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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유 전주 북톡 질문과 답변 정리

교컴지기 | 2014.08.10 18:25 | 조회 7397 | 공감 1 | 비공감 0
어제 전주 한옥마을 최명희 문학관에서 있었던 교육사유 책 이야기를 준비해주신 임미성 선생과 전북 선생님들, 또 대전, 세종, 군산, 서울에서 함께 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진지하고 따뜻한 분위기였습니다. 저로서도 큰 배움의 기회였습니다. 약속드린대로 행사 때 답변해드리지 못한 질문들 모아서 한가지씩 이야기 나누어 볼까 합니다. 읽기 좋게 번호를 붙여가며 답변 드릴게요.

[질문 1] "사유하는 교사가 사유하는 학생을 만든다."라는 말의 의미, 자사고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답변) 교육을 통하여 사유하는 학생을 기르고자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는(교사들은) 배움의 과정에서 이런 경험을 충분하게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습관과 생각 능력'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 모델로 서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사는 부단히 '사유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사유의 능력은 연수 몇 번 들어서 해결되는 것이라기보다 좋은 책, 좋은 사람, 좋은 대화 속에서 안목과 통찰력을 기를 때 신장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교사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사유 능력은 '단순 문제해결 능력'으로 치환되고 말겠지요. 

함께 적어주신 자사고 해결 방안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이명박 정부의 학교 다양화 정책과 함께 도입됐으나 선발효과를 통하여 대입진학률을 높였을지는 몰라도 학교효과를 보여주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고 진단합니다. 그런데 평가를 통하여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도 반발에 부딛혀 딜레마에 빠지고 있죠. 저는 상당 수의 자사고가 운영능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보는데 아마도 그대로 두어도 2-3년 이내에 학생모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스스로 일반고 전환 신청을 할 것이라 봅니다.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특혜를 줌으로써 사실상 일반고가 슬럼화되는데 일조하였지요. 어떻든 자사고는 잘못된 정책이었으나 이를 해결하는 데는 자사고 문제에만 대증적 처방을 내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차제에 전반적 교육혁신의 차원에서 특목고를 비롯한 전체 고교 시스템의 정비를 염두에 둔 장기적 플랜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2] 교육사유 3장 67쪽 상단의 "교사가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하려면 새학기에 주어지는 많은 일들을 잘 구분해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일이 아니면 신속하게 뚝딱 해치우는 슬기를 발휘할 필요도 있다."... 여기에서서 "신속하게 해치울만한 일 한 두 가지 알려주세요."

(답변) 소모적인 문서작업, 아이들 수업과 크게 관련없는 보고 사항들... 대체로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말씀드린 것인데요. 막상 그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물으시면 저도 딱 이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힘든네요. 예컨대 아이들 상담을 한다 그러면 상담에 집중해야지 상담일지에 적는 것에 집중한다면 온전한 상담이 이뤄질 수 없지요. 또 수업 자체에 몰입해야 하는데 지도안을 짜는데 에너지를 쏟고 지도안대로 수업을 하려 애쓰는 모습은 제 기준에서는 소모적으로 보입니다. 

[질문 3] 요즘 교육과정 재구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교육과정 재구성을 했을 때 이것이 옳은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요?

(답변) 교육과정 재구성 작업은 교사 개인 차원에서, 혹은 같은 교과나 동학년 교사들 간에, 좀더 넓히면 전체 교사들의 논의틀 속에서 이루어지겠지요. 그런데 이미 주어져 있는 교육과정을 이리저리 순서를 바꾸고 통합하는 정도를 넘어 저는 '지식관'에 대한 고민을 주문합니다. 즉 지금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지식이 누구에 의해, 누구를 위해 봉사할 것이냐 하는 것을 고민하는데요. 그럴 때 저는 종종 비판교육학에서 말하는 계급, 인종, 성의 차원에서 고민하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교육과정 재구성의 전제들에 대해서는 링크를 참고하시구요.http://eduict.org/_new3/?c=1%2F23&uid=53464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제 견해를 짧게 밝혀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 획일적인 정책으로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고 재구성 결과물을 요구하는 경우 형식주의, 성과주의로 빠지면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 구성원의 자발성에 기초하더라도 기존의 교육과정을 이리저리 옮기고 통합하는 절차와 방법에만 비중을 둘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평가의 혁신과 연계하지 않으면 재구성 과정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 교과서를 재구성하는 것은 교육과정 재구성의 본래 의미가 아니다. 
- 교과서 넘어 교육과정을, 교육과정 넘어 지식을 사고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질문 4] 교육 전반에 걸친 폭넓은 사유 많은 공감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교사라 하기에는 너무 깊고 넓으며, 교수라 하기에는 너무 디테일!

(답변) 가끔 제 소개를 할 때 중학교에서 사춘기 아이들을, 대학에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곤 하는데, 양쪽을 오가면서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조금 적나라게 하게 말씀드리면 현장교사들은 이론을 너무 귀찮아하며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대학의 교수들은 정작 교실 실재(reality)에 대한 추상적 인식만으로 이론을 펼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 거리는 정말 너무 넓어서 서로 고독하게 질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간격을 좁힐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물론 양다리 걸치다보니 그 어느쪽도 충실하게 못할 수도 있겠지요. 거기다가 저는 현직교사 교육도 중요한 범주라고 생각해서, 교사연수 혁신 방안 등 신경을 많이 씁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해놓고 한걸음씩 나아가며 공부하고 있어요. 전에 제가 쓴 이론과 실천 멀고도 가까운 거리http://eduict.org/_new3/?c=1%2F23&uid=53245 이 글이 선생님의 의문에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질문 5] 선생님께서 그리는 이상적인 학교교육은 어떠한 형태로 드러나며 구성원들의 역할은 어떠해야 좋을지 말씀해 주세요.

(답변) 한마디로 학교는 '민주적 자치 공동체'입니다. 혁신적 마인드를 가진 리더와 자발적 참여의 기풍을 가지고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조력하는 교사들, 그리고 학교를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학교를 신뢰하는 학부모로 구성돼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현실에서 가능한 형태로 조금 자세하게 풀어모면 갈등을 잘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평적 협력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가진 리더와 무엇이든 대화할 준비가 돼있고 대화를 통하여 합리적 의사결정의 힘을 아는 교사들, 더 나아가 아이들을 하나의 자주적 존재로 인정하는 교사들, 전인적 발달의 의미를 알고 이를 조력하는 교사들, 또 스스로 서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학교를 즐기는 아이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울러 진심으로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려는 학부모들과 함께라면 학교혁신을 훨씬 앞당길수 있겠죠. 경기도에서 작년에 민주주의 모델학교를 지정했는데 그것을 보면서 느낀 단상을 짧게 적은 것이 여기에 있습니다. http://eduict.org/_new3/?c=1%2F23&uid=52175

[질문 6] 함 선생님의 다채로운 사색과 사유에 대한 경이로움이 있다. 젊은 시절부터 공부해왔음일 것이다. 간혹 후배교사들에게 공부하라고 말도 하는데, 어떤 것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한 함샘의 답변을 기다린다. 계획적인지, 내공이 쌓인 것인지... 공부방법?

(답변) 아시겠지만 저도 우여곡절이 많은 교직 인생을 보냈죠. 몰래 공부하던 초임교사 시절, 또 결기로 무장하여 비장함을 머금고 공부하던 해직 시절이 있습니다. 1997년 교실밖선생님을 개설하면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고, 이때 공부했던 교육공학이(석사과정) 제 교수학습 마인드를 형성하는데 일조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전공을 바꾸어 교육과정으로 박사학위를 받긴 했지만 다 그렇듯이 그것이 제 학문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이라하면 그저 편성 및 운영의 대상 정도로 격하돼 있는데... 교육과정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는 학문이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는 흔히 알려진 교육과정을 넘어 교육과정 철학, 교육과정 사회학을 더 공부하려 했고, 현상학이나 해석학, 그리고 심리학도 조금 공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것을 공부하여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글이나 대화를 통해 타자의 이해를 조력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낼 것이냐 하는 문제를 고민하게 됐죠. 많은 분들이 제 글이 쉽다고 하시는데 아마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사실 깊은 지식이 부족하여 차원 높은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고, 둘은 글은 타자와 내가 대화하는 과정이니 그렇게 대화한다 생각하고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내공이라 표현하셨지만 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씀이고... 그러나 저는 제 글을 통하여 독자들과 진지하고 정중하게 교감하고 싶은 특별한 욕구가 있습니다. 매일 책을 펼쳐들면 더 공부해야 할 산더미 같은 압박이 있지만요.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속

[질문 7] 교육사유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관료주의적으로 좋은 것이 좋은거다라며 무사고, 무비판적으로 'Yes'를 외치던 저를 정면으로 마주보게 된 것 같아 뜨끔했어요. 이제는 사유하며, 생각하는 교사로 변화해야 할 때!!

(답변) 교육사유 내용 중에 '소모적인 일에 진지하게 매달리는 김선생께', '다시, 김선생님께'라는 두 꼭지는 일상화된 관료주의와 성과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김선생님의 일상을 빌려 쉽게 풀어보려던 꼭지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김선생님은 한때나마 제 자화상이기도 했구요. 그 꼭지를 읽고, '내가 하고 있는 교직생활이 갑자가 너무 무의미해지고 우울해졌다'는 말씀을 몇 분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의도가 바로 전달된 것이라고 봤어요. 타성에 젖어 관행화된 내 교직생활에 대하여,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거야?', '이것이 아이들의 발달과 무슨 관련이 있지?'이렇게 자문해 보는 것이야 말로 바람직한 성장의 시작이라 생각해요. 저도 더 깊이 고민하고 사유하겠습니다. 

[질문 8] 교사인 저도 이미 사회화(사회에 모나지 않게 적응한다는 의미)되어 비판하는데 무지했던 모습을 보게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교육을 놓고 사유할 수 있는 장에 함께 있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답변) 맞아요. '과묵하게 맡은 바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자'가 바로 관료주의가 원하는 교사형이지요. 그리고 교사는 아무런 의심없이 교실에서 '묵묵하게 공부하며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학생을 모범학생'으로 규정합니다. 저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하여 끊임없는 의심과 회의만이 더 좋은 구조와 관계를 위한 해체와 재구성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 믿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이 경우에 제가 선생님께 드리는 말씀으로 좋을 것 같아요. http://eduict.org/_new3/?c=1%2F23&uid=54161

[질문 9] 사소한 일을 완전 진지하게 하는 조쌤입니다.^^;;(완전공강). 학생들을 대하면서 애들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의 바탕에 철학이 있었으면 해서 책을 읽게 되었어요. 만병통치약 같은 수업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역시 그런 건 없었어요. ㅠㅠㅠ... 한번 수업하고 포기하고 조절하는 반복이 충분히 의미있는 과정으로 생각되고요. 다양한 평가, 정책에도 함영기 샘의 생각을 빌려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근데 저는 분업하는 것은 좋아요. 정말 분업이 돼서 남의 일을 안하게 되는 날을 기대해요...~*

(답변) 예, 제가 '연수쇼핑'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선생님 말씀대로 교사의 수업을 한 방에 혁신하는 그런 비법은 어디에서 없습니다. 결국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란 그 어떤 절차나 방법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교사와 학생의 숨결이 만나고 눈빛이 교차되면서 학생 스스로 전인간적 발달이 일어나는 가운데 교사가 개입과 물러서기를 반복하여 이뤄가는 독특하고도 신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수업방법 모두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차과 방법에 의존하여 아이들을 수업계획과 평가의 틀 속에 가두려는 기술적 합리성(technical rationality)을 비판하는 것이지요. 무엇을 왜 가르치는 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면 어떤 방법을 택하든, 그것은 교사와 아이들의 의사소통의 중심 그 사이에 놓일 것입니다. 분업화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분업화는 원하는 쪽은 '효율성'을 기하고자 하죠. 그런데 그 효율성이 교육적인가를 따지면 됩니다. 비교육적 효율성도 많으니까요. 단지 편익을 위해서 효율성을 택하지 않는 사고가 중요하고, 그런 바탕이 있다면 분업화(일인 일역 같은)도 때로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질문과 답변, 또 대화가 있었습니다만 포스트잇을 통하여 주어진 질문, 제가 책 이야기에서 답변 드리지 못한 것을 중심으로 페북에서 답변드리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정리해서 올려드렸습니다. 말하자면 교육사유 책 이야기에 대한 후속 대화격이지요. 거듭, 어제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리고 이런 대화의 기회를 자주 만들 것을 다짐합니다. 저자 함영기 드림
Photo: 어제 전주 한옥마을 최명희 문학관에서 있었던 교육사유 책 이야기를 준비해주신 임미성 선생과 전북 선생님들, 또 대전, 세종, 군산, 서울에서 함께 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진지하고 따뜻한 분위기였습니다. 저로서도 큰 배움의 기회였습니다. 약속드린대로 행사 때 답변해드리지 못한 질문들 모아서 한가지씩 이야기 나누어 볼까 합니다. 읽기 좋게 번호를 붙여가며 답변 드릴게요.

[질문 1]  "사유하는 교사가 사유하는 학생을 만든다."라는 말의 의미, 자사고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답변) 교육을 통하여 사유하는 학생을 기르고자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인데, 불행하게도 우리는(교사들은) 배움의 과정에서 이런 경험을 충분하게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습관과 생각 능력'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 모델로 서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사는 부단히 '사유능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사유의 능력은 연수 몇 번 들어서 해결되는 것이라기보다 좋은 책, 좋은 사람, 좋은 대화 속에서 안목과 통찰력을 기를 때 신장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교사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사유 능력은 '단순 문제해결 능력'으로 치환되고 말겠지요. 

함께 적어주신 자사고 해결 방안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이명박 정부의 학교 다양화 정책과 함께 도입됐으나 선발효과를 통하여 대입진학률을 높였을지는 몰라도 학교효과를 보여주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고 진단합니다. 그런데 평가를 통하여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도 반발에 부딛혀 딜레마에 빠지고 있죠. 저는 상당 수의 자사고가 운영능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보는데 아마도 그대로 두어도 2-3년 이내에 학생모집을 제대로 하지 못해 스스로 일반고 전환 신청을 할 것이라 봅니다. 우수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특혜를 줌으로써 사실상 일반고가 슬럼화되는데 일조하였지요. 어떻든 자사고는 잘못된 정책이었으나 이를 해결하는 데는 자사고 문제에만 대증적 처방을 내리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차제에 전반적 교육혁신의 차원에서 특목고를 비롯한 전체 고교 시스템의 정비를 염두에 둔 장기적 플랜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2] 교육사유 3장 67쪽 상단의 "교사가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하려면 새학기에 주어지는 많은 일들을 잘 구분해 아이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일이 아니면 신속하게 뚝딱 해치우는 슬기를 발휘할 필요도 있다."... 여기에서서 "신속하게 해치울만한 일 한 두 가지 알려주세요."

(답변) 소모적인 문서작업, 아이들 수업과 크게 관련없는 보고 사항들... 대체로 이런 것들을 염두에 두고 말씀드린 것인데요. 막상 그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물으시면 저도 딱 이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기는 힘든네요. 예컨대 아이들 상담을 한다 그러면 상담에 집중해야지 상담일지에 적는 것에 집중한다면 온전한 상담이 이뤄질 수 없지요. 또 수업 자체에 몰입해야 하는데 지도안을 짜는데 에너지를 쏟고 지도안대로 수업을 하려 애쓰는 모습은 제 기준에서는 소모적으로 보입니다. 

[질문 3] 요즘 교육과정 재구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교육과정 재구성을 했을 때 이것이 옳은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요?

(답변) 교육과정 재구성 작업은 교사 개인 차원에서, 혹은 같은 교과나 동학년 교사들 간에, 좀더 넓히면 전체 교사들의 논의틀 속에서 이루어지겠지요. 그런데 이미 주어져 있는 교육과정을 이리저리 순서를 바꾸고 통합하는 정도를 넘어 저는 '지식관'에 대한 고민을 주문합니다. 즉 지금 우리가 가르치고 배우는 지식이 누구에 의해, 누구를 위해 봉사할 것이냐 하는 것을 고민하는데요. 그럴 때 저는 종종 비판교육학에서 말하는 계급, 인종, 성의 차원에서 고민하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교육과정 재구성의 전제들에 대해서는 링크를 참고하시구요. http://eduict.org/_new3/?c=1/23&uid=53464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제 견해를 짧게 밝혀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 획일적인 정책으로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고 재구성 결과물을 요구하는 경우 형식주의, 성과주의로 빠지면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 구성원의 자발성에 기초하더라도 기존의 교육과정을 이리저리 옮기고 통합하는 절차와 방법에만 비중을 둘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평가의 혁신과 연계하지 않으면 재구성 과정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 교과서를 재구성하는 것은 교육과정 재구성의 본래 의미가 아니다. 
- 교과서 넘어 교육과정을, 교육과정 넘어 지식을 사고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질문 4] 교육 전반에 걸친 폭넓은 사유 많은 공감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교사라 하기에는 너무 깊고 넓으며, 교수라 하기에는 너무 디테일!

(답변) 가끔 제 소개를 할 때 중학교에서 사춘기 아이들을, 대학에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곤 하는데, 양쪽을 오가면서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조금 적나라게 하게 말씀드리면 현장교사들은 이론을 너무 귀찮아하며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대학의 교수들은 정작 교실 실재(reality)에 대한 추상적 인식만으로 이론을 펼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 거리는 정말 너무 넓어서 서로 고독하게 질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간격을 좁힐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물론 양다리 걸치다보니 그 어느쪽도 충실하게 못할 수도 있겠지요. 거기다가 저는 현직교사 교육도 중요한 범주하고 생각해서, 신경을 많이 씁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해놓고 한걸음씩 나아가며 공부하고 있어요. 전에 제가 쓴 이론과 실천 멀고도 가까운 거리http://eduict.org/_new3/?c=1/23&uid=53245 이 글이 선생님의 의문에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질문 5] 선생님께서 그리는 이상적인 학교교육은 어떠한 형태로 드러나며 구성원들의 역할은 어떠해야 좋을지 말씀해 주세요.

(답변) 한마디로 학교는 '민주적 자치 공동체'입니다. 혁신적 마인드를 가진 리더와 자발적 참여의 기풍을 가지고 아이들의 전인적 발달을 조력하는 교사들, 그리고 학교를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학교를 신뢰하는 학부모로 구성돼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현실에서 가능한 형태로 조금 자세하게 풀어모면 갈등을 잘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평적 협력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가진 리더와 무엇이든 대화할 준비가 돼있고 대화를 통하여 합리적 의사결정의 힘을 아는 교사들, 더 나아가 아이들을 하나의 자주적 존재로 인정하는 교사들, 전인적 발달의 의미를 알고 이를 조력하는 교사들, 또 스스로 서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학교를 즐기는 아이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울러 진심으로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려는 학부모들과 함께라면 학교혁신을 훨씬 앞당길수 있겠죠. 경기도에서 작년에 민주주의 모델학교를 지정했는데 그것을 보면서 느낀 단상을 짧게 적은 것이 여기에 있습니다. http://eduict.org/_new3/?c=1/23&uid=52175

[질문 6] 함 선생님의 다채로운 사색과 사유에 대한 경이로움이 있다. 젊은 시절부터 공부해왔음일 것이다. 간혹 후배교사들에게 공부하라고 말도 하는데, 어떤 것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대한 함샘의 답변을 기다린다. 계획적인지, 내공이 쌓인 것인지... 공부방법?

(답변) 아시겠지만 저도 우여곡절이 많은 교직 인생을 보냈죠. 몰래 공부하던 초임교사 시절, 또 결기로 무장하여 비장함을 머금고 공부하던 해직 시절이 있습니다. 1997년 교실밖선생님을 개설하면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고, 이때 공부했던 교육공학이(석사과정) 제 교수학습 마인드를  형성하는데 일조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전공을 바꾸어 교육과정으로 박사학위를 받긴 했지만 다 그렇듯이 그것이 제 학문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이라하면 그저 편성 및 운영의 대상 정도로 격하돼 있는데... 교육과정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는 학문이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는 흔히 알려진 교육과정을 넘어 교육과정 철학, 교육과정 사회학을 더 공부하려 했고, 현상학이나 해석학, 그리고 심리학도 조금 공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것을 공부하여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글이나 대화를 통해 타자의 이해를 조력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낼 것이냐  하는 문제를 고민하게 됐죠. 많은 분들이 제 글이 쉽다고 하시는데 아마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사실 깊은 지식이 부족하여 차원 높은 글을 쓰지 못하는 것이고, 둘은 글은 타자와 내가 대화하는 과정이니 그렇게 대화한다 생각하고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내공이라 표현하셨지만 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씀이고... 그러나 저는 제 글을 통하여 독자들과 진지하고 정중하게 교감하고 싶은 특별한 욕구가 있습니다. 매일 책을 펼쳐들면 더 공부해야 할 산더미 같은 압박이 있지만요.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속

[질문 7] 교육사유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관료주의적으로 좋은 것이 좋은거다라며 무사고, 무비판적으로 'Yes'를 외치던 저를 정면으로 마주보게 된 것 같아 뜨끔했어요. 이제는 사유하며, 생각하는 교사로 변화해야 할 때!!

(답변) 교육사유 내용 중에 '소모적인 일에 진지하게 매달리는 김선생께', '다시, 김선생님께'라는 두 꼭지는 일상화된 관료주의와 성과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김선생님의 일상을 빌려 쉽게 풀어보려던 꼭지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김선생님은 한때나마 제 자화상이기도 했구요. 그 꼭지를 읽고, '내가 하고 있는 교직생활이 갑자가 너무 무의미해지고 우울해졌다'는 말씀을 몇 분께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의도가 바로 전달된 것이라고 봤어요. 타성에 젖어 관행화된 내 교직생활에 대하여,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거야?', '이것이 아이들의 발달과 무슨 관련이 있지?'이렇게 자문해 보는 것이야 말로 바람직한 성장의 시작이라 생각해요. 저도 더 깊이 고민하고 사유하겠습니다. 

[질문 8] 교사인 저도 이미 사회화(사회에 모나지 않게 적응한다는 의미)되어 비판하는데 무지했던 모습을 보게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교육을 놓고 사유할 수 있는 장에 함께 있어 무척 행복했습니다. 

(답변) 맞아요. '과묵하게 맡은 바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자'가 바로 관료주의가 원하는 교사형이지요. 그리고 교사는 아무런 의심없이 교실에서 '묵묵하게 공부하며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학생을 모범학생'으로 규정합니다. 저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하여 끊임없는 의심과 회의만이 더 좋은 구조와 관계를 위한 해체와 재구성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 믿어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이 경우에 제가 선생님께 드리는 말씀으로 좋을 것 같아요. http://eduict.org/_new3/?c=1/23&uid=54161

[질문 9] 사소한 일을 완전 진지하게 하는 조쌤입니다.^^;;(완전공강). 학생들을 대하면서 애들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의 바탕에 철학이 있었으면 해서 책을 읽게 되었어요. 만병통치약 같은 수업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역시 그런 건 없었어요. ㅠㅠㅠ
한번 수업하고 포기하고 조절하는 반복이 충분히 의미있는 과정으로 생각되고요. 다양한 평가, 정책에도 함영기 샘의 생각을 빌려 나름대로 생각을 가지고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근데 저는 분업하는 것은 좋아요. 정말 분업이 돼서 남의 일을 안하게 되는 날을 기대해요...~*

(답변) 예, 제가 '연수쇼핑'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선생님 말씀대로 교사의 수업을 한 방에 혁신하는 그런 비법은 어디에서 없습니다. 결국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란 그 어떤 절차나 방법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교사와 학생의 숨결이 만나고 눈빛이 교차되면서 학생 스스로 전인간적 발달이 일어나는 가운데 교사가 개입과 물러서기를 반복하여 이뤄가는 독특하고도 신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수업방법 모두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절차과 방법에 의존하여 아이들을 수업계획과 평가의 틀 속에 가두려는 기술적 합리성(technical rationality)을 비판하는 것이지요. 무엇을 왜 가르치는 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면 어떤 방법을 택하든, 그것은 교사와 아이들의 의사소통의 중심 그 사이에 놓일 것입니다. 분업화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분업화는 원하는 쪽은 '효율성'을 기하고자 하죠. 그런데 그 효율성이 교육적인가를 따지면 됩니다. 비교육적 효율성도 많으니까요. 단지 편익을 위해서 효율성을 택하지 않는 사고가 중요하고, 그런 바탕이 있다면 분업화(일인 일역 같은)도 때로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질문과 답변, 또 대화가 있었습니다만 포스트잇을 통하여 주어진 질문, 제가 책 이야기에서 답변 드리지 못한 것을 중심으로 페북에서 답변드리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정리해서 올려드렸습니다. 말하자면  교육사유 책 이야기에 대한 후속 대화격이지요. 거듭, 어제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리고 이런 대화의 기회를 자주 만들 것을 다짐합니다. 저자 함영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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