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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으로 돌아가다 (11월 첫째 주)
일주일 내내 창백한 회색 건물 안에 갇혀 지내다가 지난 토요일 등산화 끈 단단히 조여매고 숲을 누볐다.
이웃에 사는 분들이 숲에 가겠냐고 묻길래 두말 않고 냉큼 따라나섰다.
뚜르꾸에서 차로 40분 가량 달려 다도해와 가까운 어느 숲에 도착했다.
이끼가 잔뜩 낀 돌 위를 걷고, 늪과 개울을 건너고, 공기와 흙 냄새를 킁킁거리며 맡고, 드문드문 보이는 링곤베리를 따서 입 속에 집어넣고, 버섯을 따고 또 땄다.
그 오래 전 수렵 채집 인간의 피가 내게도 흐르고 있는 것일까.야생의 숲 사이를 뛰어다니다보니 온 몸의 피가 빠르게 돌고 몸은 어느새 열기로 후끈거린다.
전직 야생지역 가이드이자 지리학과 학생인 이웃분께서 숲 한가운데 자리잡은 옛날 해안선 흔적을 보여주시면서 빙하기에 엄청난 얼음에 눌려있었던 핀란드가 현재에도 일년에 4센티미터씩 끊임없이 융기하고 있음을 설명해 주셨다.
땅이 솟아오르고, 지구가 돌고, 하루에 해가 5분씩 짧아졌다 늘어났다 하는, 나를 둘러싼 일상이 신비롭기만 하다... 나는 핀란드에서 이런 자연의 변화를 매일 체험하면서 나라는 존재가 자연의 일부라는 걸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두 발은 대지를 딛고 서 있고 피부엔 날것 그대로의 차가운 공기가 와 닿는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After being stuck in a gray building during the weekdays, I was finally released to the forest last Saturday. Tightend my shoestrings well enough.
Walked on rocks covered by moss, sniffed the air, smelled soil, put some lingonberries into my mouth and picked up mushrooms.
Do I have the same blood of the hunter-gatherers who lived thousands years ago? Walking in the wild forest, my blood circulates rapidly, I finally feel warm.
Two feet stand on the earth, raw and cold air touches my skin. Feel alive.
11월 첫째 주.
10월. 핀란드 뚜르꾸.
10월 셋째 주. 뚜르꾸 지역의 외국학생들과 함께 한 산행과 버섯 따기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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