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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토론방
당사자들이 소외되는 교육...
며칠 전 구립 도서관에 갔다.
옆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책상위에는 노트와 참고서 같은 것이 펼쳐 있었다.
일부러 보려고 한 건 아니지만,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단정한 글씨로 요점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내용을 본 순간... 소름이 돋았다.
고려 - 향가 - 보현십원가 - 균여, 도이장가....
한국사 핵심정리가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보현십원가'나 '균여'같은 "핵심 단어"는 형광펜으로 칠해 놓았다.
수십년 전 내가 학생으로서 외우려 기를 쓰던, 그리고 수년 전 역사교사로서 가르치던
그 방식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걸, '보연시운가'는 '광종'이 지었고... 라고 알고 있다 한들,
아니, 아예 이런 말들을 하나도 모른다 한들 절대 다수의 한국 시민들의 삶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극소수 전공자들에게나 유의미한 단어들을 공교육을 통해 절대 다수의 시민들에게 강요하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은 (의미와 가치의 무게에 있어서) 무의미한 숫자 나열과 다름없는 것들을 외우기 위해 인생의 엄청난 시간을 쏟아 부어야 하는 모습. 그리고 '무의미한' 내용들을 잘 외운 능력으로 '잘나고 똑똑한 학생'이라는 보상을 해 주는 모습....
소름이 돋았다.
한국 사회의 많은 교육문제 중 하나가,
학습 내용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정작 학습 당사자의 발언과 비판이 극단적으로 배제되는 것 아닐까 한다.
(뭐, 애초의 비판 능력조차 갖지 못하도록 비인간적으로 가혹한 삶의 환경 속에 학습자들을 몰아 넣으면서 말이다.)
학생이나 학부모에 그치지 않는다.
교사들 또한 교육자로서의 본연의 자격과 권리를, 그 가치를 얼마나 발휘하고 있는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 수업을 잘 하는 것, 학급운영을 잘 하는 것. 그게 교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딱 자리매김해 놓고,
교육 문제와 사회 문제와 끊임없이 구분짓고, 교육에 대한 사고를 '독자적인' 교육학의 영역 안으로 지속적으로 한계지으며,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삶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되는 이 무서운 구조.
역사 교사였던 나 역시, 이런 것들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실, 보는 눈도 없었고, 숫자 나열에 불과한 것들을 가르치면서도 어떻게 잘 외우게 해 줄까하는 고민이 앞설 뿐이었다.
학습내용은 '주어진 것'인 거고, 불만섞인 푸념을 할 뿐 그 이상은 생각도 못했다.
교육자로서 스스로의 가치와 의무와 역할을 너무나 쉽게 외면했고,
교사로서의 고유한 자격과 가치를 부정당하는 자신에게 별로 충격받지 않았다.
나는.... 진정 교사였는가?
나락으로 아득히 가라앉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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