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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도가니
작가 공지영 씨의 소설들은 저에게 아주 친숙하게 다가옵니다. "도가니"는 인터넷 연재 당시 "학교와 교사 이야기" 정도로만 막연히 듣고 별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연재가 끝나고 단행본으로 출간되자 각종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걸 보고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저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이다보니 자연히 관심이 쏠리더라구요.
소설을 읽어가면서,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이라는 걸 알고, 그러고보니 몇년전 그런 일이 시사프로그램에 방영이 되었고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았어요. 그런데 솔직히 저는 소설을 읽어가면서 경악했습니다. 정말 이런 일이 있었던 걸까?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소설속의 이야기가 너무 아팠습니다.
무슨 일을 하고 있건, 자신의 지위를 떠나서, 인간 본연으로 돌아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소설을 읽는동안 제 자신이 소설 속의 인물이 되어 많이 힘겹고 슬펐습니다. 성폭력의 문제가 우리 사회의 너무 일반화된 한 양상이 되고 이제 뉴스에서 그런 사건이 고발되어도 많이 무감각해진 요즘이지만, 물론 그래서도 안되지만, 소설 속의 경우는 저에게 최악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린 영혼들에 가해진 상처는 무엇으로도 치유가 어려울 것 같아요. 소설속에서, 아이들을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는 강인호, 서유진, 최요한 목사를 저도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사건이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 실로 믿어지지 않습니다.
작가 공지영은 "도가니"를 통해 우리에게 뭘 말하고 싶었을까요? 비단 사회고발이나 자기성찰 만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아닐 겁니다.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런 것도 필요하지만 작가가 진정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우리 본연의 모습"을 직시하고 그걸 넘어서는 현명함을 지니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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