때문에 찬반이 엇갈린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학생 개개인에게 적당한 강좌를 찾아주고, 교육방송 콘텐츠에 담긴 대입·진로 정보를 활용해 학원에 빼앗긴 진학상담기능을 학교로 되찾아 오는 것이다.
교사들의 자발성을 끌어낼 방법을 찾는 것도 변수다. 더구나 교사들은 “교육방송 수능출제로 학교수업이 더 외면받게 생겼다”며 불만이 많다. 나아무개 충남고 교사는 “방송강의 특성상 시청 전 예습확인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시간이 15분 정도로 많이 드는 데다, 담당교사는 자신이 가르치지도 않는 과목의 예습확인과 시청지도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황순구 조기원 기자 hsg15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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