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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토론방

[교단일기] 10대의 힘

함영기 | 2002.12.23 07:19 | 조회 1424 | 공감 0 | 비공감 0

요즘은 날마다 놀라는 일이 생긴다.

우리 아이들 때문에 매일 놀라며, 매일 새로운 기대감을 갖고 학교에 간다. 교실에 들어갈 때마다 오늘은 또 무슨 일로 놀랄까 기다려지는 즐거움에 마음이 부푼다. 우리 아이들이 날마다 부쩍부쩍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지난달 효순이, 미선이 죽음에 대해 이것저것 묻더니, 인터넷에서 찾았다면서 서명용지를 들고 와 복사해 달란다. 자기들끼리 1주일 사이에 전교생의 서명을 받더니 우편으로 부친다. 물론 더 크게 흥분하는 아이들이 앞장 서 일을 챙겨 나가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누구랄 것도 없이 서로서로 엮여 돌아가는 모습이 흥겨운 잔치판 같았다. 내가 검은 리본을 달고 교실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은 모두 박수를 치며 부러워(?)했다. 자기들도 달면 안되냐고 묻지만, 우리가 대표로 단다고 하니 또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이 예뻤다.

사회의 흐름들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다 안다. 그저 자기들 식으로 감각적이고 즉흥적이지만, 본질을 꿰뚫고 있다. ’그것이 옳으냐, 그르냐?’, 이 단순하고 명쾌한 논리에 따라 그저 행동할 뿐이란다.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매일 선거 판세 분석에 여념이 없었다. 만남의 인사를 마치면 여지없이 그날의 판세 분석이 시작되었다. 자기들끼리 넘나드는 찬반 토론을 웃으며 지켜보면서, 어서어서 자라 올곧은 어른이 되길, 합리와 이성과 이웃을 향한 따뜻한 감성이 조화롭게 형성된 민주시민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

우리 지역에서도 효순이, 미선이를 추모하는 촛불 평화행진이 시작되었다. 매주 토요일이면 시내 중심가에서 열리는데 300~400명씩 초·중·고학생들이 참가한다. 그 아이들은 서로 치고 박고 장난치다가 촛불이 퍼져나가는 순간에는 더없이 진지하고 엄숙해진다. 스스로 종이컵과 양초를 준비하고 일회용 라이터를 준비해 와선 ‘우린 절대 담배 안 피워요!’ 하며 자꾸 강조한다. 누가 마이크를 잡으면 일시에 집중하다가도, 그 옆 어디선가 어느 배우의 파경 소문을 호들갑스럽게 재잘댄다.

방금 전까지 천방지축 까불다가도 금세 엄숙해질 수 있는, 아이들의 그 이해할 수 없는 변화무쌍함을 몇 년 전부터 발견하기 시작했다. 수업 시간에 마구 잡담하는 아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잡담 따위는 절대 안 하지’ 하는 그 시치미 딱 떼는 표정! 참 이상했다. 어떻게 저렇게 금세 표변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자신의 감정을 손바닥 뒤집듯 할까. 그러나 이젠 알 것 같다. 아이들의 마음이 천사인 것을, 타인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는 가장 정직한 모습인 것을….

이번 대통령 선거는 세대간 대결이었다고 한다. 구태의연하게 고착화한 질서를 사회적 정의로 새롭게 바꾸어내는 힘을 20·30대 젊은이들에게서 본다. 그보다 더 큰, 새 시대 개혁의 힘을 우리 아이들, 10대가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도 생겼다.

오로지 입시경쟁 교육으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묶어둔 것 같았지만, 실상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힘과 빛깔로 쑥쑥 자라고 있다. 위계질서와 폭력적 권위에 안주하는 기성세대는 결코 모를 것이다. 10대가 그 권위를 아주 우스꽝스럽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이제 10대는 그들 스스로 그들의 ‘인권’을 찾아갈 것이다. 투표권을 만 18세로 정할 것, 청소년 노동권을 보장할 것, 체벌은 당연히 없어져야 하며, 교과서 지식으로 억압하지 말 것, 학생회 자치권을 보장하고, 학교운영위원회에도 학생 위원을 둘 것 등등.

그렇다. 10대들의 힘. 인터넷과 함께, 온 세상을 종횡무진 오가며 자기들 스스로 키워가는 그들의 힘을 ‘믿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임을 새롭게 자각한다.

〈장혜옥/영주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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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답글 [RE]좋은 페이지입니다, 반갑습니다. 함영기 1262 2001.11.2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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