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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선생님의 숨바꼭질] 후기
권일한(2018). 선생님의 숨바꼭질-꼭꼭 찾아라, 아이 마음 닫힌다. 지식프레임
아이들 각자가 자기 삶의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쓴 글과 선생님의 성찰이 자연스레 엮여 그들이 함께 만든 시간들, 장면들, 이야기들을 상상하며 읽을 수 있는 책. 책장을 넘기며 "교사도 학생들과 함께 자란다."란 생각을 새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은 계속 곱씹게 되네요.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그림자이다. 그림자를 만드는 실체를 놓치고 그림자만 보면 아이를 잘못 판단하고 만다. 그림자가 길거나 짧다고 실체가 길거나 짧지는 않다. 아침을 만난 아이는 긴 그림자를, 점심을 만난 아이는 짧은 그림자를, 곳곳에서 비치는 가로등을 만난 아이는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는 여러 가지 그림자를 보인다. 아이를 비추는 빛이 없어 그림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아이도 있다."(85쪽)
학교생활 속에서 직면하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그 아이의 전체를 알고 있다 자만하는 교사는 없을 것입니다. 일기를 통해 아이들의 일상적 삶을 엿보기도 하지만 이 또한 부족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안에서 터져 나오는 감정"(221쪽)으로 쓴 (반짝반짝 금색으로 인쇄된) 아이들의 글을 보면서 권일한 선생님의 기다림의 두께를 읽을 수 있습니다. 교사가 한 아이를 안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 아이도 선생님을 비슷한 정도로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서로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나누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대화가 서로에게 양분이 되어 함께 커가는 과정이 따뜻한 온도로 전달되는 책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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