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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의 나라, 상상력의 바다에 빠져볼까

지구촌의 가장 큰 축제인 올림픽이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이자 1896년 근대 올림픽을 최초로 열었던 아테네에서 개최되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시차가 큰 만큼 새벽에 경기를 보느라 벌개진 눈으로 출근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우리 나라 선수들의 응원에 여념이 없다.

이럴 때 올림픽을 주제로 삼아 할 수 있는 ‘안방교육’에 나서 보면 어떨까. 올림픽은 수많은 나라들이 참가하고 다양한 종류의 운동경기가 열리는 만큼, 교육에 이용하고자 한다면 아주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역사 살피면 세계사 \'덤\'
말리·몰도바 등 낯선 나라
지도·인터넷 등 찾다보면
지리·문화 살아있는 공부

다양한 경기·규칙과 함께
스포츠 정신 배우는 기회

■ 올림픽의 역사=올림픽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세계사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헬레니즘 문화의 찬란한 점화였던 고대 올림픽의 역사부터 피에르 쿠베르탱이 ‘인류평화의 제전’을 목표로 시작한 근대 올림픽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보자. 1, 2차 세계대전으로 올림픽이 3번이나 중단된 일이라든지, 22회 모스크바 올림픽의 자유진영 불참이나 23회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의 공산진영 불참, 분단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열린 서울 올림픽에서 다시 대부분의 국가들이 참가해 ‘평화의 제전’을 연 이야기 등은 그 자체로도 흥미진진한 역사이야기다.

서울 중동중 송영심 교사(역사)는 “올림픽의 역사는 세계 근대사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그대로 담고 있다”며 “근대 이후 세계사를 아는 데 올림픽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아테네 올림픽 개막 식전 행사에서 그리스신화를 재현하는 퍼포먼스가 열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국제이해교육= “아빠, 말리가 어디에 있어?” “몰도바가 어디야?”

올림픽 중계를 보다 보면 이름도 생소한 나라들이 자주 등장한다. 거의 대부분 독립국가인 202개국이 참가한 만큼 세계의 지리와 역사를 아는 데 올림픽만한 기회도 드물다. 세계지도와 지구본, 인터넷을 곁들인다면 못 찾을 정보가 없다. 각 포털사이트는 올림픽 특집 사이트들을 운영하며 많은 정보들을 전해 주고 있다.

아이와 함께 경기에 출전한 여러 나라들을 지도에서 찾아 보자. 생각보다 훨씬 많은 나라들이 곳곳에 존재하며 이 모든 나라들이 하나의 지구촌을 이루고 있다고 아이에게 교육하자. 인터넷에서 찾아 놓은 그 나라의 역사와 현황 등을 곁들이면 책상머리에서 배우는 것보다 훨씬 교육효과가 높은 ‘살아있는’ 세계지리, 세계사 공부를 할 수 있다.

현재 전쟁에 휩싸여 있지만 올림픽에 출전한 이라크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거나, 같은 민족이지만 분단 때문에 찾아가지 못하는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은 ‘평화교육’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유럽 문명의 기반이 되는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다. 최근의 그리스·로마 신화 열풍으로 아이들도 그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화 이야기나 그리스 역사 이야기, 나아가서 소크라테스나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들의 이야기도 곁들인다면 유럽 문명 배우기의 훌륭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서울 잠신고 김인원 교사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올림픽의 교육적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스포츠 정신과 스포츠 교육=올림픽은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펼치는, 평소에 보기 힘든 스포츠들이 한꺼번에 열리는 마당이다. 다양한 스포츠들을 이해하고 경기 방식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인터넷 등에서 경기 소개와 규칙을 알아 두고 아이에게 가르쳐 주자. 아이에게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나아가서는 아이가 운동을 하는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스포츠를 알려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포츠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결과의 승복하며, 자신이 가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살아 있는 스포츠 정신을 가르쳐 줄 수 있다. “인간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척도는 그 사람이 승리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느 정도 노력하였는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승리한다는 것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올림픽 운동은 세계에 하나의 이상을 심어 주는 일이며, 그 이상은 바로 현실생활의 일부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육체의 기쁨, 미와 교양, 가정과 사회에 봉사하기 위한 근로, 이상 3가지다.” 쿠베르탱이 말한 이 올림픽 정신을 알려 주는 것만으로도 올림픽을 보는 눈을 훨씬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