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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_이론과 실천

피터스 철학에서 권위, 벌, 훈육, 그리고 민주주의

교컴지기 | 2019.03.15 13:21 | 조회 593 | 공감 0 | 비공감 0

피터스 철학에서 권위, , 훈육, 그리고 민주주의

 

함영기(20193)

 

권위, , 훈육, 민주주의를 낱낱의 개별적 분석 단위로 보아 논지를 전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의 속성 때문이다. 이러한 개별 개념들의 유기적 연관에 주목하지 않고 그저 어휘 분석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현대 교육의 난맥상에 접근할 수 있을까. 언어로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하라는 비트겐 슈타인의 말이 있지만, 그리고 철저한 분석으로 교육과 윤리를 말하려는 피터스가 있긴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현실의 교육문제요, 여기에서 출발하는 인식의 기점과 사회적 참여 사이를 왕래하는 것이다. 공부 또한 그러하다.

 

피터스는 교사가 가진 권위에 두 가지의 의미를 부여했다. 하나는 직위상의 권위, 다른 하나는 전문지식의 권위이다. 교사는 사회에 필요한 모종의 일을 하기 위하여, 학교에서 사회통제를 위하여 직위상의 권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피터스에 의하면, 교사는 자신이 전수해야 하는 문화의 특정한 측면에 대한 전문지식의 권위자여야 한다. 앞서 피터스가 말한 내용들, 또 후속하는 장에서 이어질 피터스의 주장에 따르면 교사는 인류가 이룬 문화유산을 전수하는 자, 그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전문성을 인정받은 자, 그 일을 하는 중에 교육의 대상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는 권위를 가진 자이다. 이 모든 가정들은 연결돼 있다. 지식 분야에서 권위자로 대접받는 사람의 권위는 특수한 훈련 경험, 증거 제시 능력, 대체로 옳은 말을 한다는 가정 하에서 잠정적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이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우리의 질문은 교사는 인류가 쌓아온 문화유산의 전수자인가, 특수한 훈련 경험을 갖는가, 전문성을 발휘함에 있어 관련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는가, 대체로 옳은 이야기를 하는가로 향한다. 사실상 여기서 잠정적으로 취급된다는 것은, 교사가 말하는 지식이 완벽하지 않다고 가정하는 것인데, 직위상의 권위와 전문지식의 권위가 연동된다고 하는 것은, 직위상의 권위를 사회가 공적으로 부여한 권위라고 해석하는 근거는 바로 교사는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인정 때문이기 때문이다.

 

교사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지위를 가졌다고 하는 것은 막스 베버가 말한 합법적, 합리적 권위체계 아래서 권위의 합당성은 그 직위에 올라간 사람이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신념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점에 의해 지지된다. 다른 한편으로 전통에 의해 권위를 행사하는 사람의 지위가 합당하다는 관습적 신념이 전통적 권위를 형성한다. 베버는 권위의 유형이 전통적인 것에서 합법적, 합리적인 과정으로 변천했다고 하면서 이 변천이 서구사회의 가장 중요한 변화이며 이 변천을 나쁜 말로 표현하면 관료주의의 출현이 될 것이라 말한다.

 

교사는 다른 사람들을 가치 있는 삶의 형식에 입문시키는, 사회의 목적에 관한 잠정적인 권위자로 간주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교사는 단지 문화를 전수하고 국가가 요구하는 유용한 직업에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수단에 관한 전문가로 간주될 것인가?(374)

 

피터스는 이것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서 교사교육에서 교육의 목적을 비판적, 역사적으로 검토하는 훈련을 강조하는 정도가, 사람들이 얼마만큼 진지하게 교사를 문화의 수호자 또는 변화와 도전의 원천으로 간주하는지를 말해주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관련하여 피터스가 말하는 교사 권위의 성격을 짐작하게 하는 글이 있다.

 

교사의 일이란 원래, 학생으로 하여금 학교가 추구하는 목적을 따르도록 하고, 교과에 대하여 교사가 가지고 있는 것과 동일한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일이다.(376) ... 분명히, 수업이 성년식과 꼭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성년식과 동일한 분위기에서 가장 효과적인 수업이 된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 내재적 동기가 생겼는지의 여부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는 외부의 압력이 없어지고 교사가 지켜보지 않을 때에도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가 하지 않는가 하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379)

 

이는 학생들의 마음속에 활동이 일어나게 하여 세상을 보는 그들의 안목과 관심을 영구히 바꾸어 놓는 것으로 교사의 역할의 말하는 피터스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피터스는 최면술사처럼, 학생들이 자기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동안에만 그들의 마음이 변화된 상태로 있게 하는 것은 이른바 교육의 내재적 목표 실현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보았다. 이 책에서 피터스가 몇 번 반복하는 말 전문지식의 분야에서는 누구나 잠정적인 권위자이지 절대적인 권위자로 간주될 수 없다는 것은 지식이란 어떤 사실을 발견하고 사정하는 공적인 절차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로 연결된다. 교사는 문화를 보존하는 사람인 동시에 변화와 도전을 촉진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엄격한 의미의 가르치는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교사는 예비단계로서 직접전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피교육자가 이유를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피터스는 간수나 선임하사 같은 딱딱한 명령과 강제적인 통제수단으로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을 복종시키는 금지적 인물로 전통적 교사상을 말하면서 이와 반대로 아동의 흥미에 따라 교육하는 인자한 아동보호자들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말하자면 교사도 소비자 중심의 사회의식을 갖게 되면서 감옥의 기법 대신에 슈퍼마킷의 기법이 등장했다고 말한다. 피터스는 교사가 권위는 지키되, 권위주의자가 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전통과 변화의 줄타기에서 교과서적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이런 논의 방식의 연장선에서 피터스는 벌에 관해서도 말한다.

 

교사는 일단 자기가 주겠다고 한 벌이면 공정하게 주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는 규칙을 위반한 학생을 개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교사는 재판관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동시에 보호관찰관과 같은 역할도 해야 한다. ... 법의 존중은 인간 존중에 입각하여 실현되어야 하지만, 인간 존중 때문에 법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402)

 

이 책에서 피터스는 무엇인가를 강조하고, 그 강조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오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다. 그것은 교육의 개념을 말할 때도 교사의 권위, 벌과 훈육, 민주주의와 교육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 같은 접근이 전통과 변화의 긍정적 측면들을 융합하기 위해 피터스가 자신의 철학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낳게 한다. 피터스를 공부한 사람이면 자연스럽게 피터스를 전통과 변화, 보수와 진보를 자연스럽게 융합한 균형감각을 가진 사람으로 느낄 것인가, 아니면 전자의 논리를 펼치게 위해 후자 쪽의 논거로 인위적 균형을 맞추는 사람인가를 판단할 수 있다.

 

피터스가 전통을 중시하고, 주지교과와 엘리트교육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 부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피터스는 엄숙하고 진지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아동의 흥미를 강조하는 견해에 대하여 아동보호자(=수퍼마킷 주인)’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고 있다. 피교육자에게 지식과 안목을 형성하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라고 하면서도 미성숙자인 학습자의 인지 능력이 생길 때까지는 그 의미를 모른다 할지라도 전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피터스가 말하고 싶은 벌과 훈육은 자기통제력을 갖지 못한 아동이 가치 있는 지식의 세계로 입문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외부의 통제가 필요함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성격에 비추어 벌(훈육)의 의미와 정당화만 다루어야 했다. 철학 서적에서 벌의 형태’, ‘범법의 종류에 따른 벌을 상세하게 분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미성숙자는 안목이 트일 때까지 교사의 합법적, 물리적 통제 아래서 학습을 해야 한다는 피터스의 생각을 보완하기 위한 노파심이 낳은 군더더기이다.

 

피터스가 상정하는 교사의 역할은 가치 있는 지식의 전수자이다. 반복되는 논쟁이지만, 여기서 지식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누구이며, 우리 사정에서 가치 있는 지식은 곧 교육과정이고 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써 교과서가 있다고 할 때 이러한 교육내용에 매개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요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다. 지식은 그 자체로 인식주체 외부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중립적인 고고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 당대의 사회 상황을 반영하면서 구성원의 공적 합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성립한다. 물론 잠정적이라는 말은 피터스도 언급한 말이긴 하나, 이때까지 피터스가 한 말에 비추어 그 말은 자신이 견지해 온 전통적 지식관에 부여하는 인위적 균형 장치인 셈이다. 그에게 있어 벌과 훈육의 공정성이라든지 민주주의적 접근, 내재적 교육에 대한 비중 등이 사실은 그가 말하는 전통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내는 것에 일조하고 있다. 다음의 말은 학습자를 바라보는 피터스 철학의 핵심이다.

 

이성의 궁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습관의 마당을 지나가야 한다는 것이다.(465)

 

합리적 이성을 갖춘 사람, ‘가치 있는 지식의 중요함을 알고 그의 전수를 위해서 교육자와 피교육자를 막론하고 교육이 수단화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진리탐구와 심성함양이라는 내재적 목표를 실현하자는 말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까. 피터스는 이상적으로 작동한 민주주의의 모델을 희랍사회에서 찾았다. 이 책에서 피터스가 말한 대로 어원상 민주주의는 '민중의 지배(Demokratia)'를 뜻한다. 희랍에서 민중은 오늘날 피억압자로써 민중이 아니라 여자, 외국인, 노예를 제외한 '시민'이다. 즉 희랍의 시민(민중)은 계급적으로 분리되어 생산 활동에 종사하지 않았다. 희랍사회가 불평등한 사회였다는 비판이 있는 이유다. 피터스는 희랍시대의 민주주의가 시민들의 합리적 토론이 가능한 시대였다고 말한다. 이는 '모든' 구성원들이 사회적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함께 참여한다는 듀이의 민주주의 개념과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듀이가 말하는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공동의 관심''자유롭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이었다.

 

피터스는 학교란 새로운 세대를 민주적 생활방식으로 입문시키는 곳으로 생각했다. 피터스가 생각하는 민주적 생활방식이란 무엇일까. 그는 교사가 제시하는 것이면 왜 그렇게 행동하지를 알지 못한 채, 단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우며, 나중에서야 그 이유와 원리를 파악하고 그것에 입각하여 행동한다는 것이다. 피터스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바로 이성의 근본 원리가 들어 있는 전통에 대한 무한 신뢰 때문이다.


민주적 생활방식을 교육한다는 말을 어떤 뜻으로 해석하든지 간에 그 말에는 아동으로 하여금 조상들이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룩해 온 발전을 짧은 기간에 반복하도록 한다는 생각이 들어 있다. 아동은 이성의 근본 원리가 내재해 있는 전통에 입문되어야 한다.(464)

 

피터스가 실용주의 철학을 절차와 방법에 집중한다고 비판하였지만 민주주의 개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점을 보면 오히려 피터스가 '합리적 토론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적 원리'로 민주주의를 사고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지탱하기 위해 피터스는 공정, 자유, 이익의 고려, 타인존중의 원리를 내세웠다. 이렇게 비교해 보면 결국 듀이가 사회, 평등을 강조했던 것에 반해 피터스는 개인, 자유를 강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터스를 보수적 자유주의자로 봐서 무리가 없는 해석이라 생각한다. 수식어를 하나 더 붙인다면 진중한 보수적 자유주의자정도이다. 오늘날 자유와 공정이 어떤 계층이 내세우는 사회인식 프레임인가를 보면 이 생각은 굳어진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가 자신의 의무를 이행할 때 의식적 의도, 능력 있고 품위 있게 일을 처리하는 정도에 있다고 본 피터스가 생각한 교육 대상은 이미 교육을 받아 안목과 통찰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른 학습자가 아니었을까. 간단히 말해 피터스는 '바람''현실'로 무리하게 등치하는 오류를 범했다. 이것을 오류라고 하는 까닭은 '합리적 이성을 갖춘 인간들이 절차에 따라 토론을 벌이고 모두가 만족한 결론에 이르는 사회'는 현실 속에서는 구성원의 심리적 '바람'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아래 글은 우리 교육이 발 딛고 있는 바탕이 진공 상태가 아닌 현실 속 처절한 삶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러셀을 피터스로 바꾸어 놓아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학문적 세속주의

함영기(20193)

 

세속주의는 인간의 사상이나 가치관이 종교나 믿음으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속'을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간단히 말해 세속은 인간이 사는 세상이다. 신이 사는 곳이 아닌 인간의 삶이 있는 곳이다. '학문적 세속주의'라고 제목을 단 이상(생각해보니 '세속적 학문'이라 해도 같은 의미이긴 하겠으나 미묘한 차이는 있다) 학문과 세속을 연계하는 생각을 밝혀야 할 것 같다.

 

전통적 의미에서 학문을 하는 사람은 '진리' 앞에서 겸손하고 진중한 자세로 탐구의 열정을 불태운다. 대체로 진리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학문을 하는 분들은 지식이란 인식주체 외부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보편타당성을 갖는 절대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이른바 실용주의(pragmatism)는 그 지식이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실용주의는 현실의 삶, 즉 세속을 바탕으로 한다. (오늘 석방된 전직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한 왜곡된 실용주의를 연상하지는 말자) 실용주의는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기보다 지금, 여기에서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

 

듀이가 말한 '보증된 주장 가능성(warranted assertibility)'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어떤 대상에 대하여 탐구의 결과 얻게 된, 다른 대안을 전제하는 잠정적 지식인 셈이다. 그래서 궁극적이며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는 분들은 보증된 주장 가능성을 상당히 괴이한 논리로 본다. 러셀은 널리 알려진 자신의 저서 서양철학사의 끝부분에 10쪽 남짓을 듀이에 할애하였다.

 

듀이와 나의 주된 차이는, 듀이가 믿음을 결과에 의해 판단하는 반면 나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 관련된 원인의 의해 믿음을 판단한다는 점이다. ... 듀이 박사는 믿음이 특정한 결과를 낸다면 '보장된 주장 가능성'을 지닌다고 주장하며, 그는 '진리''보장된 주장 가능성'으로 대체한다. 이러한 일탈은 세계관의 차이와 관련이 있다. (러셀, 서양철학사, 1027)

 

러셀은 듀이의 견해에 거의 대부분 동의하였다. 하지만 '진리''탐구' 개념으로 대체한 것에 관해서는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였다. '진리'를 논리학과 인식론의 근본개념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 ... 이 모든 점에서 나는 심상치 않은 위험, 우주에 대한 불경으로 불릴지도 모를 위험을 느낀다. 대체로 인간의 조종을 받지 않는 사실들에 의존하는 '진리' 개념은 여태까지 철학에 필요한 요소인 겸손을 가르쳤던 방식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자긍심에 대한 견제가 사라지면, 다음 단계는 일종의 광기에 도취되는 길로 접어들고 만다."(위의 책 1029)

 

러셀이 말한 '우주에 대한 불경'은 곧 현실에 뿌리박고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갖는 세속주의를 얼마나 불쾌하게 여기는지를 웅변한다. 인간의 조종을 받지 않는 진리란 결국 '보편적이며 항구적인 진리'로 인식주체 외부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절대적 지식을 말한다. 그런데 듀이를 비롯한 실용주의자들은 그래, 그런데 그러한 진리가 도대체 현실에서 사회적으로 얽혀 사는 인간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데?’라고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진중한 학자 러셀의 입장에서 보면 불쾌하기 짝이 없는 일이며 ‘ ... 힘의 도취에 일조하는 철학은 모두 끔찍한 사회 재앙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확신하게 만든 것이다.

 

이홍우 교수의 '미국 교육학의 저주와 재앙'을 소개한 후 요즘 교육학 고전에 심취하신 정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듀이를 둘러싼 오해와 왜곡에 대하여 이야기하다가 러셀이 듀이에 대하여 제기한 '재앙의 위험''미국 교육학의 저주와 재앙'이 서로 만나는 지점에서 이 글을 쓴다.

 

교육을 개선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가진 것이며 신들의 세상이 아닌, 다양한 이해가 얽혀 지지고 볶는 인간세계에서 가장 세속적인 일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나는 듀이가 말한 실용주의가 한국적 풍토에서 경제적 효율성으로 부당하게 해석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울러 우린 모두 선의만을 가지고 아름답고 영롱한 천상의 세계를 꿈꾸지 않는다는 대전제도 확인하고 싶다.

 

세속에선 인간들의 다양한 이해와 욕구가 충돌한다. 인간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많은 부문 나와 타자의 이익은 상충한다. 그래서 함께 살기 위해선 룰이 필요하고 룰 이전에 지적, 시민적 소양이 필요하다. 이것이 민주주의를 이루는 기초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 ‘자유와 공정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에 대하여는 몇 해 전에 쓴 필자의 글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일상적 이해 뒤엎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http://eduict.org/_new3/?c=1/23&uid=53343

** 이 글은 아래 링크의 피터스의 윤리학과 교육 비판적으로 읽기에 이어지는 글이다.
http://eduict.org/_new3/?c=182/202&uid=62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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