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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컴지기 칼럼

[신간안내] 교사, 학습공동체에서 미래교육을 상상하다(함영기 지음)
교육의 주체가 그들의 언어로 미래교육을 상상하는 이야기


신년 칼럼: '연대'는 고독한 현대인의 생존 무기

교컴지기 | 2020.01.01 19:31 | 조회 10451 | 공감 0 | 비공감 0

현재의 고통을 이기는 방법으로 좋은 것은 무엇일까. 그저 고통을 감내하면서 '더 밝은 미래가 펼쳐질 거야'라는 근거 없는 믿음을 갖는 것일까. 아니면 세상 모든 고통은 왜 나에게만 짐을 지울까 하는 의문으로 저주를 거듭하며 삶을 비관하는 것일까. 둘 다 아니다. 너무 당연하고 다행스럽게도 말이다. '삶을 낙관하는 것'이 힘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낙관조차도 훈련이 필요하다. 아무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낙관이라면 둘 중 하나일 거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아니면 대책 없는 긍정주의자들이 판을 칠 것이다. 낙관에도 생각과 설계가 필요하다. 자기 삶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용기가 필요하다.


해가 바뀌었음에도 세상에는 비관적인 소식만 가득하다. 정말로 청년들은 결혼은커녕 연애 한번 못해보고 출구 없는 절망 속에서 삶을 저주하고 있을까. 언제부터 바닥이라던 경제는 지금도 정말 바닥일까. 지구촌은 늘 전쟁 공포와 경제 전쟁 속에서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게 될까. 도시를 덮고 있는 미세먼지는 끝내 방독면을 일상화시키게 될까. 녹아내리는 빙하는 지구 온난화를 부추겨 생태계를 교란하고 인간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게 될까. 북극곰은 끝내 멸종하고 말 것인가.


내일의 주인공이라는 학생들은 자주 바뀌는 입시제도의 저주를 받아 앞으로도 희망 없는 삶을 살게 될까.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사기꾼이어서 오로지 표만을 생각하며 시민을 대상화하고 있나? (실제로 그런 것처럼 보인다!) 불평등과 격차는 어느 때보다 심화하여 사회 불안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나.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져서 세상 사는 재미가 없이 그저 네 탓만 하며 서로를 혐오하다가 화해 없이 질주하는 인생만 난무하는 사회가 될까. 인간의 사생활은 너나없이 샅샅이 발가벗겨지고 공중의 웃음거리가 되나.


인구는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격감하여 작은 학교는 모두 통폐합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 중심으로만 교육이 형성될까. 정말로 20년쯤 지나면 젊은 세대 1.5명이 65세 이상 노인 한 명을 부양하게 될까. 젊은 세대는 연금으로 살아가기 힘들다는데 그들이 정년을 하게 되면 새로운 빈곤을 맞게 되는 걸까. 어제와 오늘, 그리고 틀림없이 내일도 신문방송을 장식할 비관적 뉴스들은 '세상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언론은 늘 훨씬 비극적이고, 더 위험하고, 더 괘씸하고, 더 선정적이며, 더 충격적인 것을 다룬다. 그걸 감안하며 보라고? 그러기에 비관을 전파하는 언론은 이제 너무 일상이고 심지어 체계적으로 고착화하고 있다. 저널리즘은 더는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저널리즘은 '있을 법한 소식'을 '판다'. 대중은 미디어를 통해 비관적 정보를 구매한다. 미디어가 전하는 세상의 비관적 소식은 더 위험하고, 더 괘씸하고, 더 선정적이며 더 충격적이다. 대중은 왜 비극적 소식을 '구매'하고 다시 비관에 빠지는 걸까. 내 돈 들여 비관을 구매하는 대중들은 그 수가 점점 늘어나는 듯 보인다. 정말로 세상은 한치의 희망도 엿보이지 않는 잿빛 디스토피아를 향해 질주하고 있나.


교사에서 전문직으로 전직한 지 5년이 됐다. 나도 교사로 있을 때 여러 경로로 교육정책을 제안했고, 제안 이상으로 날선 비판을 했었다. (지금도 간간히 정책을 비판한다. 물론 내 비판이 향하는 곳은 나보다는 더 의사결정력이 큰 곳이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내가 그 비판을 들어야 할 정책 생산자의 한축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을 가볍게 생각하면 무책임하다는 것을 안다. 난 그래서 비판하는 것 이상으로 들어야 한다. 청취한 것을 내가 가진 권한 범위에서, 혹은 더 큰 의사결정 행위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학교 이야기를 해보자. 소식은 훨씬 더 극적인 것을 선호한다. 혹자는 민선 교육감이 들어선 이래, 그들이 펼치는 '표를 위한 사업'으로 인해 학교가 더욱 황폐해졌고, 교사들은 과도한 행정업무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학교 안의 권력지도가 역전되어 교사들은 학생들의 공격에 취약해졌고, 학부모들은 '민원인'으로 돌변하여 갑질을 일삼는다고 한다. 교장들은 자기 성과를 위해 교사들을 교육활동과는 관계없는 행정업무로 내몰고, 과도한 업무로 인해 아이들을 만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교사들은 그 분노를 SNS에 표출한다. 일부 교사는 승진을 위해 몰빵을 하고, 다수의 교사들은 격무가 예상되는 업무를 기피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소식은 더 극적인 것을 선호한다. 많은 교사들이 현장이 얼마나 힘든지, 더 고통스러워지고 있는지를 각자의 언어로 말한다.


한편 교사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인들은 제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표 계산에 분주하다. 그들이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 판단하는 기준은 '표'이다. 교육적이냐 아니냐 하는 물음은 그들의 사전에 없다. 권력 지형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정치인들은 표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고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을 없앤다. 미디어는 이를 확대 증폭하여 '있을 법한 소식'을 만들고 대중에게 판다. 그 대중 속에 교사가 있다. 교사들은 '있을 법한 소식'을 가능한 가장 비관적 입장에서 받아들이고, 이에 대하여 분노한다. 악순환은 이미 시작되었고,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실제로 교육현장이 정책에 대한, 정치에 대한 분노로 가득한지 아닌지는 더 살필 여지가 있다. 이 분위기가 '교육적'이지 않다는 점은 명확하다.


뉴스는 더욱 극적으로 비관을 생산하고 이를 포장하여 '있을 법한 소식'으로 판매한다. 대중은 자기 돈을 들여 비관을 구매하고 소비한다. 이 과정은 종종 드라마틱해서 부지불식간에 아비투스(habitus)를 형성한다. 우리 주변에 이렇듯 비관과 좌절이 팽배해 있다면, 이는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어야 맞다. 물론 미디어는 이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우리 사회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들이 많은데 뉴스를 읽는 독자만 모르고 있다고 꾸짖는다. 그 결과 세상이 얼마나 더 심각하게 병들었는지 논리적으로 말하기 위해 모두들 아우성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주체로서 한 명 한 명(each one)의 사유와 판단, 그리고 행위가 무척 중요함을 방증한다. 누구나 쉽게 민주주의를 말한다. 그러나 정작 이해충돌 상황에선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민주주의의 목표는 이기는 것에 있지 않다. 민주주의는 너와 나의 생각을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조정'한다.


아무 생각 없이 '잘 될 거야'하는 마음을 근거 없는 낙관이라고 한다. 진짜 낙관은 세상을 가능한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은 넘치는지 판단한 후라야 '잘 되기 위해서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를 안다. 앞에서 세상의 소식은 극적으로 비관을 재생산한다고 했다. 내가 살고 있는 토대,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 내 생활의 전부인 학교가 비관을 재생산하는 곳이라면, 그렇게 믿고 늘 그곳에 내가 있다면, 그것이 내 삶의 근원이 되고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 아니다. 내 평온을 구하기 위한 마법의 렌즈는 수명이 짧다.


적어도 객관적인 사실을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그리고 이후에 '낙관'이 온다. 세상을 유지하고 진화시키는 동력은 '건강한 에너지'이다. 이는 막연히 잘 될 거야 라고 주문을 외우는 것에서 나오지 않는다. '잘 되는 방법'을 고민하고 적용하는 근원적 힘, 이것이 낙관을 통한 에너지다. 낙관은 유머를 가까이하는 특성이 있다. 낙관은 평온과도 통한다. 유머와 낙관, 그리고 평온은 마음의 건강뿐만 아니라 육체적 건강을 함께 선사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혹은 디지털 문해력이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있을 법한 소식' 중에서 사실과 거짓, 팩트와 소문을 고르는 힘이다. '비관'은 때로 심리를 극적으로 고조시키며, 많은 경우 대중들의 의견을 과잉 대표한다. 과잉 대표는 확증편향을 부르고 선택인지를 굳힌다. 내 사유와 판단을 중시해야 하는 이유다.


비관이 연대를 부를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대중들의 심리에는 나에게 유익한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유익하지 않은 것은 내치는 속성이 있다. 각자의 처지가 다르지만 같은 곳을 향하는 마음과 욕구가 충만할 때 연대가 일어난다. 연대는 고독한 현대인들의 생존 무기 같은 것이다. 아무리 혼자 지내기를 좋아하거나 사교에 능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연대의 조건과 기회가 주어지면 기꺼이 힘을 합한다. 배경과 조건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하면 단순히 기계적 합을 넘어선다. 배경과 조건이 다르다는 점은 서로를 배척하는 이유가 아니라 연대를 통해 힘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므로 연대는 고독한 현대인의 생존 무기인 셈이다. 고립감을 느낄 수록 '나만 봐달라'는 관종력을 과시하지 말고 주변의 타자를 봐야 하야 한다. 그래야 사적 욕구를 공적 가치로 만들 수 있다. 그 과정이 유쾌하게 펼쳐질 수 있다면 더 좋다. 유머가 이럴 때 힘을 발휘한다. 낙관과 유머를 바탕으로 한 연대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지속가능하다. 미래지향적 시민성의 조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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