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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교컴
<민주학교란 무엇인가를 읽고>
이 책은 교육생태계 피라미드의 높은 곳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는 6명의 저자들이 생각하는 민주학교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실천의 결과물을 펼쳐놓고 있다. 저자들은 각자 이론과 실천을 넘나들며 민주학교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혁신담론이 지금처럼 풍부한 적이 있었나 싶지만 이는 반대로 그만큼 민주주의와 혁신에 관한 단일한 개념 정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민주학교의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다만 다시금 확인하게 된 민주학교로 가는 열쇠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학교문화와 리더십이다. 학교의 모든 문제가 학교문화와 리더십으로 수렴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두 가지 변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작동된다면 민주학교의 모습이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기 때문이다.
학교는 이미 권위주의를 숨긴 가짜 민주주의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민주 이념을 포장지로 쓰고 속에 있는 내용물은 여전히 권위에의 복종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이 학교현장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남게 된 이유는 바로 인성을 부각시켜 강조했기 때문이다. 인성을 부각시키는 순간 그것은 제도와 시스템의 폭력에 쉽게 노출된다. 민주를 강조하는 순간 학교는 민주를 가장한 시스템과 제도, 문서의 폭력 앞에 무기력해 진다. 그러므로 민주학교는 민주를 강조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실패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 책에서 민주학교와 혁신학교를 비교한 점(p.43.)이 인상 깊었다. 이 책에서는 민주를 내용의 문제로, 혁신을 방법의 문제로 서술하고 있지만 실상 민주학교와 혁신학교는 다르지 않다. 혁신을 가장한 혁신학교, 민주를 가장한 민주학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은 민주학교와 혁신학교를 두 가지 다른 개념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민주학교가 혁신학교이고 혁신학교가 곧 민주학교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이론과 실천을 이분법으로 바라보는 오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줄이는 것이 더하는 것이다. 학교는 이미 많은 질병을 안고 있다.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제도와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문화와 리더십에서 출발해야 한다. 학교장의 민주적 리더십은 앎이 아닌 삶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학교장이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잊지 않는다면 민주학교로 가는 길은 요원할 것이고,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잊고 동등한 인격체의 학교시민들과 소통하려 노력한다면 그것은 민주학교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다.
지금, 민주학교를 위해서 학교장은 어떤 관점으로 학교시민을 바라보고 있는가?
이 책을 읽고 전국의 학교장님들께 묻고 싶은 단 하나의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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