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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토론방

이데올로기와 독일 교육제도

전석희 | 2003.09.30 19:27 | 조회 1912 | 공감 0 | 비공감 0
독일교육에 나타난 이데올로기의 흔적 - 좌우파의 경쟁

fordern 과 foerdern 이라는 두 단어는 교육적인 시각에서 볼 때 서로 반대되는 의미를 갖고 있다. fordern은 ‘요구하다’라는 뜻으로 교사가 학생에게 강하게 노력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즉 학업성적(Leistung)을 올리기 위해 학생의 노력과 열의가 따르기를 요구하며 교사측의 압력도 가해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단어에는 다분히 엄한 학습분위기가 반영된다. 이와는 달리 foerdern은 학생의 적극성을 요구하기 보다는 성적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장려하고 이끌어 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파와 좌파가 지향하는 교육이념은 이 두 가지 교육방법 가운데 어느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이를 중요시하느냐에 따라서 차별화된다. 즉 보수파는 ‘fordern'에 더 큰 비중을 두어 학력향상을 도모하려는 데 반해, 좌파에서는 ’foerdern, 즉 성적불량 학생을 돕고 이끌어가는 데 교육의 주 목표를 두고 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우파에서는 학생들이 각자 타고난 재능에 따라 학습에 열중할 것을 요구하며, 좌파에서는 우수한 학생보다는 성적이 부진한 학생을 이끌어주는 데 교육목표를 두고 있다. 따라서 좌파는 엘리트교육에 무관심하며 학습과정에서 심한 경쟁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이 두 단어에는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교육정책의 차별성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정치이념이 교육제도에 나타났던 60년대 말기

우선 독일교육제도를 간단히 요약해 보도록 한다. 60년대 말까지 독일교육제도에는 전통적인 ‘세갈래 제도’(dreigliedriges System)만이 있었다. 즉 초등학교 성적에 따라서 5학년부터 제각기 일반 고등학교(Gymnasium), Realschule(10년제), Hauptschule(9년제) 등으로 진학하는 데 이 제도의 장점은 어느 정도의 평준화된 학급형성에 의해서 그만큼 학습능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약점도 만만치 않다. 이미 초등학교 4년에서 일생의 기로를 좌우할 수도 있는 학생의 재능이 판가름된다는 것이 너무 이르다는 점이다. 나이에 비해 뒤늦게 계발되는 학생 (Spaetentwickler)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환경이 여의치 않아 부모에게서 학습에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Gymnasium에 진학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위의 제도하에서는 초등학교에서부터 경쟁의식이 조장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데올로기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어린 시절부터 학급을 상하계층으로 나누어 인간을 승자와 패자그룹으로 분류하여 사회적으로 상하구조를 확정짓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교육제도 전반에 대해서는 이미 60년대 중반부터 논란이 있어왔는데, 결국 70년대 초에 와서 재래식 제도에 추가로 도입된 것이 종합학교라는 제도이었다.

Gesamtschule(종합학교)의 탄생

종합학교에서는 초등학교 4년을 거친 학생이 2년간 ‘Foerdern 과정’ (Foerderstufe)에서 수업을 받는다. 수학과 영어를 세 등급으로 나누어 자기 수준에 알 맞는 학급에서 학습을 받으며 성적변화에 따라 단계를 바꿔나갈 수 있다. 또한 종합학교 제도에도 일반고등학교, Realschule, Hauptschule 등 세 등급의 학교가 있어서 자기 능력에 따라 진학하며 학교를 바꿀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16세까지는 성적에 의한 차별이 없이 모든 학생이 한 반을 이룸으로써 이들의 사회성을 배양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인은 특히 좌파에서 매우 중시하는 대목이었다. 당시 독일시민의 60%가 이 제도에 찬성했으며, 유럽에서는 거의 모든 나라에 이 제도가 도입되어 있었다.
이 무렵, 즉 60년대 말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독일사회의 좌경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던 때이었다. 좌파의 입장에서는 재능이란 누구나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며 따라서 가정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하부층에서는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계발해 줌으로서 누구나 고등교육의 기회를 갖도록 하여 기회균등(Chancengleichheit)을 이룬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목표였다.
심지어 60년대 말 기회균등을 중요시한 좌파교사들은 학생들의 부모가 고등교육을 받은 상류층인 경우에는 성적에서 1점씩 감점을 함으로써 기회균등의 실현을 시도했다.
좌파에게 종합학교제도는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가속화하는 촉진제로 이해되었다. 즉 종합학교제도가 탄생하게 된 데는 이와 같이 정치이념이 견인차노릇을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독일사회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역시 교육의 효율 못지않게 이데올로기적인 명분과 논리가 중요한 도화선이 되어왔다.
좌파적 입장에서는 사회 각 분야에서 경쟁에 의해 야기되는 비인간적인 측면이 특히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이들이 추구해온 가본이념은 ‘인간적인 모습을 한 사회주의’ ( Sozialismus mit menschlichem Antlitz)의 구현이었다. 동구권 사회주의가 안고 있는 갖가지 맹점과 비인간적인 면을 배제시킨 사회주의를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에 관한 한 공산권에서는 치열한 교육경쟁제도가 도입돼 있었다. 동독의 경우에도 과학, 음악, 스포츠 등 분야별로 특수학교를 설립하여 엘리트양성을 추진해 왔다. ‘인간적인 모습’이란 서구 사회주의자들이 설정한 한 단계 더 진화된 이상향이었던 것이다.
교육분야에서 이들은 ‘노는 것이 곧 공부’ 혹은 ‘놀면서 공부한다’라는 이론을 내세웠다. 또 공부는 절대로 힘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 있었다. 그러므로 좌파에서는 학생들의 성적평가를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학습강화(Leistungsanforderung)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심하게 반대해 왔다. 더욱이 경쟁의식이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 좌파대학으로 유명했던 브레멘대학에서는 졸업시험 때 4명이 함께 보는 구술시험에서 누군가 한 명이 답을 하면 4명 모두가 같은 점수를 받은 것은 유명한 이야기였다.

Gesamtschule(종합학교)가 남겨준 결과

Gesamtschule 문제를 중심으로 한 좌우파간의 논쟁을 보면 마치 탐정소설을 읽는 것으로 착각할 지경이라고 말하는 교육자도 있다. 교육행정을 관장하는 주 정부선거가 있을 때면 으레 이 문제가 첫째가는 정치 이슈로서, 좌우간에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러나 30년 전 도입된 이 제도에 대한 평가가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 년 전 부터이다. 학부모들이 종합학교보다 일반 Gymnasium이나 Realschule를 선호해온 것은 구체적인 근거는 없이 개인적인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 5학년에서 일단 성적이 좋으면 누구나 일반 Gymnasium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개적으로 두 학교제도를 비교평가한다는 것은 완전 타부시 되었는데 이는 이데올로기문제로 직결되는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1998년 Pisa(국제 학력평가)를 주관한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실시한 TMSS라는 국제수학학력 비교결과 종합학교내의 고등학교과정성적이 일반 고등학교 성적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 놀라운 것은 두 학교를 비교해 볼 때 과목에 따라 2년 내지 3년이라는 엄청난 진도상의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종합학교가 갖는 문제점이 이와 같이 외부에 공개되기 시작했던 그 이전에도 좌파에게 매우 난처한 하나의 사건이 알려진 적이 있었다. 헷센 지방주는 수 년 전까지 연속해서 좌파 사민당이 집권하는 주였다. 만약 이들 좌파정치인들이 자신이 주장하듯 종합학교의 우월성, 필요성을 확신하는 정치인이라면 주 장관들이 솔선해서 자기 자녀들은 마땅히 종합학교에 보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장관들 가운데 무려 8명이 자녀들을 종합학교를 피해 일반 고등학교에 입학시켰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 정치가들의 위선적인 행태가 폭로된 놀라운 사건이었다. 당시 분노한 교사들이 상당수 사민당에서 탈당했다고 한다.
Abitur(고졸시험)에도 문제가 있었다. 보수정당이 집권하는 바이에른주는 가장 교육의 질이 높은 지역이다. 그런데 바이에른주와 사민당이 집권하는 헷센 주의 경계지방에서 바이에른주 쪽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상당수가 헷센 주에 있는 학교를 선택해서 경계선을 넘어 온다. 여기서 훨씬 수월하고 편하게 놀면서 공부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수도 1 - 2점 차이가 나기는 보통이다. 학생들이 점수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 아니라 일단 수월하게 졸업장을 주는 지역으로 옮겨 다니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성적은 단지 입학생 수가 제한되는 일부 학과에서만 입학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로 이용되기 때문이다.

Pisa결과가 독일사회에 안겨준 쇽크

독일에서 지난 해 말 발표된 Pisa결과만큼 사회전반에 충격적으로 받아드려진 사건도 없었을 것이다. 그 후 언론에는 Pisa관련 기사가 빠진 적이 없이 계속 이어졌다. 특히 놀라움이 컸던 이유는 독일학생의 석차가 중하위권으로 나온 데도 있지만 (멕시코와 같은 수준) 이보다 더욱 심각하게 받아드려야 할 사항은 시험문제가 이해력과 창의력 중심의 문제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아시아지역의 학습제도에 대해 외국에서는 암기식(pauken: Paukerei)으로 훈련받는 (Drill) 비인간적인 제도라는 비웃음을 사왔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보면서 ‘창의력’의 형성과정에 대해 학자들은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해 보아야 할 계기가 된듯하다.
Pisa에 못지않게 사회의 관심거리가 된 것은 국제 Pisa에 이어 독일에서 국내 Pisa시험을 별도로 채점한 내용이었다. 이 결과는 지난 6월 말 발표됐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다시 한번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30년간 논란이 되어 온 교육제도상의 효율성 문제점이 백일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즉 여기서도 보수당 지역 학생의 성적이 훨씬 우수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좌파에게 던져 준 놀라움과 실망은 말할 수 없이 컸다. 이들이 오랫동안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지향해 온 교육이념의 꿈이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예로 독서 이해력 테스트결과를 보아도 출신성분이나 가정환경에서 오는 영향을 배제한다는 원래 목표와는 달리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즉 보수적인 교육방법, 다시 말해서 fordern에 주력하는 지역에서는 학생들의 출신성분에 따라서 차별화되는 일이 적었고 오히려 반대로 foerdern에 주력한 좌파지역 학교에서는 가정환경에 따른 성적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또한 동구권 이주자로서 독일어 실력이 낮은 학생의 경우에도 foerdern에 주력을 둔 지역에서는 이들이 오히려 동화에 더 어려움을 겪었다.
일반 Realschule, Gymnasium과 종합학교 내 같은 학교제도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즉 두 Realschule를 비교한다면 마땅히 종합학교에서 foerdern을 받은 학생이 더 성적이 좋아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정반대의 결과가, 그것도 아주 큰 격차로 나타났다. 원래 추구하는 foerdern의 역할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증거이다.
좌파지역 주정부에서는 지금까지 독일 내 학력비교를 한사코 거부해 왔었다. 심지어 두 개 주에서는 이번 국내 Pisa시험에 참여하기를 공공연하게 거부하고 나설 정도로 좌파는 경쟁의식에 대한 거부감이 강렬한 것이다.
특히 좌파에게 치명적인 사실은 foerdern을 받은 종합학교가 오히려 일반학교보다 40%(!)나 foerdern 효과가 뒤진다는 결과였다. 또한 종합학교 학생들이 오히려 가정형편에 따른 성적차이가 더욱 크다는 사실도 모든 예상을 뒤엎은 놀라운 사실이었다. 독일어가 약한 외국학생의 경우도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즉 한 마디로 fordern이 foerdern 보다 더 학습효과를 증진시킨다는 결론이 나온다. 교육을 통해 사회개혁을 이룩하겠다는 꿈은 실패로 끝나고 만 것이다. 평등(Egalitaet)과 엘리트(Elite)는 조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사민당에서는 이런 결과에 대해 이제 더 이상 숨기고 변명하면서 이념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Flucht nach vorne(정진돌파)밖에는 더 이상 피할 길이 없게 된 것이다.
일부 사민당 정권에서는 이제 스스로 보수파보다 더욱 앞장서서 학교간의 경쟁의식을 고취시키면서 교육개혁을 선도하고 있다. 대학교육에서도 등록금 도입 등 전형적인 보수파의 교육정책을 도입하기도 한다.

독일제도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제 교육이데올로기를 위한 ‘30년 전쟁’은 끝마감을 할 단계에 이르렀다. 화해에 의한 정전이 아니라 Pisa라는 외부적인 영향력인 Pisa쇽크로 인해 정전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fordern oder foerdern이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fordern und foerdern, 즉 양자의 종합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금까지 교육자들은 독단적인 이념에 종속됨으로서 학생들이 바보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정치적, 사회적인 뒷받침이 없이 교육을 통해서만 평등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꿈은 실현불가능 한 것으로 판명되었고 오히려 고등교육을 받음으로서 빈부의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해석이다.

앞으로 정부와 교육계에서 과연 어떤 개선책에 의해서 30년에 걸친 파탄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까? 요즘 개선책에 대해 쏟아져 나오는 제안을 보면 조기교육 실시, 전일학교 확충, 교육예산 증액, 교과과정의 변경, 전국적인 종합 Abitur (Zentralabitur) 실시, 가정의 역할에 대한 재고, 경쟁의식의 도입, 학교의 자율운영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수상 후보들의 TV토론에서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업자 수만 의식하며 백년대계를 이루어야 할 교육정책이 거론되지 않는 것은 이 사회가 아직도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한 듯이 보인다.
하여튼 과연 앞으로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와 개혁이 어느 기간 내에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완전 미지수이다. 이제 독일로서는 30년에 걸친 이데올로기화의 고리를 풀어나가야 하며, 앞으로의 세대가 국제경쟁에서 이겨나가려면 과감하고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심지어는 브레멘 교육장관조차 이제는 ‘탈이데올로기’ 상태에서 독일제도의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있으니 새로운 바람을 타고 의식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지난 8월 중순 뮌헨 막스플랑크 심리학 연구소에서 흥미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독일에서 최상위권인 뮌헨지역과 월남 하노이 초등학생의 성적을 비교한 것이다.
여기서 독일 아이들이 지능과 창의성면에서 약간 더 높은 성적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정신력 집중도에서 월남아이들이 단연 우수했고 특히 수학계산, 수학적인 사고력, 생각을 요하는 응용문제 풀기에서는 월남학생들과 너무나 큰 격차가 나타난 것이다.
이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었다. 월남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는 것과 방과후에 교사들이 생활수단으로 학교에서 다시 과외수업을 하며 오후와 일요일에도 과외는 계속된다. 또 독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학숙제에 대해서도 그들은 짜증을 낼줄 모른다. 그러면서도 월남아이들은 놀랍게도 독일아이들보다 더 행복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렇게 꾸김살 없이 자연스럽게 자라는 경우를 독일에서는 본 적이 없다는 이들 전문가의 평이었다. 또한 이들은 두뇌가 떨어진다고 포기하지도 않으며 끝까지 열심히 노력한다. 따라서 반에서 최고점을 받는 학생이 뮌헨에서는 7%에 불과했지만 월남에서는 40%나 되었다.
독일전문가들이 중요시하는 점은 이렇게 공부로 인해 혹사당하는 월남아이들이 더욱 명랑하고 유쾌하게 지내며 낙천적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이들에게는 ‘노는 것이 공부’가 아니라 ‘공부가 곧 노는 것’이라는 주장이 가능해 진다.
독일사회에서 그 중요성을 절실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항이 바로 교육열과 교육계의 나태성이다. 월남이나 한국에서 보듯이 전통적으로 교육을 중시하는 동양사회에서는 교육이 사회의 가치체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중시한다는 것은 학생은 물론 가정에서도 그만큼 열의와 관심, 그리고 노력과 희생을 감수할 마음가짐이 돼있다는 것이다. 이 사회에는 아직 선의의 경쟁의식조차 결여돼 있는데다가 나태한 교육계는 요지부동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과거 철도요원이 공무원이었듯이 교직자가 공무원인 사회에서 효율성을 기대하기란 힘들 것이다. 전 독일대통령이 주장하듯 사회가 충격(Ruck)을 필요로 한다면 제도상 변화가 앞서야 한다. 그런데도 교직공무원의 투표성향을 의식해야 하는 제도하에서 획기적인 변화와 성과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동양사회의 가치체계(Wertsystem)를 독일사회가 수용하리라는 것은 더욱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출처: 유럽리포트 교육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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