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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지성의 면모, 우치다 타츠루
최근 한일 상황에 대한 글을 써 본다고 하고 여러 날이 지났는데 키보드에 손가락만 얹으면 글은 떠오르지 않고 답답하기만 했다. 내가 가진 문제의식은 1) 분명한 아베의 무리수, 2) 불매운동을 비롯한 한국의 대응, 3) 세계시민의 기점에서 한일 관계 조명, 4)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교육의 과제 등이었다. 그런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명료하게 정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자발적 시민운동으로 벌어지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까지 문제 삼을 것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아예 출구를 닫아버리고 감정에 호소하는 것과 서로의 현주소와 인식, 그리고 견제와 협력의 지점들을 면밀하게 타산하지 않는다면 공멸 수준까지 갈 수도 있다. 왜냐하면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가는 국가 간 질서와 상호의존성이 그러하다. 세계 질서는 상호의존성이 더욱 커지는 쪽으로 진화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재 국면을 극일/친일로 분리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단순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거라면 좋겠는데 사정은 훨씬 복잡하다. 밖으로 돌려야 할 분노의 에너지를 내부로 돌려 편 가르기 하는 방식은 짧게는 지지율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치러야 할 후과가 만만치 않다.
지금은 두 나라의 '지성'의 역할이 중요한 때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지성이 보이지 않고 시민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미래지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해묵은 민족감정 같은 것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가 길러낼 미래 시민의 성숙한 '시민성'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나라를 상호 비방하는 역할보다 우선 현주소를 명확히 성찰하는 지성들의 활발한 발언이 필요하다. 지성은 말로 생각을 밝히고, 이를 글로 공표하는 책임 있는 사람이다. 이런 고민 끝에 만난 우치다의 생각에서 '살아 있는 일본의 지성'을 느낀다.
우치다 교수는 아베를 일컬어 “책임을 지기보다 차라리 파국에 이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의 시각으로 보면 아베 정권은 “전후 일본의 모든 정부 중 가장 무능한 정부”이다. ‘자기 파괴적 보복’이라는 말은 이 상황을 나타내는 참으로 적절한 말이다.
우치다 교수는 "한·일 경제 충돌 사태를 이해하려면 일본 엘리트층의 ‘파국 원망’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라고 진단한다. "파국 원망은 약속 시간에 늦는 경우 ‘사과’를 하기보다 ‘사고’가 나는 것을 선택하는 심리"라고 말하면서 그는 “현재의 일본 정치가들은 전후 일본 체제에 파국 원망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한다. 적절한 자기반성이면서, 자국의 정치가를 향한 거침없는 비판을 하고 있다.
“아베를 비롯한 일본 정치가들은 흔들리는 체제 하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며 “문제는 이 시도들이 실패할 때마다 기존 체제의 해체를 바라는 파국적 욕망이 자란다는 점”이라는 우치다 교수의 말은 지금까지 나온 여러 말들 중 현재 상황을 가장 팩트에 가깝게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전후좌우에 있는 복잡한 맥락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 관계라는 것이 몇 문장 안에서 명쾌하게 정리되는 것 또한 아니기 때문이다.
“파국적 상황이 만들어지면 아무도 실패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라고 한 우치다의 말은 과연 일본에만, 아베에만 해당이 될까. 이에 상응하는 우리의 언어는 무엇일까. 지성 부재의 시대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공성이야 무너져도 좋다는 사익 추구자들이 판을 친다. 그래서 지성의 언어가 형성되기 힘들다.
우치다는 일본의 지성을 대표하여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국면에서 분명 쉽지 않은 용기를 냈다. 그럼 이 말을 받아 한국의 지성을 대표하는 누가 나서서 우치다의 발언에 준하는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진짜 지성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해야 할 시기에 하는 것'이다.
<기사 참고>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
<브런치에서 보기>
https://brunch.co.kr/@webtutor/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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