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학시민연합,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고구려사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김진수 기자

중국은 지난 4월20일 자기 나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고구려’ 부분을 삭제하고, 신라와 백제도 ‘국가 형성’ 대신 ‘정권 출현’으로 격을 낮춰서 기술했다. 이에 대한 우리 나라의 반발이 거세지자 8월5일에는 한국 정부 수립(1948년 8월15일) 이전 역사를 홈페이지에서 완전히 없앴다. 또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도 지난달 ‘고구려는 중국 지방정부’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8월6일치 <한겨레>(hani.co.kr)는 ‘고구려사 왜곡 시정, 미봉으로는 안된다’는 사설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 외교 대응과 중국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예상 논제

1.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갖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2.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3. 중국과 일본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왜곡하는 궁극적 목적은 무엇일까?

4.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마련해야 할 대책은 무엇일까?

한반도 통일시대 대비한
정치·경제적 견제전략도

조직적 \'동북공정\' 맞서
단호한 외교의지 짚어야

논제 해석

중국 역사학계는 예전부터 발해사나 고구려사가 자신들의 역사라는 주장을 간헐적으로 해 왔다. 하지만 최근엔 중국 정부가 자기 나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그런 주장을 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더욱이 중국 주요 언론들까지 중국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설을 실어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여론몰이에 나섰다. 고구려를 중국의 소수 민족이 세운 지방 정권이라고 폄하하는 그들의 의도는 무엇일까?

역사는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가치가 증대함에 따라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적 세계화에 따라 곧 동북아시아도 하나의 권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동북공정’을 통한 조직적 역사 왜곡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아시아 패권주의를 꿈꾸고 있으며 그것을 정당화하는 근거를 마련하려고 동북공정을 시행하고 있다고 보면 논리적 비약일까?

한편에선 중국의 이번 역사 왜곡이 한반도 통일에 대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남북한이 통일되면 중국과 국경을 마주해야 한다. 그럴 경우 중국은 이런 고민을 품게 된다. ‘통일한국은 옛 고구려 땅이 자신들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만주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중국은 사전에 이러한 주장을 봉쇄하기 위해서 고구려사뿐만 아니라 만주 일대 한민족의 역사인 고조선사와 발해사까지도 한국사 영역에서 제외시키려 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우리 나라를 정치·경제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학술적 접근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적 노력을 통해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잘난 조상을 못난 후손들이 욕보이고 있다’는 어느 사학자의 탄식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혜영/ 서울 환일중 교사

배경지식

△동북공정(東北工程)이란?: ‘동북 변경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대한 일련의 연구 과정’을 뜻하는 말로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이다. 5년짜리(2002~2006년)인 이 프로젝트는 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변강사지연구중심(邊疆史地硏究中心)이 주관해서 추진하고 있다.

동북공정의 연구내용은 고대 중국의 강역이론, 동북지방사, 동북민족사, 고조선사, 고구려사, 발해사, 중조(中朝·중국과 조선) 관계사, 중국 동북변경과 러시아 극동 지역 정치·경제관계사, 동북변경의 사회안정 전략, 한반도의 형세 변화와 그것이 중국동북변경지역 안정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국 동북 지역 및 한반도와 관련한 여러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