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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학교에서 책읽기2

꿈꾸는 섬 | 2010.09.08 15:27 | 조회 3614 | 공감 0 | 비공감 0

'프린들'이 뭔지 아세요?

 

“얘들아, 읽을 책 좀 추천해줘. 상큼하고 재미있는 책으로!”  아침 교실에서 책을 읽다가 읽고 있는 책이 도무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말을 하였다. 그러자 영진이가 “선생님. 『구덩이』 읽어 보세요” “어떤 이야기인데? 왜 이 책을 권하는 거야?” "제목의 분위기가 어두운데?" 그런데 지연이도 서가 쪽으로 가서 책을 찾기 시작하더니 “선생님. 이 책도 좋아요” 하면서 『프린들 주세요』(앤드루 클레먼츠 창작동화, 햇살과 나무꾼 옮김, 사계절, 2001)를 들고 다가왔다. 옆에 있던 영진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 책도 재미있어요" 하며 동의를 하였다. “그래? 그럼 이 책부터 읽어볼까. 고마워!”


『프린들 주세요』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에 얽힌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주인공 닉은 초등학교 5학년의 장난꾸러기이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그레인저 선생님의 국어 시간에 장난을 치다가 낱말의 기원에 관한 발표숙제를 하게 된다. 발표를 마치고 난 뒤 ‘펜’ 이라는 낱말 대신 ‘프린들’이라는 말을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떠올리고는 곧바로 반 친구들과 실행에 옮긴다. 닉이 만들어 낸 ‘프린들’이라는 말은 아이들 사이에 유행처럼 퍼진다. 그러나 언어의 바른 사용을 중요시하는 그레인저 선생님은 노발대발하며 ‘프린들’이라는 말의 사용을 금지시키지만 아이들은 벌을 감수하며 새로운 말의 사용에 열광한다. 이렇게 시작된 닉과 그레인저 선생님의 낱말 전쟁은 학교 밖으로까지 퍼져서 언론과 매스컴의 급물살을 탄다. 심지어는 ‘프린들’의 이름을 단 상품도 등장하면서 닉이 만든 새로운 말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른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고 ‘프린들’도 더 이상 예삿말이 아니다. 그러나 닉은 자신이 만들어낸 장난스러운 말이 일으킨 파문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조용한 아이로 변한다. 그런 닉에게 그레인저 선생님은 프린들 사건으로 힘들었겠지만 닉이 아주 멋진 생각을 해냈고 닉의 행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격려의 말을 해준다.

   그 후 십년이 흐른 뒤 어느 날 닉은 소포를 받는다. ‘프린들’이라는 낱말이 실린 새로운 사전과 그레인저 선생님이 가장 아끼던 만년필을 선물로 보낸 것이다. 그리고 닉에게 낱말 전쟁이 끝나면 보내겠다던, 십년 전에 쓴 선생님의 편지가 함께 동봉되어서이다.

 

   난 이제 이것이야말로 교사로서 소망하고 꿈꿔온 기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총명한 학생들이 고리타분한 교실에서 배운 생각을 받아들여 그것을 세상 속에서 실제로 실험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회인 거야.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가슴을 설레며 지켜보고 있다.

   그동안 선생님은 보이지 않게 '프린들'을 응원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그 변화를 만들어낸 닉이 자랑스럽다는 편지의 내용을 읽고, 닉은 비로소 선생님의 진심을 깨닫는다.

    

   이 책은 이야기의 전개가 빠르기 때문에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호기심 많은 소년의 심리와 행동이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성장소설이지만, 교사인 나에게도 많은 생각이 일어나게 하였다.

 

   교사는 늘상 언어를 사용하여 아이들과 소통한다. 그러니 언어란 소통을 위한 도구이면서 사람들의 생각을 규정하기도 한다.  언어 속에는 한 개인의 사고를 넘어 사회의 사고와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매우 중요하다. 닉의 '프린들'과 같이 우리 아이들도 끊임없이 자신들만의 언어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간혹 교사들을 당혹스러워하며 아이들의 버릇없음으로 치부하기 일쑤이다. 그러나  한번 더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우리들을 향해, 세상을 향해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프린들’의 승리는 아이들이 이루어낸 새로운 문화에 대한 찬미이면서 기성세대에 가하는 일침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그레인저 선생님의 완고한 낱말수업 또한 교사로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었다. 닉의 장난에 대하여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숙제를 제공한다거나, 숙제를 발표하는 장면에서 어떻게 격려하고 이끌어 가는지 등 수업이 교실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압권이었던 것은 그레인저 선생님의 편지였다. 편지 속에는 ‘교사 그레인저’의 교육 철학이 담겨 있다. ‘펜’이라는 말 대신에 ‘프린들’을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관철시키려 한 것처럼 보였지만, 지식이란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악역을 자처한 점이라든지, 학생이 수업의 내용을 받아들여 적용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사로서의 진정한 기쁨을 깨닫게 되었다는 대목이 특히 감동적이었다.

   아이들에게 배움은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이 혹시 죽은 지식은 아닌가? 아이들이 배운 것을 익혀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가? 아이들이 새로운 지식을 생성할 수 있도록 우리는 돕는가?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실천에 옮기는 아이들을 혹시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 말썽꾸러기로 몰아대지는 않았는가? 나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키워주고 성장시키는가 하고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반 영진이가 떠올랐다. 책에 그려진 그림 속의 주인공 캐릭터가 비슷한 점도 있지만,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영진이도 제 속에 무궁무진한 생각들이 터져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일 아침에는 이 책을 권해 준 지연이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프린들’에 대하여 지연이와 영진이랑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아야겠다. 그리고 새로 전학 온 상영이에게 "프린들 가지고 오세요!" 라고 말해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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