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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그 많던 똑똑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똑똑한 아이들은 어디로 갔을까? -쉼이 있는 교육, 의미 있는 학습을 위해
저자는 우리 학생들의 탁월한 성취에 슬픈 그림자를 PISA보고서 분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교육개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부모의 뜻을 추종하는 것도, 비전문가라고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것도 올바른 방식이 아니며, 미래의 판을 어떻게 짤 것인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비전을 공유하여 인식을 같이 함으로 입시 교육에 익숙한 학부모들의 저항의 벽을 뚫고자 이글을 썼다고 한다.
작년 초등 4학년을 담임을 할 때 중간고사에서 올백을 맞은 애가 있었다. 중간고사를 대비하여 2주전부터 10시까지 전 과목 학원에서 공부했고, 집에 가서 또 엄청난 양의 문제집을 풀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시험 점수를 1,2점 더 올리는 것 보다 지금은 책을 즐겁게 많이 읽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교사가 책을 읽어주고 책 소개를 부지런히 하여 교사가 의도한 대로 따라오는 듯 보였지만 책을 몰입해서 읽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우리 반의 올백 아이는 저자가 말한 한계생산성 체감의 법칙처럼 비효율적으로 학습을 하고 있었다. PISA의 보고서처럼 학습 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이다.
책에서는 또 다른 우리나라 학교의 문제점을 분석해 놓았다. 학생들의 학습동기가 약할 뿐만 아니라 교사동기도 크게 저조하다. 그리고 최고등급 학생이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나라 학교 교육이 수많은 평균인들을 양산할 뿐 인재를 길러내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제시하는 것은 학생의 성장단계에 따라 학습총량제 등을 적용할 것을 권한다. 다음으로 학습내용 전달 체제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에 의미를 부여하고 학습능력을 길러나가는 체제로의 전환, 학생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성장과 발달의 장으로 바뀌어야 함을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교육 개혁은 PISA가 시사하는 미래 사회의 경제적, 기능적 역량을 강화하는 것과 더불어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가치의 측면까지 아우르는 방향이 되어야 하며 인성교육 역시 교과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여러 교과를 핵심가치(역량이 아니라 가치)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PISA가 훌륭한 평가이긴 하지만 그것이 나타내는 지표와 역량이 우리가 길러야 할 개인, 우리가 기대하는 사회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충격 받은 내용은 우리나라가 PIAAC(성인문해력평가)에서 순위가 떨어진 것이 25세 이상의 성인들 때문이며, 학교 문을 나서는 동시에 학습도 끝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정보를 해석하여 의미 있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민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나도 대학졸업 후 의미 있는 학습을 해 온 것이 없다. 바쁜 육아, 몸에서 오는 적신호들을 핑계로 못하기도 하고, 안하기도 했다. 그나마 방학 때는 나름 계획을 세워보긴 했지만... 어쨌든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교사로서 즐거운 배울 거리를 찾고 배움의 능력을 쌓아가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중2 아들이 방학 때는 영어 학원을 쉬고 피아노학원을 다니겠다고 한다. 그리고 좋아하는 추리소설을 많이 읽겠다고 한다. 학교 다니는 것이 힘들었는가 보다. 어쩌면 학교보다 영어학원이 더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중1 겨울방학 때 레벨을 올리기 위해 영어학원가겠다는 아이를 내가 극구 말려서 못 가게 했는데 이제는 스스로 쉬고 싶다는 말을 하니 애가 지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솔직히 영어 학원을 끊어도 미련이 없다. 그런데 아이가 불안해서 끊지를 못하겠단다. 배움의 즐거움보다는 뒤쳐질까봐 두려워서 하는 공부가 아이에게 큰 짐인 것이다.
서글픈 현실이지만 부모들이 먼저 쉼이 있는 교육을 위해 연대해 나갈 때 교육개혁은 좀 더 빨리 앞당겨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부모는 저자가 의도한 대로 아이들에게 쉼을 주는 교육과 의미 있는 학습을 위해, 공부의 목적을 생각해보게 하는 성찰의 시간을 함께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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