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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토론방

[NEIS] 정보의 집중, 그것만으로도 위험합니다

함영기 | 2003.02.25 07:50 | 조회 1442 | 공감 0 | 비공감 0

이봉렬 기자

가끔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마땅히 대답할 게 없어서 영화관람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결혼한 이후에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경우는 드물고,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개봉한 지 몇 달 지난 영화를 빌려 보는 게 영화관람의 대부분입니다.

요금도 훨씬 저렴하고, 거실에서 얼마든지 편한 자세로 영화를 즐길 수 있어 좋긴 하지만 마음 한구석 불편한 게 하나 있습니다. 비디오를 대여한 내역이 비디오 가게의 컴퓨터에 고스란히 기록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비디오를 고를 때 주로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과 예술작품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은 경험상 재미가 없어 피하는 편입니다. 대신에 로맨틱 코미디나 애니메이션류를 주로 보거나 아내와 단 둘이서 볼만한 야한 영화를 고르기도 합니다.

그런 저의 취향을 누군가가 데이터로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 유쾌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제가 청문회장에서 설 기회가 생긴다면, 누군가 그런 자료를 가지고 와서 저의 영화 고르는 안목내지는 취향에 시비를 걸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거창한 상상이 아니더라도 비디오 가게 주인이 저의 비디오 대여 내역을 보며 저를 멋대로 재단할 수도 있을 테지요.

마침 지난 주말에 빌려 본 영화가 <마이너리티 리포트>였습니다. 극 중에 주인공 톰 크루즈가 수배자가 되어 도망가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때 길가로 늘어선 광고판들이 안구검색을 통해 그의 신분을 파악하고 그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광고판들은 주인공의 신상자료에 기초해서 그의 취향에 맞는 광고로 바뀝니다. 어느 상가에 들어서자 주인공이 예전에 구입했던 상품을 기초로 다른 상품을 권하기도 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구매자나 판매자 모두 편리한 듯 보이지만, 도망자의 입장인 톰크루즈에게는 곤혹스러운 현실입니다. 결국 다른 사람의 안구로 바꾸는 수술을 통해 다른 사람인 척 행세를 하게 됩니다. 굳이 도망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정보화가 완벽하게 구현된 그런 미래는 악몽에 가까울 것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개인의 신상에 대한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삶의 주인은 개인이 아닌 정부와 기업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 정보가 정확하지 않거나, 오류가 있을 때 발생합니다. 어쩌다 한번 본 에로비디오에 대한 기록때문에 성범죄 용의자로 의심을 받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고가의 물건을 구매한 내역이 공개되어 자칫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수 많은 정보를 뿌리며 살고 있습니다. 비디오를 빌려 본 기록, 신용카드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 기록, 병원을 이용한 기록,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각종 예매를 한 기록 따위는 따로 떼어 놓고 봤을 때 그리 위험하거나 중요한 정보는 아닙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한 군데로 모아서 연관 지어 파악하면 개인의 신상을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치명적이 정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정보는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을 떠나 정보의 집중,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한 것입니다. 그런 일을 정부가 나서서 추진하는 것은 국민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독재시절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전자주민증의 도입이 반인권적이라는 이유로 무산된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교육부가 오는 3월부터 시행하는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신상자료를 한 곳으로 모아 인터넷으로 공유하는 위험천만한 사업입니다. 교육부는 교육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행정서비스가 개선되는 것일 뿐 교육의 질과는 하등 상관없는 일입니다.

반인권적인 사업이 어떻게 교육적이 될 수 있으며, 21세기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의 집중이 가져 올 폐해에 대해 교육해야 할 교육부가 앞장서서 그런 폐해를 조장하고 있으니 학생들이 교육부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단 말입니까.

교육부는 학부모 단체와 교사단체의 의견을 수용해 정보 수집 항목을 대폭 줄였다고는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항목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부모의 직업, 학생의 병력 따위가 교육과 무슨 상관이 있으며, 진로상담기록이나 학생에 대한 교사의 종합의견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는 것이 누구를 위한 일입니까.

얼마 전 공개된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현안에 대한 교육인적자원부 입장이라는 문건을 보면 NEIS의 도입으로 달라진 모습이라며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교과학습발달상황, 출결상황, 신체발달 상황, 진로지도상황, 취학 전 예방접종, 취학 후 예방접종, 체질 및 체격상황 및 학교의 교육과정, 학사일정 등 학생 및 학교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열람 가능”

이러한 자료를 온라인으로 학부모가 볼 수 있다면 분명 편리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자료를 학부모가 아닌 제3자가 함께 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등 무려 2000만명의 신상자료가 한군데 모여 있는데 이를 탐내지 않을 기업이 있을까요. 인터넷을 통해 유출된 정보는 무한복제가 가능하며, 한번의 실수로도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합니다.

어제 MBC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의 초등학교 교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학생의 장,단점과 친구들도 모르고 있던 좋아하는 이성친구의 이름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표준화, 규격화 된 정보가 아니라 선생님 가슴 속에 제자가 온전히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독일을 선진국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교육을 위한 학생의 정보는 인터넷이 아니라 선생님의 가슴에 들어 있어야 합니다. 학부모는 인터넷에 올려진 자료보다는 선생님이 가슴에 품고 있는 학생의 모습에 더 신뢰를 보낼 것입니다.

인권운동사랑방이 지난 20일 내 놓은 인권하루소식 2280호의 마지막 구절은 "자신의 정보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입니다. 학부모와 학생은 자신이 통제해야 할 이 정보를 오직 교육을 위해 선생님께 드린 것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더 이상 이 정보를 탐하지 말기 바랍니다.

2003/02/23 오후 4:45
ⓒ 2003 OhmyNews

이봉렬 기자는 "두 딸아이를 둔 평범한 직장인"이다. "아이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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