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의 역사’를 읽고 > ♣

 ‘산의 역사’ 지은이는 자크 엘리제 르클뤼(Jacques Elisee Reclus)로 1871년 나폴레옹 3세의 폭압적 군주제에 반대해 일어났던 파리 코뮌(Paris Commune)에 참여했습니다. 그 이유로 정치적 탄압을 받던 엘리제 르클뤼는 스위스 알프스 산골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산의 역사’를 집필했다고 합니다. 엘리제 르클뤼는 이 책에서 지리학(지구과학, 지질학)적 사실을 열거하면서 산과 인간의 관계를 역사, 문화적으로 차분하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산마루와 골짜기, 바위와 결정, 산의 기원, 화석, 무너지는 봉우리, 흙더미와 돌더미, 구름, 안개와 뇌우, 눈, 산사태, 빙하, 빙퇴석과 급류, 숲과 풀밭, 산짐승, 기후의 변화 등에 대해서 매우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새삼스럽게 여러 가지 지식을 되짚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은이가 지리학(지구과학, 지질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지만, 지속적인 관찰과 조사로 그 많은 내용을 알아내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너무 학문적인 느낌도 없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지리, 지구과학, 지질학 교재를 읽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은이와 산과의 관계 혹은 산에 대한 여러 가지 서정을 기대하고 읽었는데 그것이 아니어서 아쉬웠습니다. 한편, 책이 출간되었던 19세기 후반에서 오늘날까지 100년이 넘는 시차가 있어서, 책의 내용이 당시의 일반적 지식으로는 생소하고 반향을 일으킬 수도 있었겠지만 21세기의 시점에서는 조금 건조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