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이럴 때 억울하다
받고 나면 더 우울해지는 성과급
저는 사립고등학교에서 영어를 10년 째 가르치고 있습니다. 뭣 모르고 열정만 가지고 시작했던 교직이라 되돌아보면 부끄럽고 아쉬운 점이 많이 시간이라 생각됩니다. 무식하게 시작해서 진 다빠지고 충전이 필요해 교육 대학원도 다니고, 7차 교육과정 시작하면서 영어로 말하는 수업을 하라고 해서 (나도 입시교육에 영어는 읽기 위주의 수업만 받았는데) 같은 동료 교사와 방학도 없이 교재 새로 만들고, 혹시 학생을 만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과 다소의 창피함을 안고도 사설 영어 학원에 다니고, 수업시간에 \"얘들아, 선생님도 이건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다음 시간에 알아와서 가르쳐 줄게.\" 하면서 영어로 하는 수업을 한다고 노력도 했습니다. 입시 과목이라 늘 아이들이 어렵게 느끼고 싫어하는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열심히 가르칠까가 제 교직 생활의 중심입니다. 그런데 웬 뜽금없이 성과급을 준다더니 C급 교사라면서 C급 성과급을 주더군요. 첫 성과급을 받던 그 해 정말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지금까지 몇 년째인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늘 C급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내가 C급 교사라니 아이들이 무척 불쌍하다고 생각되고 자괴감이 들더군요. 전 그돈을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데 왜 주면서 저를 이다지도 자괴감이 들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어떤 성과를 내야 제가 A급 교사가 되어 \"아 뿌듯하다\" 할까요? 작년, 재작년 고3 담임을 했습니다. 아침에 7시까지 출근하고 보통 8시-9시 퇴근에, 자율학습 감독이 있는 날은 10시에 퇴근하고 수시 1,2학기, 입시철에는 보약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C급 교사입니다. 제가 이해 할 수 없는 것은 성과급의 취지가 도대체 뭐냐는 것입니다. 도대체 공정한 평가를 받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항목에서 제가 부족해서 C급 교사인지도 모르겠고... 갈수록 교육현장에서 교사로 당당하게 자긍심을 갖고 사는 것이 힘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영어 교과는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영어만 잘해도 영어 교사로 채용하여 교원의 50%를 충원해가겠다고 하는 판에 C급 영어 교사는 어떻게 교직 생활을 계속해 나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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