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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할 말이 많다.

함영기 | 2006.08.02 13:31 | 조회 3968 | 공감 0 | 비공감 0

괴물에 대하여 할 말이 많지만...인내하려 한다.

아직은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이 많기 때문이고 직접 보고 난 후라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여튼, 괴물은 정말로 여러 이야기를 하게끔 하는 영화이다.

가족애로부터 정치적 메시지까지...화염병에서 반미까지...
도대체 이 영화가 의도했던 것이 무엇이길래 이렇듯 각기 다른 관점과

시각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게 하는 것일까?

바로 그 지점에 이 영화의 매력이 있다. 꽉 짜여진 듯 하지만 여기저기
관객의 참여를 허락하는 여백들... 우리시대, 우리나라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법한 소재의 조건들...맥주 캔 하나 명찰 하나에도 세밀하게
스며 들어간 영화작법 등...이 영화를 매력적이게 하는 요소는 너무도 많다.

 

한 마디로 봉준호 이사람, 대단하다!

아래는 이 영화를 둘러싼 말하기 좋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두루 참고하시되, 개중에는 스포일러도 있으니 조심하기 바란다.

교컴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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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2006년 8월2일 현재 역대 한국영화 흥행 톱10을 꼽아보자. 1위는 1230만명을 불러모은 \'왕의 남자\', 2위는 1174만명의 \'태극기 휘날리며\', 3위는 1108만명의 \'실미도\'. 이어 \'친구\'(818만명) \'웰컴투 동막골\'(800만명) \'쉬리\'(620만명) \'투사부일체\'(610만명) \'공동경비구역 JSA\'(583만명) \'가문의 위기\'(566만명) \'살인의 추억\'(550만명) 순이다.

 

이 영화들을 보면 국내 영화 흥행의 한 흐름이 보인다. 바로 한국적 소재와 정서를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왕의 남자\'는 광대와 연산군, 질펀한 마당놀이 등 전적으로 한국형 작품임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고, \'태극기 휘날리며\'와 \'실미도\' \'쉬리\' \'웰컴투 동막골\' \'공동경비구역 JSA\'는 역시 한국전쟁과 남북분단 현실이 없었다면 나오기 힘든 작품이었다. \'친구\'는 부산을 배경으로 검은 교복과 극장 단체관람의 추억으로 관객을 안내했고, \'살인의 추억\'은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이라는 잊기 힘든 대한민국 현실을 소재로 삼았다.

이제 여기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진입할 태세다. 국내에서는 좀체 시도되지 않았던 괴수영화라는 장르가 개봉 5일만에 전국관객 3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호응을 얻는 이유도 따지고보면 역시 한강과 동작대교 밑에서 뛰어놀다가 한강둔치 공원과 매점을 습격한 \'한국형 괴수영화\'라는 점 때문이다. 물론 봉 감독의 연출력과 변희봉 송강호 등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력은 기본인 것이고.

우선 \'괴물\'을 관통하는 것은 1980년대 대한민국을 들끓게 한 \'화염병\'과 \'반미\', 그리고 \'양궁\'이라는 키워드다. 극중 변희봉의 유일하게 대학나온 둘째 아들 박해일이 영화 막판 혼신을 다해 던진 것은 바로 화염병이었다. 80년대 대학 운동권의 거의 유일한 사제무기였던 화염병은 철학, 자본론, 국가론, 제3세계론 등 이론학습이 끝난 후 \'시가전\'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반드시 습득해야했던 필수코스였다.

이 화염병 키워드 바로 곁에는 반미(反美)코드가 도사리고 있다. 봉 감독은 \"이 영화를 반미영화로 단순화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영화 초반부터 용산 미군기지가 한강에 버린 수백병의 독극물을 장시간 그대로 노출시킨 의도를 떠올리면, 반미코드는 분명 \'괴물\'의 중요한 키워드임은 맞다. 그리고 \'반미 반제\'는 (철학과 세계관이 구호로 요약된다고 할 때) 그 주장의 강도를 떠나, 구한말부터 시작된 외제 침략사를 귀 따갑도록 배운 우리로서는 심정적으로 익숙한 화두인 것이다.

여기에 양궁 역시 80년대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던 김진호 선수를 시작으로 84년 LA올림픽의 신데렐라 서향순 선수로 이어진 당시 대한민국 최고 인기의 돌발성 스포츠였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괴물\'에서도 양궁선수로 나온 배두나의 필살의 한방이 영화막판 극적 역할을 한다.

그리고 또하나. 바로 합동분향소 장면이다. 90년대 대한민국에는 왜 그리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던지. 500여명 이상이 유명을 달리한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등등. 사고 와중에 피빛 비린내와 유족들의 울음이 뒤범벅된 공간이 바로 합동 분향소인 것이다. \'괴물\'에선 괴물의 난동으로 어이없이 죽은 이들에 대한 이 합동분향소가 극중 박해일과 그의 형 송강호의 캐릭터가 그대로 드러나는 배경으로 활용됐다.

만약 이런 한국형 요소 없이 \'괴물\'이 영국이나 아마존을 배경으로 괴수가 출몰해 그곳 소시민 가장과 싸우고, 그 가장이 손에 든 무기가 부메랑 혹은 007급 첨단무기였다면, 이건 누가 뭐래도 할리우드 영화인 것이다. 결국 봉준호 감독이 63빌딩이 보이는 한강을 배경으로 괴물을 등장시키고, 주인공 손에 화염병과 양궁을 들게 한 것은 역시나 적절한 착점으로 읽혀진다. minji2002@mtstarnews.com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리얼타임 연예뉴스, 제보 및 보도자료 star@mtstarnews.com<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배두나 \"촬영 후 한강이 괜히 음산해보여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괴물\'의 폭발적인 흥행으로 10번째 영화 만에 \'흥행 배우\' 반열에 올라선 배우 배두나가 6개월간 촬영했던 한강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솔직히 \'괴물\' 전까지만 해도 한강에 대해 별 느낌은 없었어요. 공기처럼 늘 옆에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괴물\'을 한강에서 촬영하면서 한강이 무척 예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특히 화창할 때 참 예뻐요. 그래서 사진을 많이 찍었어요.\"

비록 한강 물속에 몸을 푹 담그는 장면을 찍느라 며칠간 밤샘 촬영을 하고 그로 인해 샤워를 몇 번씩 해야 하는 등 여배우로서 고생을 좀 했지만 촬영 내내 밖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예뻤다는 것.

하지만 촬영을 다 끝내고 나니 마냥 예쁘게만은 보이지 않는 모양.

\"촬영 끝난 후에는 괜히 음산하게 보여요. 특히 얼마 전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한강이 와락 저를 잡아먹을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전혀 못했는데 요즘에는 괜히 괴물이 있는 것도 같고…. 아무튼 좀 달리 보이네요.\"

한편 \'괴물\' 팀이 한강 둔치를 돌며 촬영한 까닭에 한강을 휴식처로 삼는 시민들이 적잖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극중 방역작업이 계속 되는 탓에 촬영장에서도 연기를 계속 뿜어댔어요. 그래서 산책, 운동 나온 시민들이 괴로우셨을 거예요. \'한강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촬영에 방해를 받지 않았느냐\'고 물어보시곤 하는데 사실 우리는 정말 뻔뻔하게 촬영했어요(웃음). 우리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하셨을 거예요. 한강에서 조깅을 자주 하는 송일국 씨도 우리 촬영팀을 몇 번이나 봤다고 하더군요.\"

배두나는 \"한강에서 6개월간 촬영하다보니 한강의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됐고 평소에는 깨닫지 못했던 점을 발견하게 돼 기뻤다\"면서 \"\'괴물\'을 통해 한강을 새롭게 보게 되고, 흥행까지 하게 돼 기쁘다\"며 웃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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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영화 \'괴물\'이 개봉 6일만에 2주 앞서 개봉한 \'한반도\'를 따라잡았다.

배급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개봉 6일째인 지난 1일 전국 53만8899명(서울 14만3651명)의 관객을 동원해 모두 370만1309명(서울 194만5063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달 13일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14일만인 26일 3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19일째인 지난 31일 5만9000여명의 전국관객을 모아 이날 현재까지 339만8000여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했다. \'한반도\'의 평균 평일 관객 스코어가 10만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국 관객 스코어가 되집힐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배급사인 쇼박스 관계자는 2일 \"이같은 추세가 1일에도 이어졌을 경우 \'괴물\'이 \'한반도\'를 따라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괴물\'이 개봉 6일만에 2주 앞서 개봉한 \'한반도\'를 뛰어넘는 셈이다.

당초 \'한반도\'와 \'괴물\'은 강우석과 봉준호라는 걸출한 감독의 연출과 각각 99억원, 110억원이라는 초유의 순제작비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여름 한국 극장가를 책임질 대작으로 기대를 받았다.

2주 앞선 \'한반도\'가 먼저 520개관을 확보하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연승 행진을 깼으나 지난 27일 \'괴물\'이 개봉한 뒤에는 그 기세가 한풀 꺾여 관객수가 급감하며 급기야 \'괴물\' 개봉 6일째에 누적 관객 기록이 역전되는 상황을 맞았다.

한편 지난 27일 단일 영화로는 사상 최대인 전국 620개관에서 개봉한 \'괴물\'은 전야제 관객수, 첫날 관객수, 주말 관객수, 평일 관객수 등에서 연이어 신기록을 작성하며 최단시간 100만, 200만, 300만 돌파 기록을 세워 흥행의 핵으로 자리잡고 있다.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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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2006-08-02 06:30]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예상대로 엄청난 관객몰이 중이다. 올해 개봉된 영화 가운데 최고의 재미를 갖춘 영화라던가 단순한 괴물영화가 아니라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갖춘 영화라는 등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 ‘반미반전’ 영화라는 지적이 있듯 지극히 정치적인 배경을 깔고 있음에도, <괴물>은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가 채택한 소재에 대해 ‘이것은 무엇을 상징한다’고 쉽게 말하지 않는 세련된 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괴물’은 한미 간 불평등한 관계를 상징하는 존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괴물’이 한강에서 서식하면서 자신의 먹이인 인간을 하나 둘 모으는 모습을 보면, 네스 호의 괴물이나 설인처럼 정체불명의 생명체 같다. ‘괴물’의 모습은 그 입이 에일리언처럼 여성의 성기를 닮아서 여성성을 상징하는 것 같지만, 돌아다니는 모습은 남성의 그것에 가깝다.

일각에서 이 영화를 ‘진정한 가족애’의 표상으로 보는 관점이 제시되고 있다. ‘진정한 가족애’를 일깨워주기 때문에 영화가 흥행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 <괴물>에선 가족이 중요한 등장인물들이다. 한강에 갑자기 괴물이 나타나 애지중지하던 딸 현서가 잡혀가 버린 까닭에, 콩가루 집안 구성원들이 모두 뭉쳐 총과 활을 들고 한강으로 뛰어들어간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왜 ‘결속력’을 갖게 되는가의 문제다.

<괴물>의 가족은 우리 사회에서 소위 평범한 가족 “이하”의 모습이다. 한강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박희봉은 그가 살아왔던 시대와 경험에 비추어 연줄이 있으면 무조건 일이 풀린다는 믿음의 소유자고, 아버지 박강두는 다소 어리석은 데다 수시로 졸기나 할 뿐 제대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삼촌 박남일은 학생운동 출신의 대졸 백수로, 늘 술에 절어 산다. 고모 박남주는 결정적인 순간에 활을 쏘지 못하는 양궁선수다.

영화 <가족의 탄생>은 ‘한국적’ 가족이 피를 나누지 않은 사이일 때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피를 나눈 사이면 대체로 사이가 좋지 않다. <괴물>의 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형제 지간인 박강두와 박남일, 박남주는 서로 데면데면하다. 박희봉은 아들 강두를 안쓰럽게 여기지만, 그 안쓰러움은 젊은 날 제대로 키워주지 못한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두가 잡혀가고, 한강 다리 아래서 헤어진 박남일과 박남주는 서로의 안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이런 가족이 왜 한데 뭉쳐 힘을 발휘하게 되는가. 그건 영리한 아이 현서에 대한 애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 주위 상황이 기막히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회 계층 가운데 변두리에 속한 가족이다. 아무리 경찰이나 의사에게 괴물에게 잡혀간 딸 현서가 아직 살아있다고 말해도, 아무도 이들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경찰에서 군대로, 군대에서 정부로, 정부에서 미국과 세계보건기구로, 그 단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들 가족에게 세상은 잔인하고 포악하게 군다. 영화는 이러한 잔인함을 블랙 코미디로 처리했지만, 영화관을 나와 다시 생각해보면 참으로 끔찍하기 짝이 없다.


결국 괴물에게 잡혀간 현서를 구해 낼 사람은 이들 가족밖에 없는 것이다. 군대는 한강을 통제하느라 바쁘고, 미국은 바이러스 발견에 혈안일 뿐이다. 그러니 이들은 발에 땀나도록 한강의 대교들을 뛰어 다니고, 괴물에게 다쳐도 다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집 자체가 없는 존재들, 즉 강두네 가족보다 더욱 변두리에 속한 사람들이 이들을 돕는다. 괴물에게 잡혀간 현서는 배가 고파 매점을 털던 집 없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현서를 구하기 위해 한강으로 달려가는 박남일은 어느 노숙자의 도움을 받는다.

마치 국가 권력이 힘없는 개개인을 돌봐주지 않고 심지어 믿어주지도 않으니, 개개인이 서로 힘을 모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금 한국의 현실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들의 저항은 처음에는 미미하다. 현서를 구하는 데 실패하고, 또 실패한다.

이처럼 영화 <괴물>에서의 ‘가족애’란 누군가 죽어야만 살아나는, 아니 살아나야만 하는 서글픈 감정에 가깝다. 가족은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 가족 구성원 한 명을 살려내기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든다. 이들 사이에 흐르는 연대감 또는 애정은,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생겨난 것이라기보다 이 땅에서 생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존재의 몸부림에 가깝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사회의 가족이란, 국가 권력이 개인을 보호해주지 않는 가운데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쳐놓은 테두리라는 생각마저 들 지경이다.

두려운 것은 국가에 대한 비판이 사회운동단체의 몫으로 돌려질 뿐, 대부분 사람들은 강두 가족처럼 정면으로 항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가족애’라는 키워드로 <괴물>을 포섭하려 드는 것은, 이 영화가 포착해 낸 ‘한국적’ 가족의 자화상과 이를 둘러싼 사회상을 정면으로 보길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 \'일다\'에 게재된 모든 저작물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옮기거나 표절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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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김윤은미 기자

 

 

\'괴물\'을 키운 건 우리 자신
[오마이뉴스 2006-08-02 09:56]    
[오마이뉴스 정선영 기자]
 
ⓒ2006 청어람
이미 상영되기도 전에 \'괴력\'을 발휘한 영화 <괴물>을 봤습니다. 모든 호의에 가득 찬 소문대로 역시 잘 만들었더군요.

그처럼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그렇듯 날렵한 오락영화의 탈(?)을 씌워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소설 분야에서는 박민규라는 자칭 \'무규칙이종소설가\'가 이런 전략을 써왔습니다만).

보는 내내 어디 한 군데 잡티 하나 없는 물결처럼 영화가 흘러가더군요. 무엇보다 우리가 할리우드산 괴수영화에서 익히 보아온 관습을 모두 비켜나간 것이 참 반가웠습니다. 영웅은커녕 지지리 못난 군상들만 나오고, 괴물을 탄생시킨 \'김 박사\'도 안나오니까요(왜 면면히 모든 로봇 영화와 괴수영화의 박사들은 너나 없이 \'김씨\'일까요 ^^).

이 지지리 못난 인간들이 국가가 보호해주지 않는(아니 오히려 잡아가두려 하는) 자신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어딘지 낯설지가 않습니다. 바로 그동안 정의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아무리 밟아도 끈질기게 다시 일어나 살아온 수많은 이름없는 민초들의 모습에 다름 아닙니다.

특히 두뇌 조직을 채취당하고도 벌떡 일어나 위기를 헤쳐나가는 강두(송강호 분)야말로 그 대표적인 인물입니다(차암, 생명력 끈질깁니다 ^^). 그의 아버지 역시 자식들 사랑하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입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4년제 대학\'을 나온 둘째 아들 남일(박해일 분)만이 머리를 쓸 줄 압니다.

영화 <괴물>의 직접화법

그동안 이 영화는 흥행을 위해 홍보 기간 내내 가능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숨겨왔습니다. 그래서 두뇌 온도 좀 식힐 목적으로 오락영화를 기대하고 가는 관객이라면 다소 어리둥절해 할 수도 있습니다(물론 오락적인 요소만 뚝 떼서 봐도 무방합니다만).

하지만 영화의 메시지만 놓고 보자면 이 영화는 오락영화, 결코 아닙니다(다만 메시지가 너무 손에 잡힐 듯 직설적인 것이 좀 아쉬운 대목입니다. 뭐랄까. 세련된 느낌이 확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요).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2000년에 실제로 일어난 \'맥팔랜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합니다. 2000년 2월 미군 부대 영안실에서 포름알데히드(시체 방부처리용) 480병을 한강으로 무단 방류했지요.

영화는 이 포르알데히드를 먹고 한강에서 돌연변이 괴생물체가 자라나 사람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이쯤 되면 \'괴물\'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나 짐작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갑니다. 괴물과 맞서 싸운 강두 가족을 국가에서 바이러스 보균자로 격리 수용하고, 미국은 한국이 바이러스를 처리할 능력이 안 되니 자신들이 직접 관리하겠다고 나섭니다.

물론 한국정부는 늘 그렇듯이 미국의 요구를 군말없이 받아들이지요. 한줌도 안되는 한미 권력자들이 나라의 운명과 시민들의 생명을 틀어쥐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지요. 어딘지 이 나라의 현실과 너무 닮아 있지 않습니까. 슬프게도요.

그러니 강두 가족이 정작 맞서 싸워야 할 것은 거대한 올챙이를 닮은 괴생명체가 아니라는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이렇게 국가가 개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을 때 가족은 서로 보듬고 아끼고 희생합니다(물론 \'이단 옆차기\' 같은 사소한 폭력이 오가기도 합니다만).

특히 괴물의 \'인육 창고\'에 갇힌 채 언제 먹잇감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자기보다 어린 소년을 보호하는 현서의 모습을 보세요. 우리가 믿고 순수하게 기댈 대상은 국가가 아니라, 이처럼 자신에게 남은 미약한 힘이라도 남을 위해 쓸 아는 개개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기댈 대상, 국가일까요?

하지만 사람은 참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기에 완전히 안심하고 기대기에는 왠지 불안하고 불가해한 존재라는 사실도 느끼게 됩니다. 그 모든 혼란과 고통이 지나간 후 강두는 새로 생긴 아들과 함께 밥을 먹는데, 이 때 TV에서 괴물과 관련한 기자회견 뉴스가 나옵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미국 측 관계자가 말합니다. \"조사 결과 바이러스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었습니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멘트지요?)

그런데, 강두는 그 뉴스에 손톱만큼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가차 없이 발로 TV를 눌러 꺼버립니다. 어쩌면 그럴 수 있을까요. 자신이 국가권력과 미국 때문에 그 비극을 겪었으면 끝까지 관심을 갖고 자신이 당한 억울한 일을 두루 세상에 알리든지,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보이는 것이 상식 아닐까요.

정말 어이없고 서글픈 이 모습은 이 나라의 생각 없으며 행동하지 않는 수많은 국민들의 모습과 한 치도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바로 그런 무관심이 우리가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고 믿는 한강에 괴물을 키웠겠지요. 그러니 괴물을 키운 것은 미군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영화가 실제 완성도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처럼 사회적인 메시지를 분명하게 담은 영화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반갑습니다. 더욱이 초고속 흥행을 하고 있는 것은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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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의 옥에 티를 아시나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괴물\'도 실수한다?\'

무서운 속도로 관객 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괴물\'의 옥에 티가 발견됐다.

옥에 티는 극 중반에 나온다. 등장인물 간의 대화 중 \"근데 이거 현상금이요, 세금 얼마나 떼죠?\"라는 질문에 \"그 현상금은 비과세 기타소득이라서 세금 자체가 아예 없어요\"라는 답변이 그것.

\"현상금에는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답변이 나오지만 사실 현상금에는 세금이 붙는다. 현상금은 기타소득으로 원천징수 대상. 대략 20%의 세금이 부과된다.

그렇다면 치밀한 시나리오와 디테일 강한 설정으로 \'봉테일\'이라 불리는 봉준호 감독이 왜 이 같은 실수를 했을까. 혹시 의도된 설정은 아니었을까. 현상금을 더욱 매혹적으로 보이기 위한 거짓 설정이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의도된 것은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현상금과 관련해 주변에 자문을 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답변을 해준 사람이 실수를 한 것. 이 때문에 봉 감독은 개봉 후에야 이 대목이 잘못됐음을 알게 됐다.

\'괴물\'의 제작사 청어람은 \"세금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실수를 한 것 같다. 그런데 그러한 설정 역시 의도된 것으로 봐주시는 관객들이 있어 새삼 놀랍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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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주말흥행 1위..\'한반도\' 두번 삼켰다
[스타뉴스 2006-07-31 09:07]    

점유율 70%..\'한반도\'의 7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괴물\'이 \'한반도\'를 집어삼켰다. 지난 27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제작 청어람)이 개봉 첫주 폭발적인 흥행몰이를 성공시키며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2주 연속 1위를 지켰던 \'한반도\'(감독 강우석·제작 KnJ엔터테인먼트)를 저 멀리 밀어냈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209개 영화관 1415개 스크린, 스크린 가입율 86%)의 가집계에 따르면 \'괴물\'은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132만6196명의 관객을 동원해 주막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무려 69.8%로 70%에 육박한다.

반면 개봉 3주째에 접어든 \'한반도\'는 흥행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주 전 주말인 21∼23일 3일간 56만관객을 불러들이며 38.8%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한반도\'는 \'괴물\'과 맞붙은 첫주 2위를 기록했으나 관객수가 19만9263명으로 뚝 떨어졌다. 점유율은 10.5%에 불과하다. \'괴물\'의 7분의1 수준이다.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결과는 가집계인데다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스크린이 있어 실제 관객수와는 차이가 있지만, 점유율 만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대로라면 한국영화 사상 최다 스크린인 620개관에서 개봉한 \'괴물\'이 스크린 점유율의 2배에 이르는 기세를 입증한 셈이다.

\'괴물\'과 \'한반도\' 두 한국국영화의 뒤를 이어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이 13만855명으로 3위를 차지했고, 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카\'와 일본산 공포물 \'유실물\'이 각각 7만435명과 6만9971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ro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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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괴물>이 예매점유율 70.26%로 2주 연속 압도적인 1위로 출발했다.

<괴물>의 2주 연속 압도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플라이 대디>가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예를 봤을 때 이번 주 2위작의 점유율도 10%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보였으나 <플라이 대디>의 점유율은 24%로 2위로 출발했다.

2.

<괴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 확대 흥행작’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시장 확대 흥행작이란 흥행 1위 작품으로 단순히 기존 영화시장의 파이를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영화시장의 파이를 키울 만큼 힘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시장 확대 흥행작은 메인 관객층의 확대와 동반관객의 증가를 징후로 보인다. <괴물>의 이번 주 예매를 분석하면 그와 같은 징후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괴물>은 지난 주와 대비해 남성 관객의 증가, 40대 이상 관객의 증가, 3인 동반 관람비율 상승 등 3가지 특징을 보인다.

<괴물>의 이번 주 남성예매비율은 47%로 전주 대비 2%p 증가했다. 이는 평균 남성비 35%보다 무려 12%p 높다. 남성관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상 관객이 14%로 전주 대비 4%p가 증가했다. 40대 이상 관객은 일반적으로 500만 흥행작 정도에서도 증가폭이 1%p 안팎이고, 최소 800만 이상 흥행작일 때 비로소 3%p 안팎의 증가폭을 보인다. 그런 점에서 <괴물>의 40대 이상 관객이 꽤 파격적으로 증가한 셈이다.

<괴물>의 관객추세를 인구통계적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괴물>은 초반부터 20대와 여성관객을 기본으로 30대 관객까지 메인 관객층으로 사로잡았다. 여기에 남성관객과 40대 이상 관객이 ‘신규관객’으로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즉 극장가로 새로운 관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셈이다.

<괴물>의 1인당 예매량도 지난 주 2.28매에서 이번 주 2.38매로 증가했다. <괴물>의 1인당 예매량 증가는 곧 3인 동반 관객이 증가이며, 3인 동반관객이 증가하면 시장확대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직배사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흥행작의 경우 관객이 두 세 번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양상이 다르다. 800만 이상 흥행작을 예매데이터로 정리하면 중복관람 비중은 크지 않고, 3인 이상 동반관객 비중이 높다.

한편 봉준호 감독의 전작 <살인의 추억>이 개봉주보다 2주차에 더 많은 스코어를 보였던 것처럼 <괴물> 역시 그러한 기록을 보일 수 있을 것이지도 기대된다.

 

 

 

<괴물>은 지금 극장가를 휘몰아친 엄청난 기대감으로 제 몸 크기보다 훨씬 비대해졌다. 기대로 인한 긴장을 덜면 웃을 장면도, 감동할 장면도 훨씬 더 많다.

개봉을 1주일가량 앞둔 18일 현재, ‘<괴물>을 봤다’는 ‘괴물을 봤다’와 같은 강도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판타지’ ‘SF\' \'블록버스터’라는, 한국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에 가장 얼토당토않은 위험 요소들의 조합, 총 제작비 110억, 그중 절반에 가까운 50억 원을 뚝 떼어 컴퓨터 그래픽에 사용한 전무후무한 시도. 6개월의 촬영기간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프리프로덕션과 후반작업에 쏟은 노력. <괴물>이 가진 요소들은 너무 모험적이어 차라리 매혹적이다.

<괴물>은 한강변에 출몰한 괴물과 한강 고수부지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박강두(송강호) 가족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괴물은 한강에 살고 있는 어류의 변형체. 미군이 한강에 버린 독극물 포름알데히드로 인해 한강에 기형 어류가 탄생해 사람을 습격하고 나선 것이다. 괴물의 습격으로 중학생 딸 현서(고아성)를 잃은 강두는 죽은 줄만 알았던 현서가 괴물의 거처에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강두의 아버지 희봉(변희봉)을 비롯, 남동생 남일(박해일), 여동생 남주(배두나)는 현서의 구원을 정부에 요청하지만, 누구 하나 강두 가족의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마침내 가족들은 잃어버린 현서를 찾기 위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괴물에 맞선다.

<괴물>의 최고 기대점은 스크린에 구현된 괴물을 직접 대할 때의 충격의 강도일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의 괴물을 영화 초반 백주대낮 한강에 투입시키는 엄청난 모험을 감행한다. 어둡고 침침한 공간에 꽁꽁 숨어 있다 뒤늦게 출몰하던 할리우드 괴수영화의 괴물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할리우드 장르 영화의 공식을 깨는 갑작스런 괴물의 등장은 이후 <괴물>에 일관되게 흐르는 톤으로 작용한다. 장르를 십분 활용하되 장르의 틀 안에서 모든 활용 법칙과 공식을 비틀자는 작정이다. 익숙하게 기대했던 장면과 대사가 어긋날 때 느껴지는 쾌감은 영화 전체의 속도감과 맞물려 봉준호식 유머의 진수를 안겨준다.

괴수영화 하면 곧 ‘용가리’를 떠올리던 관객들은 <괴물>의 개봉을 기다리는 현재, 괴물이 출몰할 스크린 속 한강에 대한 전폭적인 믿음을 갖기 시작했다. 이미 국내시사 전 칸국제영화제에서 외신의 호평을 받은 덕에, 사람들은 보지 않고도 일정 수준 이상의 믿음을 얻게 됐다. 530만 관객을 동원한 <살인의 추억>의 감독에 대한 믿음도 괴물의 판타지를 더욱 사실적이게끔 만드는 데 일조했다. 한국에서 가장 비주류적이고 위험천만한 장르를 표방한 <괴물>은 놀랍게도 지금 한국 극장가에서 상업적 성공이 가장 확실시 되는 거물급 영화로 떠오르고 있다. 영화 속 괴물이 기형 생물체인 것처럼 영화 <괴물> 역시 ‘기형적인’ 상업 영화의 기록을 세울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화정 기자

 

삶과 현실의 방점, <괴물>
[씨네21 2006-07-25 08:00] 메일로 보내기  |  프린트

“순수 오락의 결정판.” 2004년 2월, <괴물>을 준비하던 봉준호 감독이 <괴물>을 설명한 말이다. 그로부터 2년 남짓, <괴물>은 봉준호 감독의 예고에 걸맞은 영화로 태어났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영웅담을 답습하는 대신 한국적 상황과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따라가는 봉준호 감독은 그의 이전 영화들이 갖고 있던 유머감각을 잃지 않고도 괴물영화의 장르적 장점을 ‘지금, 여기’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크기로 압도하는 괴물도, 과학자나 슈퍼히어로도 등장하지 않지만, 대신 공감을 얻는 <괴물>이 등장한 것이다.

한가로운 오후의 한강 둔치에 괴물이 등장한다. 아버지 희봉(변희봉)과 한강 둔치 매점을 운영하는 강두(송강호)는 딸 현서(고아성)가 눈앞에서 괴물에게 잡혀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는 양궁선수인 남주(배두나)와 말 많은 대졸백수 남일(박해일)은 조카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슬퍼한다. 현서의 죽음에 슬퍼하던 강두는 현서에게서 온 전화를 받게 되고, 강두 일가는 현서를 구하기 위해 한강 하수구를 뒤지기 시작한다.

<괴물>에 ‘한국적’이라는 수사가 합당한 이유는 사건의 배경이 서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초반, 그리고 영화 내내 카메라가 응시하는 음울하게 빛나는 한강과 위압적으로 솟아 있는 한강 다리들이 빚어내는 익숙한 공간의 낯선 표정은 배경이 아니라 괴물을 낳은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손색이 없다. 보통 사람 이상의 지적 수준이나 육체적 능력을 가진 영웅이 등장하는 대신 괴물에게 납치된 어린 현서를 구하려는 평범한 일가족이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족의 면면을 살펴보면 흔히 말하는 평범을 밑돈다. 강두는 사고쳐서 낳은 딸을 애지중지 키우고는 있지만 매점 운영에 무성의해 잠이나 자고, 남일은 조카 학교에 가면서도 술냄새를 풍기는 인물이다. 이러한 가족 설정은 봉준호식 유머가 개입할 여지를 <괴물>에 열어주었다.

괴물도 마찬가지다. 괴물은 폭압적으로 도심을 누비며 힘을 행사하지도 않고 건물을 손쉽게 부숴버릴 정도의 위용을 자랑하지 않는다. 한강에서 태어난 돌연변이 생명체인 괴물은, 연꽃처럼 벌어지는 기형 입과 애처롭게 보일 정도의 작은 기형 다리를 달고 있다. 괴물 CG는 대낮의 한강 둔치에서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아쉬운 대목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괴물이 애크러배틱한 동작으로 한강 다리 하단을 꼬리로 감아가며 이동하는 장면이나 괴물의 아지트에서 행동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괴물에 들어간 예산은 40억원에 달해 제작비 110억원의 36%에 달하지만, 괴물을 독특한 모양새를 가진 또 하나의 인격체로 만든 것은 괴물 디자인을 위해 그려진 스케치 2천여장과 2년6개월에 있다. 현재 <괴물>이 싸워야 할 유일한 근심이 있다면 CG의 완성도나 장르적 쾌락에 충실함, 혹은 드라마의 완결성이 아니라 칸에서의 호평과 언론의 열광 덕에 한껏 높아진 관객의 기대치 온도를 충족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괴물영화의 장르적 관습을 십분 활용하면서도 그 안에 머무는 대신 변주를 꾀하고, 또한 성공하는 가장 대표적인 대목은 한강 둔치에 괴물이 출몰하는 초반 대목이다. 괴물의 등장까지 뜸을 들이는 대신 괴물은 갑작스레 등장해 안온한 일상적 공간을 공포의 무대로 일순 바꿔놓는다. 하지만 이후 가족이 괴물에게 잡혀간 현서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는 드라마가 강조되면서 긴장감은 초반의 팽팽함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한다. 가족이 각기 흩어졌다가 다시 만나기까지, 한 인물의 극적 상황과 비명소리에서 다음 인물의 고요한 탐색 장면으로 넘어가는 대목들이 잇따라 같은 방식으로 편집되어 이어지는 것은 몇번의 충격효과 이후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문젯점도 보인다. 하지만 장르를 한국적 상황으로 치환시킨 클라이맥스 장면에 이르면, 화염병과 양궁과 같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부각된다. 괴물의 탄생 원인이며 뒤에 강두의 고통을 심화시키는 미국/미군의 존재는 정치적인 함의를 풍기지만 이런 면은 정치적 프로파간다라기보다는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준 바 있는 현실비판과 풍자라고 보는 편이 적합하다. 가족의 탈출과 이후 도피과정에서 보이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눈에 거슬리지 않는 이유도 봉준호 감독의 블랙코미디적 감수성을 <괴물>이 살려내기 때문이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납치된 가족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싸우는 가족을 연기한 배우들의 호연은 <괴물>을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다. 과장해 부풀리는 대신 슬픔 속으로 침잠해 들어갈 때, 배우들의 연기는 그 어떤 포효나 광분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변희봉의 모습에서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를 연상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활을 든 배두나의 눈빛에서 날카로운 비장미가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영웅의 탄생보다 가족의 생존을 위해 달리는 가족들에게서 고립된 현서가 자신보다 어린 소년 세주를 괴물에게서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설정은 <괴물>의 정서적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괴물>은 숙명적 비극의 기운을 끌어안고서도 휘청대지 않고 어디에도 없을 것 같은 희망을 향해 달려간다. 관습적 해피엔딩을 고수하는 대신 <괴물>은 강두가 강두이기 때문에 소중히 할 만한 풍경을 선사한다. 패배감을 체득하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어리석을 정도의 강직함으로, 보이는 건 모두 돌아앉은 것 같았던 세상에 맞서 얻어낸 것은 그래서, 승리와 성취감이 아닌 삶과 현실에 방점을 찍는다.

(글) 이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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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름으로 괴물과 사투를 벌이지만 그 과정은 때때로 웃기고 시종일관 눈물겹다. 어쩌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들이 가족을 위해 용기를 냈다는 사실만으로 ‘가족’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더 거창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괴물>은 그런 영화이다.

<괴물>은 제작비 100억 이상이 투입된 영화이다. 제작규모에서 소위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에 속한다. 그렇지만 한국영화 계보에서 <괴물>의 위치를 짚자면 ‘가족영화’에 더 맞다. 영화 <괴물>을 거대하게 만든 힘은 제작규모가 아니라 바로 소박한 가족의 힘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박강두(송강호) 가족은 한강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가장이다. 아버지(변희봉)와 함께 매점을 운영하는 박강두는 손님에게 내갈 오징어 다리를 슬쩍 하고, 애지중지하는 중학생 딸 현서(고아성)에게 새 핸드폰을 사주기 위해 아버지 몰래 컵라면 통에 푼돈을 모은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부족하다면 부족하고 족하다면 족한 이 남자가 자신의 눈 앞에서 괴물이 딸을 납치해 가는 광경을 목격한다.

시작이 이러하니 <괴물>이 기존 할리우드 영화였다면 박강두의 가족은 점점 더 ‘영웅’으로 변모했으리라. 그런데 <괴물>의 주인공들에게 변신은 없다. 본격적인 ‘현서 구출작전’이 펼쳐지면서 각자의 숨은 실력이 나올 듯 하지만 그저 딸 혹은 손녀 또는 조카인 현서를 직접 구하겠다고 나선 피해자 가족 그대로일 뿐이다.

그렇게 이 가족들은 괴물 앞에서 나약하고 무기력하다. 그러나 관객 앞에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 못 말리는 가족의 힘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이된다. 그 힘은 타고났거나 하루 아침에 주어진 능력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살 맞대고 살아온 가족끼리의 사랑, 미움, 증오, 그리고 분노가 빚어내는 위력이야 말로 어떤 특수효과 보다 ‘세다’.

이런 이야기와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블랙유머이다. 무엇보다 <괴물>은 관객들이 보는 재미와 생각하는 재미를 어느 지점에서 느껴야 하는지를 제대로 조율한다. 특히 괴물에게 참변을 당한 유가족들이 모인 합동분향소 장면과 미군조사 담당관의 그로테스크한 설정은 블랙유머가 빛나는 부분이다.


그건 그렇고. 이러네 저러네 해도 역시 <괴물>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괴물’ 그 자체이다. 괴물이 첫 등장하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이 정도면 사전 정보로 충분할 것 같다. 굳이 다른 영화와 비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고질라가 에일리언과 얼마나 다른지 한번이라도 비교하면서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라면 모를까, 그런 비교는 부질없다.

오히려 얼마나 이 괴물이 그 자체에 충실한지가 관건이다.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 역시 괴물의 본능에 충실하다. 한강 다리에 매달린 괴물의 아크로바틱 액션을 떠올려 보라. 영화의 공간이면서 현실의 공간이기도 한 2006년의 한강에서 튀어나온 괴물은 기괴하면서도 서글퍼 보인다. 현실과 상상의 조합은 교묘히 슬픈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괴물과 슬픔은 맞닥뜨리기 전까지 그 위력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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