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래 전, 수학 교과서가 단계형으로 돼 있을 때, 7차 교육과정의 시작 시기의 일이다. 수학 시간에 시쓰기를 했었다. 방식은 한 단원이 끝난 다음에 그 단원에서 배웠던 수학 용어를 사용하여 시로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방정식, 이항, 해 등의 용어를 한 번 이상 사용하여 시를 쓰는 것인데 처음엔 아이들이 항의를 했었다. "국어 시간도 아니고 수학 시간에 왜 시를 써요? 그냥 문제나 풀지..." (사실 수학교사인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문제나 풀지'라는 말이다.)라고 말이다. 그래도 꿋꿋하게 한 학기 한 번 정도는 이런 수업을 밀고 나갔었다.
그러다가 교육과정이 몇 번 바뀌고, 융합이 어쩌고 스토리텔링이 어쩌고 하면서 수학 교과서도 많이 변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한 출판사의 수학 교과서에 정식으로 "수학 용어를 사용하여 시쓰기"가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하여 좀더 자연스럽게 수학 시간에 대놓고 시쓰기를 하고 발표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페북에서도 한 번 언급했는데 아이들이 발표하는 시 중에는 배꼽을 잡는 것도 있고, 제법 운을 맞춘 시도 있었고,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정말 절묘하게 수학 용어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도 있었다.
시
삼각형의 닯음 조건
세 변의 길이의 비가 같을 때
두 변의 길이의 비가 같고, 그 끼인 각의 크기가 같을 때
두 각의 크기가 같을 때
나의 여자 결정 조건
예쁘고
돈 많고
섹시할 것
이 시를 함께 읽고 "현대인들이 이성을 찾는 조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탁월한 시"라고 적어 주었다.
오늘 공부한 단원의 맨 끝에는 간단한 함수 문제를 풀고 이를 알파벳과 연결하여 단어를 완성하는 학습 내용이 있다. 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단어다. 이 공부를 한 다음에 숙제를 냈다. 집에 돌아가 인터넷으로 이 단어의 어원과 뜻, 왜 많이 알려지게 됐는지 등을 조사하여 발표하라는 숙제다. 그러면 어떤 녀석은 시험을 며칠 앞두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올지도 모른다. 말릴 생각 없다.
왜냐하면, "카르페 디엠"의 뜻을 익히고, 시험공부에 몰입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어찌됐든, 한 번쯤은 너의 공부를 회의하고 의심해 볼 필요는 있으니까. 다음 시간에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고 올지 기대하고 있다.
그러다가 교육과정이 몇 번 바뀌고, 융합이 어쩌고 스토리텔링이 어쩌고 하면서 수학 교과서도 많이 변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한 출판사의 수학 교과서에 정식으로 "수학 용어를 사용하여 시쓰기"가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하여 좀더 자연스럽게 수학 시간에 대놓고 시쓰기를 하고 발표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페북에서도 한 번 언급했는데 아이들이 발표하는 시 중에는 배꼽을 잡는 것도 있고, 제법 운을 맞춘 시도 있었고, 아주 가끔이긴 하지만 정말 절묘하게 수학 용어에 상상력을 더한 작품도 있었다.
시
삼각형의 닯음 조건
세 변의 길이의 비가 같을 때
두 변의 길이의 비가 같고, 그 끼인 각의 크기가 같을 때
두 각의 크기가 같을 때
나의 여자 결정 조건
예쁘고
돈 많고
섹시할 것
이 시를 함께 읽고 "현대인들이 이성을 찾는 조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탁월한 시"라고 적어 주었다.
오늘 공부한 단원의 맨 끝에는 간단한 함수 문제를 풀고 이를 알파벳과 연결하여 단어를 완성하는 학습 내용이 있다. 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단어다. 이 공부를 한 다음에 숙제를 냈다. 집에 돌아가 인터넷으로 이 단어의 어원과 뜻, 왜 많이 알려지게 됐는지 등을 조사하여 발표하라는 숙제다. 그러면 어떤 녀석은 시험을 며칠 앞두고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올지도 모른다. 말릴 생각 없다.
왜냐하면, "카르페 디엠"의 뜻을 익히고, 시험공부에 몰입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어찌됐든, 한 번쯤은 너의 공부를 회의하고 의심해 볼 필요는 있으니까. 다음 시간에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고 올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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