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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사 두번 죽어야 공교육 사나

함영기 | 2004.02.06 10:24 | 조회 2070 | 공감 0 | 비공감 0

몇년 전 한 여중에 근무할 때, 학교 부적응으로 휴학했다 어렵사리 복학한 송희가 있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더니 예상보다 적응을 잘하는 것 같았다. 송희 입가에는 종종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괜찮니?”


“네. 예전엔 학교가 공부만 하는 덴 줄 알았어요. 이제 보니 이런저런 행사들이 참 많고, 거기 참여하는 게 재미있어요.”


학교에서 학생들은 송희처럼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다.


조기청소에다 주번활동, 점심시간이면 방송반이나 도서실로 달려가 봉사활동을 한다. 사생대회에 참가하고, 문예백일장이나 육상경기에도 나간다. 학예발표회의 합창이나 연극공연에 출연하기 위해 며칠을 연습에 몰두하고, 알뜰시장에 내놓은 물품을 남보다 많이 팔려고 목청을 높이기도 한다. 독서왕에 뽑히려면 부지런히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하며, 교지 기자로 활동하면서 여기저기 취재에 나서기도 하고, 만화동아리에 들어 만화작품집 발간에 애를 쓰기도 한다.


환경미화 심사에 대비해 멋진 디자인을 연구하고, 학급간 축구대회에 나가기 위한 연습경기에 참가해 땀흘리며, 반 친구들 간에 벌어지는 다툼도 조정해 화해에 이르도록 노력해야 한다. 학생부가 정한 규율에 벗어나지 않도록 복장이나 태도를 조신하게 유지하고, 아예 학교를 스스로 운영해보겠다며 반장선거나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해 유세를 펴기도 한다.


그리고, 학과공부가 있는 것이다.


즉 학교는 총체적 인간을 만들어내기 위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이 모든 과정에 교사가 바람처럼 물처럼 간여하여 공교육의 품질을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 현장이란 이 땅에서 어떤 사람으로 남과 조화롭게 살아가느냐, 그 ‘가치’를 시행착오를 통한 실천으로 체득하여 버젓한 한 인간으로 설 준비를 하는 곳 아닌가.


사교육은 이중 일부인 학과공부를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사업장이다. 교사와 학원강사를 비교하는 것은 마치 코끼리를 강아지와 비교하는 것과 같다. 강아지가 잘 짖는다고 코끼리를 강아지처럼 짖게 만들려는 시도는 이미 실패를 저장하고 있는 셈이다.


교사는 무능할 수 없다. 사방에서 보이지 않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학생들의 눈빛이 교사를 감시한다. 자칫 제 맘에 들지 않으면 막무가내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동료교사들은 혹 저 선생 때문에 불똥이 튀지 않나 예의 주시하고, 업무가 신통찮으면 해당 부장교사가 싫은소리 한마디 던지며, 교감이나 교장이야말로 더 적극적으로 교사들을 감시하고 간섭한다. 그뿐인가, 학부형들도 아이들에게 생긴 문제를 묵과할 수 없을 경우에는 교무실로 쳐들어와 때로는 멱살잡이도 서슴지 않는다. 교육청의 장학사들은 장학검열이나 복무감사 등을 통해 학교를 감시하며, 학교운영위원회도 놀고만 있지는 않다. 이런저런 견제장치가 유형무형으로 교사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과연 교사 때문에 공교육이 죽었는가? 아니면 ‘내 아이만은 명문대’이즘(사교육 광풍) 때문에 학교가 볼품없어졌는가? 공교육을 살려보겠다는 새 교육부장관의 일성이 고작 ‘밥통’이란 말에 의한 교사 죽이기(국민의 정부에 이어 두번째) 위협이라면 우선 장관의 편견과 자질부터 ‘평가’받아야 마땅한 노릇이다.


오늘날 교육문제의 혼란은 형이상학적 문제다(슈마허). 이른바 철학이 먼저 서지 않으면 뿌리와 지엽이 뒤바뀌는 정책적 과오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석범/서울 신원중 교사·소설가〉

최종 편집: 2004년 02월 05일 18:51:18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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