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교컴
만남 & 세상을 보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10명의 물리학자
이 책을 선택하면서 책 제목의 수식어는 접어두고 물리학자란 단어만으로도 나에게 아주 벅차기만 할 거 같아서, 천천히 읽자고 작정을 했었다. 그러고도 느긋하게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읽어나갔다. 나의 무지로 해서 아인슈타인만 아는 줄 알았는데, 학자들의 이름을 보니 그래도 어지간히 아는 이름이었다, 맥스웰을 제외하면. 과학 분야에서 전혀 모르는 것이 아니란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다. 책을 통해서인지, 매체를 통해서인지 모르지만, 낯설지 않음이 반가웠다.
책의 분량은 적지 않았지만 각 물리학자들이 별개의 인물로서가 아니라 수직 수평으로 맺어지는 그들의 관계를 곁들여서 진행하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들을 만나는 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었음에도 그들을 만나는 것은 신선했다, 지나버린 역사를 반추하는 느낌과 함께.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등장하는 신들은 너무나도 인간적이어서 우리를 항상 신화 속에 끌어들이고, 많은 즐거움을 준다. 이 책에서 열 명의 물리학자들 또한 한 사람에게 할당되는 각 각의 지면이 크지 않음에도 아쉬울 것 없고 군더더기 없이 연구 성과 뿐 아니라 인품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도록 전해지는 것이 나에게는 매력적이었다.
갈릴레오의 『두 새로운 과학에 관한 수학적 증명과 논고』에서 뉴턴의 『프린키피아』로 연결되고, 뉴턴과는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마이클 패러데이의 삶을 보면 종교적인 바탕이 있건 없건 간에 원망이나 불만이 적은 절제된 생활은 정신적인 안정과 함께 자기 과제에 대한 추진력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다.
패러데이가 소개한 자기장의 개념을 맥스웰은 전자기장으로 확대해서 적용하여 논문을 제출한다. 이 맥스웰의 전자기 방정식은 나중에 아인슈타인에게 특수상대성이론의 영감을 주게 된다고 한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성물리학자 마리 퀴리는 방사능 원소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원자핵을 발견하고 최초의 핵반응을 일으키게 한 학자로 원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다는 생각을 바꾸도록 증명한다. 그리고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이슈타인, 아인슈타인과 양자역학에 대해서 논쟁을 벌인 닐스 보어, 보어와 다른 성향의 학자임에도 함께 연구하고 토론을 나누면서 양자역학에 의 발판을 만들고 리차드 파인만으로 연결된다.
책 속에서 과학자들이 지니고 있는 인간적인 면들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 개혁자라는 수식어와 다르게 친밀하게 느껴지고 동류의식을 갖게 해 준다.
책을 읽고 나서 갑자기 과학적 소양이 자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리학이라는 생활 깊숙이 배어있는 학문의 영역을 우리에게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으로만 여기며 살아가는 생활에서 딱딱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책을 만나서 신선하고 즐거웠다. 적어도 물리학에 대해서 도리질을 하고 싶지 않게 해 주는, 이해는 아니어도 짐작으로 끄덕일 수 있게 해 주는 설명은 저자들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남다름을 보여준다. 너무나도 관심에 두지 않았던, 관심에 넣고 싶지도 않았던 분야의 책을 읽은 기분을 비유하자면 ‘공짜로 생긴 차표 덕에 떠나는 여행길에서 만나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 이다.
http://booklog.kyobobook.co.kr/h33j37/1625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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