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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아이들도 시민이다

함영기 | 2003.01.14 07:42 | 조회 1535 | 공감 0 | 비공감 0
아침 일찍 현관앞에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경향신문은 아침을 여는 기분 좋은 메신저입니다. 요즘은 새 대통령이 당선되어 여러 가지 일들이 이제까지 살아온 날보다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로 가득 차서 기분 좋게 아침 신문을 펼쳐봅니다. 그것이 단지 기대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새 대통령 당선자 이야기가 나오니까 지난 가을 청와대를 견학할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청와대로 떠나기 전 경복궁 앞에 모여 아이들이 청와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불편하게 쭈그리고 우루루 몰려 앉아 있는데 경복궁 관리인 한 분이 아이들에게 야단을 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다가갔더니 나에게도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아니, 아이들을 이렇게 앉히면 어떻게 해요?”

“좋은 소리로 해도 다 알아들을 텐데 왜 소리는 지르고 그래요?”

나도 참지 못하고 응수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불쾌한 마음을 내내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들도 시민입니다. 처음 간 곳이고 복잡해서 잘 모르고 길을 막고 앉았지만 다시 제대로 안내를 해 준다면 어린 그들은 더 잘 따라 줄 것입니다. 화가 난 마음을 간신히 추스르면서 잘 단장된 청와대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청와대 방문 기념품을 주기에 그것을 들고 계속 돌아다닐 수가 없어 걸어가면서 한 개씩 아이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때 제복을 입은 안내원이 야단을 쳤습니다.

“아이들에게 지금 그걸 나눠주면 통솔이 안 되잖아요.”

‘에그머니나 얘들이 군인입니까?’

이 말이 목까지 나오는 걸 꾹꾹 참았습니다. 시끄럽게 굴지도 않고 자유스럽게 걸어가는 어린 시민이 군인이나 경찰처럼 줄을 착착 맞춰 걸어가란 겁니까? 나 대신 앞에서 통솔을 하겠다고 나선 안내원에게 항변하지 못한 자신을 속으로 계속 질타하며 애꿎은 코스모스의 처량한 긴 목만 노려보면서 우울하게 걸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시민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나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와대는 정말 너무 아름답고 깨끗했습니다.

자꾸 우울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학교를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초등학교는 버석거리는 군대의 연병장 같은 모래마당만 커다랗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군대식으로 가르치는 일에 사람들은 익숙해져 있기도 합니다. 예전엔 어린아이들에게 제식훈련까지 시키곤 했지요. 나는 어렸을 때 고개를 돌리고 임석 상관에 대한 경례를 붙이고 운동장을 돌면 마음속에 눈물이 핑 돌곤 했습니다. 아이들의 가슴도 그럴 땐 때로 시리고 아프기도 합니다.

그러나 메마르고 버석거리는 운동장에서라도 그들이 자유스럽게 놀 수 있다면 아무 말 하지 않겠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면 곧장 학원에 가서 또 공부하고 시험보고 틀리면 맞고 그래야 한다지요. 그나마 집에 가서라도 따스한 엄마 품이 기다린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시 마음을 놓겠습니다.

아이들이 하루의 반나절을, 혹은 한나절을 보내는 곳은 좁은 교실과 메마른 운동장입니다. 거기에 박자와 속도가 다 다른 아이들을 가득 채워놓고 앞으로 나란히 시키고 줄 맞추고 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들이 어른들입니다.

아이들의 정서를 위해 예술적으로 지어진 건물도 없고 풀 냄새 피어 나는 운동장도 못 해 주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가 못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그런 곳에 생각이 못 미쳐서 그렇다고 백 번 양보해서 생각해 주기로 합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더불어 그들이 우리 사회의 가장 귀중한 구성원으로 인격적인 대접을 받는 날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언제쯤일지요?

<김종숙/서울 세검정초등 교사> -경향신문 교단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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