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전통적 교실에서의 포트폴리오는 개개 학생이 파일에 보관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의 공유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웹을 이용해 학습결과물을 포트폴리오화 하면 학생들 상호간의 정보가 쉽게 공유되고 교사가 사후평가를 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황 정 회 강원신리초등학교 교사grium4u@hitel.net

전통적인 교실에서의 수업은 교사를 중심으로, 교실이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오늘날은 교사의 강의와 교과서를 통한 정보와 기능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 경험, 교사, 교과서 등 다양한 자원을 통해 자신의 지식을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는 전통적인 수업방법과는 차별된 새로운 수업 장면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것은 필자가 있는 학교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2001년에 첫발령을 받아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는 필자의 학교는 전교생 33명의 2복식 3학급 규모로 가정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학생은 전체 학생의 단지 10%뿐이며 그것도 56K 모뎀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학교 컴퓨터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던 아이들의 인터넷에 대한 기본 소양능력이나 관심은 큰 학교 학생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으며 그래서 학교의 역할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학급홈페이지의 활용

처음 아이들과 함께 시작한 일은 온라인 학급방을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프리첼이라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시판만을 가지고 운영하던 것이 그 해 가을부터는 최상위 도메인을 사용하는 학급홈페이지http://www.grium.net로 옮겨가게 되었다.
학급홈페이지는 무엇보다 인터넷에 학생들이 함께 이야기하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에 더 나아가 포트폴리오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학급홈페이지이다. 기존의 전통적 교실에서의 포트폴리오는 개개 학생이 파일에 보관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의 공유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급홈페이지를 통해 학습결과물을 포트폴리오화 하면 학생들 상호간의 정보가 쉽게 공유되고 교사가 사후평가를 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실에서의 학습장면을 온라인에 올려둔다는 것은 학습결과물의 보관이나 공유라는 의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실에서의 학습장면을 단순히 온라인으로 저장해 두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터넷을 활용한 협동학습을 계획해 보았는데 여기에서는 필자가 직접 학급홈페이지를 통해 시도해 보았던 사례를 과학과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웹동물원 프로젝트

그림1. 웹동물원 게시판	그림2. 게시판 내용

그림3. 관찰일기 게시판

그림4. 사진이 첨부된 모습

프로젝트는 개별프로젝트 유형으로 6학년 과학과의 ‘5. 주변의 생물’단원 중 ‘동물을 특징에 따라 나누어 보기’활동에 활용했던 내용이다. 모두 4주에 걸쳐 이루어진 활동인데 각 동물의 특징에 따라 조류, 포유류 등으로 분류하는 활동을 교과서에서 제시되지 않은 다양한 동물을 대상으로 확대해 보았다. 먼저 1단계로 교실에서 동물을 어떤 기준에 의해 분류할 수 있는지를 학습하였다. 교실에서 이루어진 이 활동에서 학생들은 동물의 분류에 대한 개념학습을 하고 다음 단계에서는 학급홈페이지에 프로젝트 게시판을 개설한 후 동물의 분류를 카테고리로 설정하였다. 그런 다음 학생 1명당 하나의 분류를 선택한 후에 개별적으로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해당 카테고리 게시판에 작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진행은 개별적으로 이루어졌지만 다른 학생들이 수집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활발한 의사소통 과정이 형성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서는 게시판 검색기능을 이용해 원하는 동물의 명칭만 찾으면 쉽게 해당 분류를 알 수 있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가 학생들에 의해 구축된 것이다.
위와 같은 게시판을 활용한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기본적인 인터넷 정보검색 능력과 게시판에 그림을 올릴 수 있는 기본적인 태그만 알고 있다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웹으로 쓰는 관찰 일기

기존의 관찰일기를 웹 게시판을 이용해서 모둠별로 작성하게 하였다. 역시 학급 홈페이지내에 관찰일기 게시판을 교사가 개설한 후 학생들은 홍당무를 키우면서 그 변화과정을 기록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5/613명 모두가 함께 학년 참여했는데 5명씩 3모둠으로 나눈 후 각 모둠의 홍당무 이름을 짓게 했다. 그런 다음 이름을 짓게 된 이유와 함께 자기 모둠의 홍당무가 다른 모둠보다 더 잘 자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가설을 설정해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홍당무를 키우며 관찰을 지속하였다. 이때 교사는 각 모둠별 식물의 변화 과정을 틈틈이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두어 학생들이 올린 관찰일기에 삽입해 두면 글과 함께 이미지로도 변화모습을 기록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그동안 게시판에 올려둔 글을 정리하여 모둠별로 식물 키우기의 진행과정과 결과를 발표, 서로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존의 관찰일기는 다른 모둠과의 정보교환이 불편하였지만 온라인에 올리는 관찰일기는 다른 모둠의 활동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이었다.
이를 학급내 프로젝트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다른 지역에 있는 학급과 연계한다면, 동일한 식물이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게 자라는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5. 교환일기 게시판

그림6. 강원 신리초 어린이 일기

그리7. 제주서초 어린이들의 답글

교환 일기 프로젝트

교환일기 프로젝트는 강원도 신리초등학교 5/6학년과 제주서초등학교 5학년 사랑반과 함께 지금도 진행중인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자연환경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웹일기장을 통해 자신의 하루를 남기는 과정에서 서로의 지역적 특색과 날씨의 차이, 그리고 자연환경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도록 했다.
우선 제주도와 강원도라는 전혀 다른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일상을 나눌 수 있었고, 교환일기로 친해진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이메일을 나누거나 대화방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갔다.

이와 함께 교환일기에는 ‘날씨’를 꼭 적도록 했는데 이를 통해 두 지역의 날씨를 비교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4월 9일자 일기를 보면 강원도에서는 눈이 많이 내렸지만 제주는 오히려 벚꽃이 지고 있는 등 두 지역간의 다른 날씨차이를 학생들은 일기를 통해 직접 경험했다.
앞으로의 과정은 이렇게 수집된 두 지역간의 날씨 정보를 수학과의 통계학습과 연계하여 월별 맑은 날과 흐린 날을 비교하고 이를 그래프로 나타내어 통계적 수치로 나타내는 활동이 이어질 것이다. 아울러 같은 날 두 지역간의 날씨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본다면 6학년 2학기 ‘2.일기예보’ 단원의 학습이 보다 현실감있는 수업이 될 것이다.

나오며

온라인을 통한 프로젝트 학습을 직접 수업에 적용해 보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첫째, 프로젝트 학습방법은 전통적인 수업방법 보다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더욱 효과적이었다. 둘째, 프로젝트 학습은 자기 주도적 학습력 신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기꺼이 자료를 탐색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셋째,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생과 학생간의 정보 교환 및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넷째, 온라인의 특성을 살려 학습 장면을 교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전통적인 교실에서 강원도와 제주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기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섯째, 프로젝트 학습을 통한 협동학습은 특히 소규모 복식학습의 수업 진행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학습발달과정이 다른 2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하는 복식 학급의 특성상 전통적인 교실에서 교사는 한 학년의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다른 학년은 과제를 해결하는 등 교사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지 못할 수밖에 없다. 이를 두 학년의 공통과제를 추출하여 프로젝트 학습으로 이끌어 간다면 보다 효과적이고 활동적인 수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프로젝트 학습, http://onlineproject.org
·그리운 소금별, http://www.grium.net
·함영기, <인터넷에 꾸미는 온라인 학습방>, 즐거운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