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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토론방
[교단일기] 자기 욕심과 자식 사랑
‘문제 학생 뒤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는 건 교직 사회의 오래된 금언이다. 부모 욕심이 결국 아이를 망치는 경우를 교사들은 적지 않게 목도한다. 그래서 어떤 선생님은 ‘문제 학생은 없고 오직 문제 부모만 있을 뿐’이라고도 한다.
이같은 역설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이른바 ‘문제 학생’은 반성할 줄도 알고 변화할 줄도 알지만 ‘문제 부모’들은 고집불통인데다 자기 욕심에 눈이 멀어 도무지 그럴 가망이 없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 ‘자기 욕심’을 ‘자식 사랑’으로 착각하기 시작하면 병은 더 깊어갈 수밖에 없다. 사랑이란 이타(利他)로 한없이 열려진 무엇인데 반해 욕심이란 이기의 총화일 따름이니까.
비정상적으로 인플레가 된 교육열로 아주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나라의 부모치고 자기 자식 공부 잘 하기를 바라는 욕심에서 자유로운 이는 없을 것이다. 아니 그런 욕심을 안 가진다면 그건 천벌을 받을 일일지 모른다. 그 욕심은 자식 사랑의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이기도 한 것일진대…!
그러나 최근 나는 “부산 교육 망치는 전교조는 자폭하라”며 시교육청 앞에서 시위를 벌인 일군의 학부모들에게서 큰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0교시, 보충 자율학습 폐지를 주장하는 전교조’가 교육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그날 단체교섭 타결을 요구하며 교육청에 들어와 농성하고 있던 전교조 간부들을 향해 갖은 욕설에 난동을 부리면서 “느거가 설쳐 갖고 우리 부산 아~들 성적 꼴찌로 만들 작정이제? 가르치기 싫으면 당장 학교를 떠나라”고 고함을 쳐댔다 그러니까, 학부모 운영위원회 총연합회 등 3개 학부모 단체 소속이라 밝힌 그들의 주장은 따로 길게 풀이할 것도 없다. 학교와 교사는 물불 안 가리고 아이들 성적만 올려놓으면 그뿐이지 교육의 인간화니, 전인교육이니, 그런 말라비틀어진 소리는 그만두라는 것이겠으니 말이다.
나는 대다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야말로 알찬 수업을 위해 누구 못지 않게 열성적이라는 사실을 여기서 일일이 얘기하고 싶진 않다. 어차피 그 일부 학부모들은 객관적 ‘사실’보다는 모종의 엇나간 ‘심증’에 따라 행동하고 싶었을 테니까.
근데 정말이지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예전에는 교사가 아무리 잘못을 해도 뒤에서 욕하는 일은 있을지언정 그 앞에서는 차마 그러지 못했다(이게 꼭 바람직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또한 부모들이 어렵사리 학교에 찾아와선 “우쨌거나 우리 아, 인간 좀 만들어 주소” 하고 당부하던 시절도 있었다(지금이라 해서 그런 분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여하튼, 이젠 세상이 거꾸로 변한 걸까? 힘겨운 속에서도 인간교육이란 화두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교원단체가 그 이름도 거창한 무슨 무슨 학부모 총연합회로부터 돌팔매를 맞는 세상인 것이다.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
물론 소박하고도 양식 있는 많은 학부모들이 있어 오늘의 교육 현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두 손 모아 빌고 있으리라는 믿음을 나는 버리고 싶지 않다. 그런 믿음마저 없다면 교사는 물 위에 뜬 섬처럼 쓸쓸해지고 말리라. 사실 교사가 진정 교사다울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이는 누구겠는가? 시험 점수 몇 점부터 따지기 전에 자식들의 인간다운 삶과 그 미래를 위해 교사와 머리를 맞댈 수 있는 그런 부모들 아니겠는가?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단 한번이라도, “우리를 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사람을 시험 점수로만 줄세우는 세상은 정말 싫어요”라고 소리치는 아이들의 간절한 호소에 귀기울여본 부모들은 어쩌면 알 것이다. 학교 생활에 관한 한, 내 자식 행복과 남의 자식 행복이 결코 둘일 수 없다는 것을. 학교 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만 부모의 내 자식 ‘욕심’도 우리 자식들을 향한 ‘사랑’으로 전환할 수 있으리란 것을.
윤지형/부산 영도여고 교사(경향신문 교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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