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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를 위한 변명

함영기 | 2003.04.08 20:32 | 조회 1459 | 공감 0 | 비공감 0
오마이뉴스 송원재기자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의 불행한 죽음을 놓고 전교조 교사들이 몰매를 맞고 있다.

교장들이 떨쳐 일어나 집단으로 린치를 가하고, 정체 불명의 학부모단체들이 전교조 해체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사건의 객관적 실체는 제쳐두고, 스스로 경찰과 검사에다 판사 노릇까지 모조리 도맡아 하고 있다.

아직 장례식도 끝나지 않은 터에 이런저런 논란은 고인의 죽음을 더 욕되게 할 뿐이다. 또 고인의 행동에 대한 성급한 판단은 그 분을 두 번 욕보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전교조 교사들이 몰매를 맞으면서도 말을 삼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리고 죽음을 결심하는 순간까지 그 분이 겪었을 고통과 갈등은 모든 이유를 떠나 우리 모두에게 깊은 인간적 성찰과 자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싸고 요즘 벌어지는 광경은 그런 인간적 성찰과 자성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전교조를 '패륜범죄의 현행범'으로 지목하고 마녀 사냥 식 여론재판을 열어 '도덕적 사망선고'를 내리려 하고 있다. 교장단은 이를 기화로 마치 그 동안 학교현장의 주도권을 전교조에게 빼앗기기라도 한 것처럼 '성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한 분의 불행한 죽음을 놓고 벌어지는 이런 움직임은 안타깝다 못해 불경스럽기까지 하다.

많은 국민들은 이번 사태를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전교조가 저질렀다는 끔찍한 '패륜범죄'에 소름이 끼치면서도, "설마 전교조가…"하고 반신반의하고 있다. 또 그 동안 전교조가 추구해온 '평등 지향적 교육'에 반감을 품고 있던 이들은 가슴에 쌓인 불만을 일제히 터뜨리고 있다.

그러나 '침묵'이 곧 '진술 포기'로 간주되고, '고인에 대한 인간적 존중'이 '무언의 자백'으로 치부되는 요즘 분위기에서 전교조 교사들이 침묵을 계속 지킨다는 것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

고인의 장례식을 하루 앞둔 이 밤, 밖에는 차가운 봄비가 내린다. 뜬눈으로 지새다시피한 게 벌써 여러 날이다. 많은 고민과 혼란 속에 몇 번이나 생각을 뒤집다가 마침내 입을 열기로 마음을 정했다.

나는 대다수 교장들을 아직도 '교육 가족'이라고 믿고 있기에, 우선 '교장을 향한 항변'부터 털어놓고, 이어서 '전교조를 위한 변명'을 할 생각이다.

나는 전교조 교사다. "사람을 죽여놓고도 반성할 줄 모른다"는 그 전교조 교사다. "아이들 공부는 안 가르치고 불법투쟁만 일삼는다"는 바로 그 전교조 교사다.

당신들이 '때려죽여도' 시원찮아 하는 그 전교조를 위해 나는 두 번이나 해직의 길을 택했고, 교육을 위해 떨쳐 일어섰다는 그 교장들과 교육관료들, 그리고 수구언론과 싸우느라 청춘을 바쳤다.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아이들이 당신들의 무관심과 무책임 속에 죽어갈 때, 당신들의 입은 침묵을 지켰다. 해마다 수십 명의 어린 생명들이 비인간적인 입시경쟁의 톱니바퀴에 물려 스스로 목숨을 내던질 때, 당신들은 '교육의 경쟁력'을 위해 눈을 감았다. 해마다 수천 명의 아이들이 집단 식중독으로 고통받을 때, 당신들의 일부는 업자와 은밀한 뒷거래를 통해 검은 돈을 챙겼다.

그러던 당신들이 지금은 떨쳐 일어나 전교조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교육현장의 해묵은 갈등의 와중에서 일어난 불행한 죽음을 놓고, 당신들은 지금 '위험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합숙소에서 자다가 화마에 스러져간 축구부 어린이도, 기득권을 누리던 교육관료도, 성적을 비관하여 옥상에서 몸을 던진 가련한 아이도, 죄 없이 죽어가는 이라크의 어린이도, 모든 생명은 똑같이 소중하다.

그런데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당신들의 분노는, 다른 이들의 죽음 앞에서는 왜 침묵하는가? 당신들보다 더 어리고 자기 몸 하나 보호할 힘도 없는 어린 생명들이 위협받을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절반이 넘는 이 땅의 아이들이 자살을 꿈꾸며 누렇게 시들어갈 때, 당신들은 학교를 꿰차고 앉아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전교조 교사들이 입시교육 해소를 외치며 강제 보충수업 자율학습 없애달라고 목이 쉬도록 외칠 때, 일부 학부모들이 내 자식 좋은 대학 보내려고 보충수업 늘려달라고 떼를 쓸 때, 당신들은 교장실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고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당신들이 매일 아침 여교사가 타다 준 향긋한 커피의 맛을 즐길 때, 교실에서 불려나온 이 땅 여교사들은 '아름다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성차별의 모멸감을 씹어야 했다.

당신들이 계약서를 흔들며 부당한 업무를 지시할 때, 우리 교육의 숨은 일꾼인 기간제 교사들의 인권은 하나하나 무너져 갔다. 당신들 가운데 일부가 업자와 은밀한 뒷거래로 검은 돈을 챙길 때, 전교조 교사들은 촌지를 거절하느라 학부모와 승강이를 했다.

당신들이 근무시간에 호텔에 수시로 모여 공금으로 교장단 단합대회를 할 때, 전교조 교사들은 수업을 미리 당겨서 다 하고 연가를 내서 밤차 타고 올라와 집회를 했다. 당신들이 좋은 점수 받아 높은 자리로 승진할 때, 교사들은 수업을 뒷전으로 미루고 실적 서류 만드느라 밤을 샜다.

당신들이 모든 대화의 통로를 닫아 놓고 행정력으로 밀어붙일 때, 전교조 교사들은 동료교사들을 하나 하나 설득하며 지지를 넓혀갔다. 당신들이 당신들의 대표인 정부가 약속한 단체협약을 대놓고 비웃을 때, 전교조 교사들은 때로는 간청하고 때로는 화를 내며 약속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고인의 죽음은 우리 교육현장의 해묵은 대립과 갈등이 빚어낸 불행하고 안타까운 사건이다. 더구나 고인이 안타까운 결정을 내리기까지, 지역 교장단회의에서 고인을 향해 집중적으로 쏟아진 질책과 압력이 직접적인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 갈등구조의 한 당사자인 전교조 교사로서, 나는 스스로 '무죄'라고 강변할 생각이 없다.

마찬가지로 그 갈등구조의 다른 편 당사자인 교장들 역시 '자신만의 순결'을 소리 높이 주장할 수 없다. 또한 교단의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며 선정적인 보도로 일관해 온 일부 언론 역시 스스로 '공정한 제삼자'이기를 포기한 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당신들은 갈등구조의 모든 책임을 전교조에게 뒤집어씌우고, '순결한 피해자'가 되어 고발장을 낭독하고 있다. 당신들은 지금 불행한 죽음을 빌미 삼아 '앙시앙 레이짐'으로의 복귀를 꿈꾸고 있다. 그리하여 제2, 제3의 불행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이런 부질없는 갈등과 증오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도대체 언제까지 참아야만 우리 모두가 상식과 합리의 잣대를 공유할 수 있는가?

죽음은 모든 것의 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새로운 것의 시작이어야 하고, 이왕이면 과거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고인의 죽음을 욕보이지 않는 것이고, 살아 있는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이다.

모든 대화의 통로를 막아 놓고 뻔히 보이는 파국을 향해 몰아댈 때, 전교조 교사들은 백척간두의 벼랑 끝에서 절망과 분노를 동시에 느낀다.

전교조 교사들은 목숨 내놓고 싸우는 '독립투사들'이 아니다. 우리의 잊혀진 옛 선생들처럼 아이들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작은 일로 울고 웃는 그런 교사들이다. 그런 교사들이 '투쟁'을 꿈꿀 수밖에 없는 우리의 교육현실은 분명 또 다른 비극이다. 하물며 '성숙'과 '절제'라는 이름으로 꿈꿀 권리마저 박탈하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모욕이다.

전교조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 그것은 '한 번만이라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는 날이 언제일까?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그날을 기다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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